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이 민노당과 합당한다고 할 때 많은 분들이 "한번 NL 떨거지들한테 당해봐라"는 의견이 많았고, 저 역시 유시민을 비롯한 참여당 애들이 NL의 밥이 될 거라고 봤습니다만...

이번에 이정희 사퇴 파문을 보면서 생각이 좀 바뀌었습니다. 우선 경기동부니 뭐니 하는 NL 아해들... 내가 보기에 오래 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뒤를 이어, PD와 NL 등이 고생고생해서 쌓아온 조직과 정치적 실천의 성과는 유시민이 챙길 것 같습니다.

NL 애들의 위력은 좀 과장되게 알려진 측면이 강합니다. 애들 적나라하게 표현하면, 현실 운동현장에서 계속 패전을 거듭하고 패주한 세력들입니다. 노아의 방주로 몰려든 짐승들이라고나 할까... 이 친구들이 원래 계획했던 현장 진출이 성공적이었다면 합법 제도권 정당을 기웃거릴 이유가 없었을 겁니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이 친구들의 주체사상이니 수령론이니 하는 것들이 현실에서 완전히 파탄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이런 파탄을 모면하고 회피(사실은 은닉)하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요즘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불법 편법 그런 것들이죠.

이 친구들 사실은 합법정당에 진출한다는 결정을 했으면서도 그 합법 공간에서 활동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봅니다. 합법공간에서는 모든 것이 합법의 절차와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 친구들은 이 사실을 이해 못합니다. 비합 운동권에서 하던 방식을 합법공간에서 그대로 밀어붙이고 적당히 외피에 합법의 분칠만 하면 되는 것으로 착각합니다.

새누리당이니 하는 친구들도 불법 탈법 많이 저지릅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나 민통당 이런 친구들은 합법의 절차와 과정을 거쳐서 그런 불법과 탈법을 저질러요. 말이 좀 모순같기는 한데, 아무튼 그래요. 결국 내용을 들여다보면 다 비슷하고 다 더럽고... 그런 것 아니냐... 이렇게 보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게 아닙니다. 어차피 합법이란 것은 껍데기, 형식에 대한 준수를 요구하는 겁니다. 그 차이가 결정적인 것이구요.

이번에 관악을에서 이정희 참모진의 불법 선거운동이 드러났을 때 이정희가 보인 태도를 보면 이 친구들(경기동부 등)이 실제로는 현실 합법공간의 정치적 행위라는 게 어떤 것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납니다. 이 친구들 절대 오래 못간다고 봅니다.

아마, 유시민 등 참여당 애들이 끼어들지 않았다면 NL 애들의 이런 방식은 꽤 오래 유지됐을 겁니다. 하지만, 어찌됐건 현실정치판에서 시민적 교양의 세례를 받은 애들이 조직에 흡수됨으로서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밀실정치는 불가능해졌어요. 겉으로 명백하게 드러난 것은 없지만, 이번 사건이 표면화된 것에도 실은 참여당 애들이 조직에 들어온 영향이 꽤 있었으리라고 봅니다.

사실 경기동부 애들이 버텨온 것은 80년대 운동권의 후광, 그 전설이 가장 큰 재산이었다고 봅니다. 전국연합이니 전대협이니 하는... 사람들이 잘 모르니까 엄청나게 신비롭게 봐주고... 그랬던 것 같은데, 제가 보기에 그 조직의 속살이나 내면의 실력은 결코 새누리당이나 민통당의 수준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아마, 앞으로 무너지는 속도가 빨라질 것 같네요.

지금 이정희가 사퇴의 영향으로 오히려 떠오르는 분위기인데, 헛바람입니다. 경기동부 얘기가 한번 나왔으면 이거, 결코 덮어질 수 없습니다. 앞으로 본격적으로 통진당 내부, NL의 이념적 조직적 실천적 내용이 햇볕 아래 드러날 겁니다. 통진당이 이런 시험을 이겨내는 유일한 방법은 위장막을 벗겨낸 그 내면의 모습이 최대한의 실속 즉 합법성과 시민적 교양, 민주적 절차에 적합한 내용을 갖추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그건 기대할 수 없지요.

그런 점에서, 유시민 입장에서는 진보세력에 투항해 들어간 것이 상당히 잘한 선택으로 귀결될 것 같습니다. NL 등 통진당 주도세력이 앞으로 밀실 운영방식을 버리고 어떤 합법 공개정당의 틀을 지향할 때 의지할 수 있는 대안세력은 아마 유시민을 중심으로 한 참여당 세력이 거의 유일할 것 같네요.

너무 유시민에게 유리하게만 봐준 건가요? 저도 이런 결론이 마음에 들지는 않는데, 현재까지 드러난 것만 가지고는 이런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군요. 누가 제 생각을 잘 반박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러면 저도 뱃속이 편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