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관련 글이 '문화 카테고리'에 들어가나?"라는 의문이 문득 들었는데 이런 의문은 웹툰을 폄훼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뒤로 하고 퀴즈 하나.


일본 만화 '슬램덩크'와 '드래곤 볼'의 장점은?


답 : 어느 권을 펼쳐서 보나 잠깐 보다 보면 줄거리가 이해된다는 것.


한국이나 일본 순정만화들의 단점이기도 한데 이런 만화들이나 웹툰들은 1편부터 정주행하지 않으면 도무지 스토리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그런지 단편, 단편 옴니버스로 구성된 만화를 선호하게 된다. 물론, 항상 그런 것은 아닌데 네이버 웹툰 기준, 연재시간이 가장 길었거나 아직도 연재 중인 웹툰 중 '신의 탑', '쿠베라', '노블레스' 및 '마술사' 등은 정주행을 두어번 이상은 했다. 


네 개의 웹툰 모두 쟝르가 '환타지' 계열인데 웹툰이나 소설 등에서 자주 쓰이는 떡밥과 설정. 네 개의 웹툰 중 여기서 언급할 것은 신의 탑과 쿠베라.


신의 탑은 떡밥을 마구 뿌려대다가 작가가 자신이 뿌린 떡밥을 번복하여 논란이 일어나자 자신의 블로그에서 '어설픈 변명'을 하다가 더욱 더 개까였다는 것은 함정. 그리고 설정 역시 너무 광대하여 작가가 자신이 만든 설정의 늪에서 헤매는 것을 보면 쓴 웃음이 나온다.


그래도 재미는 있다. 단지, 너무 많이 뿌려된 떡밥과 과도한 설정 때문에 (내가 그걸 다 이해하거나 기억할리도 없고) 매주 보는 것은 의미가 없다. 안본 2~3달치 몰아서, 그 전에 이미 본 한달치를 포함하여 정주행을 한다.


인도 신화를 바탕으로 했다지만 딱히 인도신화와 크게 밀접한 관계는 없어 보이는 쿠베라는 떡빱을 아주 귀신같이 잘 뿌린다. 그냥 의미없이 지나친 장면이 한참 지난 뒤 아주 충격적인(?) 장면으로 재생된다.그러나 설정은 여전히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 설정을 이해하려면 작가 블로그의 글들을 읽어야 한다는데 가벼운 마음으로 보는 웹툰에 설정을 따로 읽어야 한다니.

문제는 그 설정 때문에  작가와 독자들 간에 엄청난 설전이 벌어졌었고 일일히 해명하다가 다른 논란을 낳고... 그래서 결국 설정에 대하여 작가는 블로그 글들을 삭제했고 더 이상 설정에 대한 설명 때문에 논란은 없지만 새로 유입되는 독자들은 '뭥미?'라고 하면서 보는 수 밖에.

이 설정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정주행을 세번은 해야 한다. 그리고 세번을 정주행 하고서야 설정들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내가 오늘 추천하는 웹툰들은 금수저와 흙수저에 관련된 웹툰들이다.


쿠베라의 아샤(여성)는 주인공 리즈(여성)을 죽음의 기로에서 살려내고 리즈의 보호자 및 정신적 지주가 되었다. 그리고 아샤는 쿠베라 2부 막판까지 독자들에게 칭송을 한 몸에 받았지만 '어떤 사건'을 아샤 스스로 밝힘으로서 소위 '네이버 웹툰 3대 악녀'로 등극했다.

네이버 3대 악녀 중 오래 전부터 한자리를 차지했던 신의 탑의 라헬. 얼마나 원성이 자자했느냐 하면 라헬에게 유리한 장면이 전개되면 독자들이 별점 테러도 서슴치 않았으니 말이다. 그러나 아샤가 네이버 웹툰 3대 악녀로 등극하면서 라헬의 악명은 조금 수그러진듯 하다. 내 느낌인지 모르겠지만.


