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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식 선생님이 '고도성장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 게 아닙니다. 그건 제 질문입니다. 이런 저런 요소들을 생각해 보니, 과거와 같은 고성장은 불가능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거죠.
최용식 선생님이 주장한 건 수출이 GDP에 미치는 영향이 13%(?)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이 점 오해하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그 취지에는 동감이지만, 전망은 어둡습니다.
위 그림에 나온 방법들은 얼마나 실행할 수 있을지, 효과가 얼마나 나올지 의문입니다. 방법을 빼고 이야기를 해 버리면 하나 마나 한 이야기가 됩니다. 상황을 빼고 이야기를 해 버리면 하나 마나 한 이야기가 됩니다.
예를 들어서 저출산문제를 해결하면, 생산가능인구를 더 많이 늘리게 되겠죠. 그런데 현실적으로 저출산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을까요? 현재의 상황-청년실업문제 등-을 감안하면, 도대체 어떻게 저출산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걸까요???? 심지어는 그동안 예산을 많이 투입하고도 성과가 부진했다고 비판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또 예를 들어서 고부가 신성장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나와 있지만, 구체적으로 투자할 곳이 마땅한 게 안 보입니다. 돈만 쏟아붓고 성과는 올리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산업들인데, 이걸로 어느 세월에 경재성장률을 높이죠???
government consumption: 15.3%
investment in fixed capital: 31.3%
investment in inventories: 0.3%
exports of goods and services: 43.1%
imports of goods and services: -37.7% (2017 est.)
1960~80년대 수출로 경제성장을 견인하던 때를 생각해 봅시다.
외국에서 빌려 온 돈으로 공장을 지어서 제품을 생산했지만, 국내에서는 판로가 적었죠.
선진국의 시장을 끼어들기 위해서 덤핑도 하고, 읍소도 하고, 뇌물도 먹이고, 온갖 방법을 노력을 다 했죠.
그렇게 간신히 간신히 선진국의 시장을 끼어들어서,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많이 판매하게 되었습니다.
끼어들기 다음 단계는 확장이라고 생각합니다.
판매처를 확보하여, 더 많은 수량의 제품이나 다른 제품을 판매하는 것과 다른 새 판매처를 찾는 단계죠.
수출 100억 불이 목표이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 때가 아마 1970년대 후반이었을 겁니다.
이 때는 제품 수출이 연간 10억 달러만 늘어도 '수출이 10%나 늘어났다'가 되는 시절이었죠.
한국은 그 뒤로 수십 년간 노력해서 확장에 확장을 거듭했습니다.
요즘은 더 노력해도 확장할 만한 구석이 별로 안 남은 상태입니다.
1년에 6천억 달러를 수출한다고 가정하고 계산하면, 1개월에 500억 달러를 수출하는 셈입니다.
하루에 17억 달러 정도가 되겠네요.
이 때는 제품 수출이 10억 달러가 늘어도 '수출이 600분의 1만큼 늘어났다'가 되는 시절입니다.
100억 달러가 늘어도, '수출이 60분의 1만큼 늘어났다'가 되는 시절이라는 겁니다.
우리가 끼어들기를 하던 시절에 중국은 '약한 경쟁자'였을 겁니다.
하지만 확장에 확장을 다 한 지금은 중국은 '강한 경쟁자'일 겁니다.
따따블 님은 이걸 두고 한국이 정체되었다고 표현하셨지만,
저는 다르게 해석합니다.
중국은 끼어들기 단계를 벗어나서 확장하는 단계에 진입했고,
후발주자로서의 이익을 충분히 누렸기 때문에 '강한 경쟁자'가 된 것이라고 봅니다.
중국이 거대시장인 것은 맞습니다만,
우리가 미국시장을 개척하고 확장하던 것과는 상황이나 사정이 많이 다르죠.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서 중국과 관련한 수출액을 검색했습니다. 단위는 억 달러입니다.
2012 | 2013 | 2014 | 2015 | 2016 | 2017 |
1,343 | 1,459 | 1,453 | 1,371 | 1,244 | 1,421 |
수출액을 보면 거대시장을 잘 활용하고 있다는 판단이 들고,
설령 곡소리가 나온다 한들 우리 탓은 아니라고 봅니다.
중국정부의 개입과 꽌시라는 중국시장의 특성 탓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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