여야 정당들이 이른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합의하였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차차 드러나겠지만, 이 연동형 비례 대표제의 내용은 차치하고라도 그 이름부터 직관적이지 못하며 자연스럽지 못함이 느껴진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시행하는 대표 국가가 독일이며, 독일이 이 제도를 실시하는 근거가 나치당에 의한 독일 의회 장악의 역사적 쓰라림이라고 한다. 함정은 나치 치하가 시작되는 1933년 3월 총선의 결과로 나치당이 득표율 44%, 의석수 45%를 차지하였으니, 연동형 비례 대표제를 하건 무엇을 하건 독일 의회는 장악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이다.

실제 적용은 물론 차이가 나겠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아주 모식적(模式的)으로 이해해 보면 다음과 같은 상황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1. 갑과 을 두 정당이 있다.
2. 253개 지역구가 있다.
3. 모든 선거구에서 갑당 후보가 을당 후보를 1표 차이로 이겼다.
4. 253개 지역구 의원을 갑당이 독식한다.
5. 대신 득표율이 50% 대 50%이므로, 을당에 253명의 비례대표 의원을 준다.
6. 국회의원수는 총 506명이 된다.
7. 사표는 단 한 표도 없다.

지구인들이 아는 자연의 이법(理法)은 세균이나 고세균, 원생생물을 제외하고는 유성 생식이다. 수컷들끼리 경쟁하고, 암컷이 수컷을 고르고, 간택을 받은 수컷 하나만이 자기의 유전 정보를 남긴다. 그것을 보장하는 "수정란 세포막 강화" 메카니즘도 존재한다. 즉, "Winner takes all."이다.

그러나 대의민주주의가 그런 식으로 전개되어서는 곤란하다는 명분도 충분히 타당하다. 국민들의 의사를 정확히 반영함도 중요한 민주주의 원칙이다. 특히 "인민 민주주의", 일명 "민주 집중제"의 위험성을 상기한다면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그리 생각해 보면, 지역구가 왜 필요할지 의아해진다. 지방자치제 의원을 뽑음이 아니라면 아예 전국구만 있어서는 아니 될 이유라도 있을지.

지역구를 없애고, 전국 단일 선거구로 해서 각 정당 득표율대로 의석을 분배한다면 훨씬 쉽게 민의를 정확히 반영할 수 있을 게 아닌가? 미국 하원의원 선거처럼 2년에 한 번씩 뽑으면 국민의 의사 변화도 좀 더 빠르게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국회의원 숫자는 굳이 많을 필요도 없다. 국회의원 정원을 일백 명으로 해서 득표율 1%당 1석씩 배정하면 명쾌하게 정당  지지율도 보일 것이다. 빨갱이들이 몇 퍼센트인지, 파시스트들이 몇 퍼센트인지 한 눈에 보이게 될 것이다. 정치의 투명도를 높이는 길이 될 것이며, 국민들의 지력 소모를 덜 수 있겠다. 어차피 "거수기"들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