신의 탑 라헬이 주인공 밤에게 배신을 때리는 행위, 그리고 아샤가 리즈와 관련된 과거에 행했던 악행을 했던 이유는 밤이나 리즈는 모든 것을 가진 '금수저'인 반면 자신들은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흙수저였기 떄문이다.


물론, 악행의 내용은 다르다. 밤이 라헬을 그리워하며 쫓아가지 않았다면 라헬이 밤을 향해 악행을 저지를 일이 없었지만 라헬은 신분사회로 인하여 천재적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2류 시민'으로 살아갈 처지에 놓인 상태에서 어머니가 수라족(쿠베라에 나오는 여러 종족 중 하나)에게 죽임을 당해서 세상을 위하여 복수를 하기 위해 악녀로 반한다.


어머니가 죽임을 당할 때 아샤가 신(아마 칼리가 다른 신으로 변신하여 나타난 것으로 추측된다)으로부터 신탁을 받을 때 외쳤던 한마디가 강하게 다가온다.


아샤는 신탁을 받으면서 '어머니의 복수를 위하여 강해지고 싶다'라고 말하는 대신에 '강해지는 것이 소원'이라고만 말했기 때문에. 좌절된 천재의 원한이 얼마나 큰지를 가늠하기 때문이다.


라헬의 경우에는 밤에게 배반을 때릴 때마다 그깟 웹툰인데도 나도 감정이 약간은 동했으니까.

그러나 라헬의 경우에는 주인공 리즈에게 엄청난 악행을 한 것이 밝혀졌을 때 별로 감정의 동요가 없었다. 아마, 쿠베라를 보면서 나의 감정 이입이 주인공 리즈보다는 아샤에게 되었기 때문이고 그 악행(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이 이해가 갔다.



쿠베라는 정주행하기 좋은 작품이지만 지나치게 광대한 설정 때문에 처음에는 보기 쉽지 않은 웹툰일 것이다. 그러나 두번째 쯤 정주행을 하면 그 설정들의 배경이 이해가 되기 시작하면서 꽤 재미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



신의 탑과 쿠베라는 극렬 빠와 극렬 까로 구성되어 있는데 산의 탑의 극렬 빠는 온동네를 다니면서 민폐를 끼치고 다녀서 신의 탑 작가가 '제발 그러지 말라'라고 외치기도 했고 '겟네임의 멤버 중 칸비'가 단독 연재한 '죽은 마법사의 도시'에서 신의 탑 극렬 빠들의 악행을 직접 언급하기도 해서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쿠베라의 극렬 빠와 극렬 까는 다른 곳에서 민폐를 끼치지는 않는데 웹툰에서 그리고 작가 블로그나 SNS에서 치열하게 싸웠다. 물론, 싸움의 원인은 작가가 제공한 지분이 많지만 작가가 오죽하면 SNS를 폐쇄하고 블로그에 올린 설정 관련 글을 대량 삭제했을까? 당시, 다른 웹툰 작가들은 쿠베라의 작가 카레곰에게 '독자와 싸울 시간에 웹툰이나 신경 써라'라고 충고했을 정도니까.


이런 논란은 아마, 카레곰의 전공이 수학과라서 보통보다는 좀더 섬세한 성격의 소유자라서가 아닐까?



내가 오늘 추천하고자 하는 웹툰은 신의 탑이나 쿠베라가 아니다. 내가 추천하는 웹툰 첫번째는 바로 아래.


소녀의 세계(1회는 여기를 클릭)

금수저 유나와 흙수저 나리(아버지가 빵집을 운영하니까 딱히 흙수저가 아니겠지만)

금수저 유나와 흙수저 나리는 서로에게 배려를 한다. 그런데 그 배려가 가끔 엇박자가 난다. 엇박자가 나는 이유는 흙수저 나리의 배려는 상대방 입장에서 하는데 금수저 유나의 배려는 자기중심적인 입장이기 때문.


예를 들어, 유나가 나리에게 잘못한 경우 간단하게 '미안해'라는 진심 어린 사과 한마디면 되는데 유나는 고급 선물들을 나리에게 주며 사과를 땜방한다. 

