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트럼프와 김정은이 만나서 합의문을 발표했습니다. 저는 그 합의문을 보고 많이 실망했지요. 그 합의문은 보통 사람들이 하는 명확한 조건이 표현된 계약과 달리 외교적이고 정치적인 말로 표현이 되어 있었습니다. '고작 저 정도 합의문을 만들어 내려고 그 쇼를 했나...... '라는 실망감입니다.


2. 전에 언젠가 저는 북한과 미국이 주고받기를 할 때 '많이 주고 많이 받기'를 하라고 쓴 적이 있습니다. 10을 주고 10을 받는 것보다는 100을 주고 100을 받는 게 북한에도 이익이 커지고 미국에도 이익이 커지고 대한민국에도 이익이 커지니까요. 싱가폴 합의문을 보면, 얘네들이 10원짜리를 주고받았는지, 100원짜리를 주고받았는지 애매합니다.

좋게 해석하는 사람은 트럼프의 원칙과 노선을 떠올리면서 100원짜리 합의를 했을 거라고 추측합니다. 나쁘게 해석하는 사람은 트럼프가 원칙을 관철하는 데에 실패했다고 추측합니다.

저는 주로 좋게 해석하는 쪽입니다.


3. 저는 애매모호한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특히 정치인이 추상적이면서 애매모호한 말을 할 때는 짜증이 납니다. 저는 민정당-민자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 노선을 걸어온 정치인들이 말하는 '민주주의'나 '법치'나 '자유'가 무슨 뜻인지 의심합니다. 제가 유난히 의심이 많은 의심병환자라서 이런 의심을 하는 건 아닙니다. 추상적인 말은 사람들 각자가 떠올리는 의미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라는 말도 사람마다 떠올리는 이미지가 다릅니다. 트럭을 떠올릴 수도 있고, 승용차를 떠올릴 수도 있고, 경차를 떠올릴 수도 있고, 스포츠카를 떠올릴 수도 있죠. 이 이미지에 공통점이 있기는 한데, 각자 떠올리는 이미지가 동일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트럼프와 김정은의 합의문도 짜증이 나네요.


4. 길벗 님의 글을 읽다 보니, 이 말도 해 두어야 되겠습니다. 북핵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대북제재가 해제되지 않을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아무리 퍼주고 싶다고 해도 못 퍼줄 겁니다. 북핵문제가 풀려나가는 진도에 따라서 대북지원도 발걸음을 맞추게 될 겁니다.

멸공광신도를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북한에 많이 퍼주는 걸 싫어하고 두려워합니다. 공산주의나 김일성일당이 싫어서 퍼주는 게 싫은 사람도 있을 것이고, 많이 퍼주는 게 우리의 경제를 위축시키게 되고 서민들에게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서 싫은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자유한국당 애들이 잘 막아줄 것이니까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이 북한에 뭘 퍼주고 싶어도 퍼줄 수 있는 한계가 있습니다. 철도 놔 주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도로 놔 주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항구 만들어 주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공항 만들어 주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발전소 만들어 주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의약품 퍼주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모자란 식량 퍼주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뭘 더 퍼주고 싶어도 더 퍼줄 게 없습니다. 통일이 되지 않는 이상은 퍼주고 싶어도 더 퍼줄 게 없단 말입니다. 그러니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5. 저는 이번 지방선거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박원순에게는 기대가 안 걸리고, 김문수는 아웃오브안중이고, 안철수에게 기회를 줘 볼까 말까 고민하다가 걍 내비두기로 결정했던 겁니다. 서초구청장으로 누가 당선되든 아무 기대도 없습니다. 피부에 와 닿을 만한 지지 요소도 없고, 반대 요소도 없었습니다. 지방의원들은 더더욱 그렇고요. 대선이나 총선과는 차원이 좀 달라서 걍 패스했습니다.


6. 이번 지방선거에서 제일 핫했던 이슈는 이재명과 김부선의 진실공방일 것입니다. 지금까지 나온 얘기로는 저는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지 결정할 수가 없습니다. 추정은 하지만, 증거가 없어서 이게 맞다는 확신이 없으니, 말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선거가 끝났으니, 고소를 하든 생까고 넘어가든 고발에 의해서 조사를 받든 진척이 되겠지요. 깨끗이 의혹이 해소되고, 각자 받을 몫을 받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7. 조금 전에 기사를 보니, 홍준표가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사퇴했다고 합니다. 항상 웃음을 주고, 표를 주던 자유한국당 X맨이 대표직을 사퇴했으니, 애석합니다. 다음 X맨이 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X맨이 아닌 애가 등장하면 우리가 곤란합니다......


8. 보수우파가 이번 지방선거+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참패를 당했습니다. 이걸 놓고 옛날처럼 기뻐서 어쩔 줄 모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큰 짐을 짊어진 것으로 느끼고, 좀 두렵습니다. 제가 소시적에 반장 노릇을 몇 번 했는데요, 이것도 마음대로 잘 안 되더라고요. 행정을 맡은 자치단체장들이 어떤 성과를 낼 지 기대도 하지만, 실패하는 단체장들도 많이 나올 것이니, 기쁨보다는 두려움이 더 느껴지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