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 1492년은 지구인들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해이었다. 이 해에 두 가지 중요한 사건이 일어났고, 그 두 사건의 여파는 오늘날까지도 거대하고 굳건하게 이어지고 있으므로. 그 두 사건은 본래는 별개의 사건이나  나중에 융합된다.

첫번째 사건은 이사벨라 여왕의 지원에 힘입은 크리스토퍼 콜룸부스의 서인도 제도 상륙이었다. 이 사건으로 이른바 신대륙이라는 것이 발견되었으며, 그 결과 살 사람은 살게 되고, 죽을 사람은 죽게 되는데, 대항해 시대의 한 클라이막스였다고 생각한다.

두번째 사건은 페르디난드 왕과 이사벨라 여왕이 레콩키스타를 완료한 기념으로 반포한 알함브라 칙령이었다. 

칙령의 표현은 온건하다. 카스틸라 아라곤 연합왕국 내의 모든 유태인들더러 4개월 이내로 왕국을 떠나든지 아니면 천주교로 개종할 것을 명령하면서,  동산과 부동산을 처분하여 소지하고 안전하게 떠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런데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는 말대로, 단서에 "금과 은, 화폐의 반출을 비롯하여 국가가 정하는 품목은 금지한다"고 적어 놓았다.  알몸뚱이에 옷이나 걸치고 떠나라는 말을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으니 고전 헬라 시대 이래의 서양 수사학의 전통을 짐작할 만 하다.

스페인에 거주하던 유태인은 700만 스페인 인구중 수십 만 명에 불과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도시 인구의 삼분지 일이었고, 유대 율법에 의거 문자를 해득하고 있는 지식인 집단이었다. 이들 세파르딤(히브리어로 "스페인사람들")은 십자가의 성 요한(San Juan de la Cruz)의 외할머니처럼 천주교로 개종한 사람도 있었고, 레반트로 이주한 사람도 있었는데. 그들중 일부는 네덜란드로 이주하게 되며, 나중에는 영국으로 그 일부가 이주하게 된다.

지금도 그렇지만 항해라는 것은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대항해 시대를 가능하게 만드는 제도적 기반중 하나가 "위험의 보장", 즉 보험이고, 다른 하나는 "투자의 분산", 즉 주식회사이었다. 네덜란드로 이주한 유태인들은 이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였다. 문맹률이 90%에 수렴하며 읽고 쓰고 세는 능력만 있어도 대단한 것이던 시절에, 유태인들은 가나안 상고, 페니키아 상고, 카르타고 상고들을 자민족에 흡수하여 이미 헬라 제국, 로마 제국 시대부터 국제 무역을 장악한 바 있었으니 말이다.

네덜란드의 전성기는 짧았다. 1651년 영국의 크롬웰이 항해령을 반포하자 네덜란드는 저항하였다. 그러나 국제 사회에서는 토론이 아니라 전쟁으로 결론을 보는 법이므로, 영-화 전쟁의 결과 네덜란드가 영국에 굴복하는 수밖에 없었고, 귀중한 인적 자원인 유태인들의 영국 이주를 막을 수도 없었다.

1651년 이래 이 앵글로색슨족 CPU와 유태인 FPU의 동맹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영국이 지구의 바다를 지배하고, 지구의 바다를 지배함으로써 육지까지 지배하거나 최소한 집적거리며 균형자 노릇을 함이 삼백년 간 이어져 왔는데, 이는 인류사에 유례가 없는 일이다.  영국의 바톤을 이어받아 같은 앵글로색슨족 문화를 가진 미국 백인과 유태인(이 경우에는 독일에서 쫓겨난 아슈케나짐이 주류이다. 히브리어로 "독일사람들")의 동맹은 여전히 굳건하다.

이러한 지구인들의 근세사를 돌이켜 보면, 대륙시대가  1492년 진작에 끝났음으로 정리되는데, 남는 의문은 해양시대가 끝나고 다시 대륙시대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느냐 여부이다.

베게너의 대륙 이동설에 의하면 대륙도 이동한다고 한다. 긴 세월을 두고 보면 그 말이 맞겠지만, 앞으로 수백 수천년만을 놓고 본다면 이동이란 없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따라서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상은 당분간 달라지지 않는다.

*경우의 수를 놓고 보자.
1. 한반도가 대륙세력에 굴종
2. 한반도가 해양세력에 굴종
3. 한반도가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에 나뉘어 굴종
4. 한반도가 독립세력으로 자존

한반도에 사는 한국인이라면 당연히 (4)를 희망함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그러나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상, 즉 대륙에 대해서도 일본 열도에 대해서도 일의대수(一衣帶水)를 사이에 두고 있을 뿐이라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4)가 성립할 가능성은 전무하다. 있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상황이라는 것이  대륙이 분열하여 동란기에 빠져 있을 때, 대륙의 한 지방 정권으로서 군웅중 하나로 자리 매김함 정도이다. 전성기의 고구려가 그랬고, 전성기의 고려도 그와 유사하였다.

남북한이 처한 현실은 (3)이다.

이제 앞으로 (1)로 갈 것인가, (2)로 갈 것인가, 아니면 (3)으로 이어질 것인가 질문함이란 결국 해양시대가 가고 대륙시대가 되돌아 올 수 있겠는가를 질문함과 같다고 여겨진다.

본회원은 일종의 점장이이다. 본회원의 직업이 일종의 점을 치는 업무라는 말이다. 그래서 점을 쳐 보았는데, 앞으로 대륙시대가 되돌아 올 일은 없다는 결론이 났다.  

해양시대는 곧 끝나겠지만, 대륙시대 대신에 지구인들이 맞게 될 시대는 우주시대일 것이고, 그 우주시대의 주인공은 지구인 1.0이 아니라 지구인 2.0일 것이다. 뼈와 살로 이루어져 있는 지구인들은 그 유전 정보를 핵산에 저장하는데, 이 물질이 우주 항행을 견디기에는 너무 취약하다는 것이 학계의 평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