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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돌이켜 보는 까닭은 후세에 거울이 되기 때문이다. 송나라때 사마광이 그때까지의 지나 역사를 요약하여 책을 쓰되 굳이 「자치통감(資治通鑑)」이라 이름지은 까닭도 이와 같다.
지나 전국시대 혼란기에 7개국이 자웅을 겨루고 있던 시절, 합종책(合從策)과 연횡책(連衡策)이 대립하였다. 합종책의 종(從)은 곧 종(縱)이니 동쪽의 한,위,조,초,제,연이 세로로 연합하여 서쪽의 진나라에 대항하자는 소진의 주장이었고; 연횡책의 횡(衡)은 곧 횡(橫)이니 동쪽의 6개국이 가로로 각각 진나라와 불가침조약을 맺어 평화를 유지하자는 장의의 주장이었음은 다들 잘 알 것이다.
이 합종과 연횡은 그 등장인물과 때와 곳과 규모를 달리하여 세계 역사상 무수히 출현한 바 있고, 앞으로도 세계 정부가 들어서지 않는 한 계속 출현할 터이며, 현재의 동아시아 상황을 살펴 보아도 그러하다.
동아시아에는 현재 6개 국가가 존재하고 있다. (북한은 국가가 아니나, 국제법상 국가 대접을 받고 있으므로 편의상 국가 범주에 넣었다.) 남한, 북한, 일본, 공산지나, 대만, 몽골이 그것들이며, 그외 러시아가 한 추념 들고 있는 형국이다.
현재 지구의 중심국가인 미국은 동아시아 6개국에 대하여 연횡책을 시행하고 있다. 남한과 일본에 대하여는 쌍무 방위조약을 맺고 있고, 대만에 대하여 "대만 관계법"이라는 이름으로 지원하고, 공산지나와 몽골에 대하여 국가대 국가의 협력을 하고, 북한에 대하여조차도 CGI의 지침에 따라 힐러리 클린턴이 평양을 방문하여 정일이와 회담하였거나 트럼프가 싱가포르에까지 노구를 이끌고 가서 정은이와 회담한 사실에서 보듯이 북한이 핵무기만 내려놓으면 정식 외교 관계도 불가능한 일이 아닐 것이다. 연횡책이란 본시 강대국이 약소국들을 아우르며 '분할 지배(divide & rule)'하는 정책이므로 미국으로서는 이러한 세계 전략이 당연한 일이다.
이에 대응하는 공산지나의 동아시아 전략은 합종책이 되어 마땅하다. 지금까지는 미국에 굴복하여 미국의 연횡책에 순종하였다 하더라도 이제 G2로 자리매김하려는 공산지나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영원한 속국이요 자치령 대접을 받는 일본이야 해양국가이므로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나머지 5개국만이라도 연합하여 동쪽의 미국에 대항하되 공산지나가 그 맹주 노릇을 한다는 것이 그들의 나아갈 길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수학의 프랙탈 이론에서 보듯이 이러한 강대국과 약소국사이의 합종책과 연횡책의 갈등이 동아시아의 동쪽만을 놓고 보면 축소된 닮음꼴로 다시 한 번 반복됨을 볼 수 있다. 공산지나가 나머지 동아시아 국가에 대해서 연횡책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공산지나가 3개의 [그들 용어로] 동이족 국가(남한, 북한, 일본)에 대하여 각각 국교를 맺고 교역함으로써 이이제이(以夷制夷)하고 있으며, 3개 국가 또한 지금까지 공산지나의 연횡책에 순종해 왔다고 보아진다. 3개 국가 여론 선도층들중 일부에서 3개국 전부, 혹은 일부만이라도 국가 연합 또는 통일을 이룸으로써 공산지나에 대항하여야 한다는 합종책이 제시된 바 있으나 별로 여론의 관심을 얻지 못하여왔다.
공산지나의 이와 같은 "국가적 정신분열증"이 지금까지 동아시아에서의 국가간 갈등의 핵심이었다. 미국에 대하여는 합종책을 주장하[여야 하]면서 정작 동아시아 동쪽 국가들에 대하여는 연횡책을 실시하니, 과연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이중성이나 "시어머니 구박받던 며느리가 못된 시어머니 된다."는 속담은 국가 단위에서조차도 흔한 일이라 하지 아니할 수 없다.
지금껏 남한의 파워 엘리트들은 공산지나의 연횡책에 순종해 왔다. "북한과 통일할 필요가 어디 있는가? 막대한 통일 비용이 들 것 아닌가? 그저 남한 인민들끼리만 잘 먹고 잘 살면 되지 않겠는가?"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소위 햇볕정책이나 그 이전의 김영삼의 북한 지원정책이란 2천만 명의 상거지떼를 부랑자 수용소에 가두고 관리해 주는 댓가로 수용소장 김정일에게 월급에 상여금까지 주어온 정책에 다름 아니었다. 그러한 순종은 미국의 입장에서도 미국의 연횡책에 대한 순종이기도 하므로 묵인되어 왔다.
