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이 한국 사람이어서 이순신 장군에게 음악을 헌정했다면 우리가 듣는 '베토벤 3번 교향곡' 내용은 많이 달라져 있었을 것입니다. 그 중 '베토벤 3번 교향곡 안의 제 2악장 '장송행진곡'은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겁니다.


아래 판단력부족님께서 '영웅과 우상이 어떻게 다르냐?'라는 질문에 나폴레옹과 이순신을 대비하면서 '영웅과 우상이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우스개 소리로 서로 사랑하는 젊은 남녀들 중 일부는 사랑하는 상대방이 '화장실에서 똥을 싸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 그렇게 믿는 젊은 남녀는 상대방을 우상화하는 것의 예이겠죠. 연예계 스타나 스포츠 스타 역시 우상화의 일환입니다. 물론, 이런 연예게 스타나 스포츠 스타들 중에 적지 않게 영웅으로 대접 받아도 충분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상과 영웅의 차이는 우상은 군림하지만 영웅은 헌신과 봉사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전쟁의 영웅이었지만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올라 군림했던 나폴레옹은 우상화의 대표적 상징 그리고 같은 전쟁의 영웅이었지만 오히려 역적으로 몰려 죄인 취급을 받다 전장에 나갈 기회가 주어지자 '백의종군'을 외치면서 전장에 달려 나갔던 이순신은 영웅의 대표적인 상징일겁니다.


베토벤은 공화주의를 표방했던 나폴레옹을 찬양하면서 그에게 헌정하는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그 음악이 바로 저 유명한 '베토벤 3번 교향곡'.

그런데 공화주의를 표방했던 나폴레옹이 막상 황제의 자리에 오르자 베토벤은 '베토벤 3번 교향곡'의 악보를 찢어버리면서 '나폴레옹은 그들만의 우상이지 우리의 영웅이 아니다'라고 외쳤답니다. 그리고 그 교향곡 중에 제 2악장 장송행진곡을 삽입해 두었다가 나폴레옹이 죽자 '베토벤 제3 교향곡'을 세상에 발표합니다.


이순신의 경우에는 박정희 정권 및 전두환 정권 등 군사정권에서 '나라에 충성심을 고양키 위한 차원'으로 영웅에서 우상화 작업을 하기도 했고 그 우상화는 '나라에 대한 충성심'을 고양하는 목적보다는 '절대독재자에게 절대 복종'을 강요하기 위한 수단의 차원이었습니다만 그럼에도 이순신이 우상화 논란에서 자유로왔던 이유는 바로 이순신의 백의종군이라는 발언, '희생과 봉사'라는 발언 때문이겠죠.


우상은 군림합니다. 그러나 영웅은 '헌신과 봉사'를 합니다.

공화주의를 표방했다가 스스로 황제 자리에 오른 나폴레옹과 혁혁한 공을 세웠음에도 간신으로 몰려 옥고를 치루고 전장에 다시 출전할 기회가 주어지자 '백의종군'이라는 말과 함께 전장으로 달려간 이순신의 언행은 우상과 영웅이 어떻게 다른지 알 것입니다.



그리고 아나바다님께서 '드랴큘라를 물리치기 위하여 십자가를 사용하는 것도 일종의 우상화라는 해석이 있다'라고 하셨는데 맞는 말씀입니다.


사실, 기독교 자체가 우상화된 종교입니다. '기의와 기표'에서 기의를 기표화한 것은 전부 우상화라는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예수가 스스로 우상화 작업을 했다고 보는게 맞겠죠. 왜냐하면, 예수가 제자들에게 '나의 모습을 보았다고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라는 발언은 예수가 기의를 기표화한 것으로 바로 우상화한 것이기 때문이죠. 기독교가 맹위를 떨친 이유는 이렇게 기의와 기표를 적절히 혼용해서 썼기 때문이라는 해석들에 비추어 본다면 우상화의 앞장 선 것은 바로 예수 자신이었죠. (물론, 십계명 역시 기의를 기표화시킨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이슬람을 제외한 대부분의 종교가 우상화의 결과라고 보면 큰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이슬람에서는 마호메드가 '나를 형상화하지 말라'라고 지시했는데 이는 기의를 기표화시키지 말라는 의미이며 따라서 이슬람은 제종교들 중에서 우상화의 성격이 가장 적은 종교라고 보아도 무방할겁니다.


따라서, 드랴큘라를 물리치기 위해서라면 십자가가 아니라 '진실한 신앙심'이면 충분한데 십자가를 동원해야만 한다는 것은 우상화의 일환이라고 봐도 무방할겁니다. 이 십자가의 우상화를 비꼰 영화가 있었죠.

'프라이데이 나이트'라고 드라큘라 영화들 중에 하나인데 드랴큘라 앞에 십자가를 내밀자 그 드랴큘라가 '나는 신앙심이 없는 사람이 내민 십자가 따위는 전혀 무섭지 않다'라고 하면서 손을 내밀어 그 십자가를 웅켜잡더니 구겨버리는 장면이 바로 십자가의 우상화를 비꼰 것이죠.


이순신 이야기가 나와서 한마디 더하자면, 민족이라는 개념에서 보자면 이순신은 영웅이지만 민중이라는 개념에서 보자면 이순신은 우상화의 결과라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이순신 때문에 한민족이 한민족으로 한 국가를 지속적으로 이루고 살아갔지만 당시 조선 지배층은 나라를 영위할 자격이 상실한 집단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 망해서 없어져야 할 국가가 존속함으로서 민중은 필요 이상으로 착치와 핍박을 받았고 그런 맥락에서 보자면 조선민중은 외세의 힘으로나마 해방이 되었어야 했습니다.


물론, 임진왜란의 결과 한민족이 더욱 비참한 삶을 살았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니, 역사 속의 많은 피지배민족의 비참한 삶을 생각해 본다면 더욱 비참한 삶은 필연적이겠죠. 그러나 그렇다고 한들, 역사를 매크로적 관점에서 본다면 조선의 지배층은 없어져야 했을 집단이었고 조선 민중은 외세에 의해서라도 해방되었어야 하는게 역사의 순리인데 그걸 이순신이 막은 것이라는게 제 관점입니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