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세상이 넓다고는 하지만 보통은 늘상 다니던 길로만 다니는 법인데 어쩌다가 내가 그 유튜브 채널에까지 들어가게 됐는지 모르겠다.
검은 반바지만 입은 남자가 강가에서 돌들을 고르고 있었다.
30대? 아니면 아직 20대일까?
필리핀 사람 아니면 말레이지아 사람 같다.
하지만 아마존 유역 토착민의 후손일 가능성도 아주 없지는 않다.
(난 한국 사람, 중국 사람, 일본 사람 얼굴도 식별하지 못한다.)


사과알 만한 돌들을 오두막까지 광주리로 날라온 다음 남자는 마당에 구덩이를 파기 시작하였는데, 삽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끝이 뾰죽한 막대기로 흙을 긁어내는 방식으로 파고 있었다.
삽도 곡괭이도 망치도 모두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긁어낸 흙을 구덩이 밖으로 퍼내는 광주리도 손수 만든 물건인 듯하였다.
요컨대 모든 도구를 자기 손으로 직접 만들고 상점에서 파는 물건은 일체 사용하지 않는 사람인 모양이었다.
채널 이름부터가 primitive life이니까....


그런 원시적인 방식으로 남자는 한 길이 넘는 높이의 구덩이를 파고, 흙벽돌을 찍고, 벽돌로 구덩이벽을 쌓고, 벽돌들 틈새에 물로 이갠 진흙을 채워넣고.... 그런 작업들을 한 마디 해설도 없이 묵묵히 진행하였다.
설명이 없으니 어떤 작업은 왜 하는지, 뭘 하는지 파악이 안 되기도 하였다.
아무튼 침묵 속의 기나긴 작업이 끝나자 짚차 한 대는 들어갈 듯한 네모 반듯한 지하실이 완성되었다.
fish pond, 양어장이란다.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영상을 보고 있자니 뭔가 편안해진다.
힐링이 된다.
나더러 저렇게 살라면 천 리 만리 도망치겠지만....



https://www.youtube.com/watch?v=SBljWDJFe7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