이 웹툰을 보면서 금수저와 흙수저의 배려에 대하여 정말 기가 막히게 묘사했다는 생각을 했다. 학창 시절, 몰려다니며 놀던 친구들 중에 금수저가 있었는데 가끔은 뜬금없이 그 금수저에게 친구들이 중국집에 끌려가 구경도 많이 안해본 중국 고급 요리를 포식해야 했으니까.


나중에 '우리가 중국집에 끌려갈 때는 그 금수저가 친구 누구엔가 잘못을 했기 때문'이라는 농 아닌 농을 했으니까. 그냥 간단하게 '미안하다'라는 말을 한마디하면 되는데 그걸 고급요리로 때운 것은 웹툰 소녀의 세계의 유나의 행동과 비슷하다. 뭐, 금수저 친구가 잘못한 것이 유야무야 넘어갈 수준의 것이어서 흙수저였던 우리들은 오히려 '저 친구 무슨 잘못 또 안하나?'라고 농짓거리를 하기도 했지만.


두번째 추천하는 웹툰은 바로 아래

홍차리브레(1회는 여기를 클릭)


주인공은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임에도 불구하고 유학을 다녀온 상사에게 치인다. 그녀가 치이는 이유는 사장의 '유학도 안갔다 온 사람이 회사의 간판이 되면 회사의 품위가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발언.

그 발언을 우연히 듣게된 주인공은 절망도 분노도 느끼지 않는다. 아마, 흙수저의 비애리라.


그런 이유 때문에 그녀가 만든 고급 드레스들은 유학파 실장이 만든 것으로 둔갑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사장에 의하여 좌절되었지만, 실장은 주인공의 뛰어난 능력을 인정하여 키우려고 한다. 실장이 주인공의 능력을 시기한다면 주인공은 더 힘든 회사 생활을 해야 하므로.


사장의 입장도 이해가 된다는 것. 브랜드로 먹고 사는 회사에서 유학도 안갔다 온 사람이 회사의 간판이 되면 회사의 존망까지도 위험하게 딜 수 있다는 것은 '소설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흔히 접하는 실생활에서의 사례들이니까. 내가 테헤란로 한 벤처기업에서 겪었던 '석사도 아니고 학사 출신 주제에'라는 투자자의 비야냥을 면전에서 들었으니까.


그 때 내가 어떻게 했더라? 아마 꽤나 비웃었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은 그 투자자들의 입장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게 세상일 것이다.





세번째 추천하는 웹툰은 바로 아래

1인용 기분(1회는 여기를 클릭)


이 웹툰의 주인공은 전형적인 흙수저.

성장과정에서 가정을 책임져야 했던 홀어머니 밑에서 느낀 것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


비교 당하며 상처를 받고, 상대방의 얼척없는 행위에 상처를 받아도 혼자 삭혀야 하며 그러면서도 친한 친구의 고민에 대하여 어떻게 공감을 해야 하는지 고민을 하는 주인공. 칭찬은 누구나 듣고 싶은 말일텐데 칭찬의 말을 강요 당하여(?) 그 때서야 상대방이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은지를 이해하는 주인공. 위로받고 싶다는 선배 앞에서 '진짜 위로가 될 말을 하자' 타박을 듣고 나중에 다른 친구에게 '위로의 말은 위로를 받고자 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말이 아니라 그 사람이 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 것'이라는 말을 듣고서야 깨닫는 주인공.


이 웹툰을 보면서 '정말 세상들 이렇게 사는 것일까?라는 의문과 함께 '나는 참 상대방에 대한 배려라고는 쥐뿔만큼도 없이 세상 참 편하게 살았다. 흙수저 주제에'라는 생각이 들다가 흙수저가 항상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살아야 한다면, 가끔은 철저히 무시하고 좀 욕을 먹으면 세상 살기가 좀 더 편할텐데....라는 또 다른 생각이 들었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