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의 김일성이는 상당히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있으나 조숙하게 항일 운동에 뛰어드느라 배움이 깊지 못하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 결과 복잡한 사안을 단순 명료하게 통찰하고, 현학적이고 난삽한 어휘대신 일상 용어로 상황을 요약 설명하는 재주가 있기로 유명하였다. 박노해의 용어를 빌자면 "현장 지성"이 투철하였다는 것인데, 남조선 적화 통일을 위한 혁명 이론에서도 그의 이러한 장점이 십분 발휘되는 바가 있다.

그의 혁명 이론의 골자는 "중심 고리 이론"과 "갓끈 이론"이라 말할 수 있다.

<중심 고리 이론>이란 여러 개의 열쇠가 하나의 고리에 의하여 묶여 꾸러미를 이루고 있을 경우, 그 중심이 되는 고리만 깨부수면 열쇠들이 각자 뿔뿔히 흩어지게 마련이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이었다. 가령 노부모가 생존하면 노부모라는 중심 고리에 의하여 형제간 만남이 유지되지만, 노부모가 다 사망하고 나서 상속 재산 나누고 나면 형제자매간도 만날 일이 그리 생기지 않거나, 심하면 원수가 됨과 같다. 그처럼 미제국주의가 동아시아에서 일본, 남한, 대만 남베트남,  필리핀등을 아우르며 반공 연합 전선을 구축하고 있으나, 미제만 동아시아에서 쫓아내면 나머지 속국들은 중심 고리를 잃었으므로 각개 격파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갓끈 이론>은 남한과 관련한 이론으로서, 남조선 괴뢰정권이 조선반도 남쪽땅에 마치 맞지 않는 갓처럼 얹혀져 있는데, 이 갓이 미국이라는 끈과 일본이라는 끈, 이 두 끈에 의하여 고정되어 있으므로, 두 끈중 어느 하나만이라도 끊어내면 갓이 인민들의 혁명 열기가 불러 일으키는 바람에 날려 순식간에 땅에 쳐박혀 구른다는 이론이었다.

동서 냉전 시대에 만들어진 위 이론의 현주소를 보자면, 현실적으로 세계 최강대국인 미제를 동아시아에서 몰아냄은 물 건너간 이야기가 되었고, 미제라는 갓끈을 끊어냄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즉 현실적으로 가능한 작전이란 약한 곳을 집중 공략한다는 것이 될 수밖에 없고, 가장 약한 고리란 바로 남한-일본 관계일 수밖에 없다. 일본이라는 다른 갓끈만 끊어내도 남조선 괴뢰정권은 휙 날아간다는 것이 김일성 주장이었으니, 김일성 주장은 곧 구약성서요, 신약성서요, 탈무드요, 코란이요, 황제내경이요, 동의보감이므로.

남한 빨갱이들이 지난 수십 년에 걸쳐 반일 선전 선동으로 날밤을 지새온 연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니 일본으로 하여금 남한을 역겹게 여기도록 만들고, 남한으로 하여금 일본에 분개하게끔 만드는, 한일간을 이간질 시키는  대법원의 판결이란 정은이의 복심 재인이로서는 결단코 잃을 수 없는 천재일우의 기회라 아니 할 수 없을 터. 가사 본회원이 정은이나 재인이라 할지라도 이 판결을 위하여 전심전력을 다할 것이라 장담할 수 있다.

(※ 徵이 "부를 징"이다. 강제징발, 강제징병,  강제징수라는 말은 없다. "徵"이 원래 강제이다. 그러므로 강제징용이라는 말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