천안함 침몰 사건과 그 이후의 연평도 포격 사건, 그리고 대륙간탄도탄 발사 사건은 남한 파워 엘리트들의 위와 같이 안이하고 나태하고 이기적이고 찰나적이고 미시적인 시각의 교정을 강요하였다. 정일이처럼 정은이가 찌그러져서 상여금은 그만두더라도 조용히 수용소장 월급이나 받아먹고 떨어지면 그냥 내버려 둘 판이었으나, 언감생심 동네 조폭 흉내를 내며 뗑깡(てんかん)에 몽니를 부리다가 이제 칼질 총질 포질까지 하니 "[통일 비용이 들 때 들더라도] 이런 고얀 놈은 손 좀 봐 줄 수밖에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그것의 구체적 표현이 참수 부대의 창설이었다. 반면 "이런 남들이 못하는 일을 벌이는 영웅적인 놈은 한껏 밀어주어 독립자존하는 조선을 건설하여야 한다."는 종족주의의 목소리 또한 높다.
하여 남북한이 통일된다면 그것은 공산지나의 입장에서도 지금까지의 국가적 정신분열증을 치료하는 새로운 기회라 아니할 수 없다. 통일된 한국/조선이 일본과 국가연합을 맺어 공산지나와 대항할지, 아니면 반대로 공산지나의 미국에 대항하는 합종책의 연결 고리가 될지는 미지수이며 그들 하기에 얼마라도 달려 있기때문이다.
공산지나에게는 중차대한 위기이나, 위기란 또한 "위험한 기회"아니겠는가? 심사숙고할 일이다, 그들이 동아시아의 합종을 통하여 과연 G2 국가로 일어설지, 아니면 지금까지처럼 미국의 연횡책에 순종하며 동네 골목대장 자리에 안주할지를.
2018.10.26 13:51:00
전국시대와 현대는 공통점도 있지만, 차이점도 있지요.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해서 현재의 구도가 만들어졌으므로 앞으로도 상당 기간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제국주의 시대가 완전히 갔으므로, 다른 나라를 침략하거나 식민지배하게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중국이 경제면에서 G1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는 중국인들이 사고방식을 좀 많이 바꿔야 하겠죠..... 현재대로는 불가합니다.
2018.10.26 16:36:37
어떤 전략을 구사하더라도 한반도 문제의 키가 일본에 있다고 보는 제 생각으로는 이북의 으니에 빨대를 대주든 밀어버리든 이나라의 파워엘리트 층이 일본문제를 회피하는 이상 전략이 성공할 수도 없고, 중국의 꼬봉 짓하다 둘다 망하게 됨이 자명한 일이지요.
미국이야 식량과 에너지 자급이 달성된 마당에 대외문제에 개입할 경우의 수가 줄어듬이 사실이나 현실로나 자존심으로나 유일하게 중국만큼은 손을 볼 수 밖에 없다는 포지션을 취하고 있으니 중국이 나자빠지지 않는 이상 게임이 쉬 끝나지 않을 것인데 g2는 무슨 얼어죽을 g2입니까?
2018.10.26 17:52:07
G2는 좀 지나친 표현일 수도 있으나, 공산지나가 소련 다음 차례인 차기 적국임을 강조하기위하여 의도적으로 이 표현을 사용하는 미국 사람들도 있다고 봅니다. 거기서 이익을 취하는 사람들이겠지요.미국에서 이른바 군산복합체를 빼놓고는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트럼프가 현직 대통령이기는 하나, 번스타인의 책의 주장대로라면 한미자무협 폐기 서류를 탈취당하고서도 아얏소리도 못 할 정도이니, 대통령의 권력이라는 게 국가 권력 전체에서 한 2할이나 될지 모르겠습니다. 군 통수권자이면서도 주한 미군도 맘대로 철수시키지 못하며, 국방장관으로부터 초딩같다는 비아냥을 듣고서도 자르지 못할 정도니...
만일 트럼프가 고립주의를 계속 천명하고 실행에 옮기려 시도한다면 J.F. 케네디가 당한 일같은 것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예상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실패할 경우, 상당히 의미심장한 일이 될 겁니다.
2018.10.26 18:58:24
중국문제는 고립주의를 포함해 전반적으로 합의된 흐름이 있습니다. 물론 충돌의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고, 물리적 충돌이 있든 충돌없이 견제상태로 무기 증강만으로 군산복합체의 이익에는 크게 상관이 없으니 고립주의냐 아니냐는 중국문제에서 논외로 빠져있는 상태라 봅니다.
다만 그외의 사안, 중동문제와 유럽 나토를 위시로 한 러시아 견제의 문제에서 차이가 있죠. 도람푸 정부는 중국과의 마찰 수위를 높이기 위해 러시아와 중동문제를 도외시하는 측면이 있고, 전통적 입장은 그동안 해먹고 있는게 있으니 빠질 수 없는 문제가 있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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