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싱가폴 회담에 대한 단상



                                                              2018.06.13





저는 이번 미북회담은 (트럼프 입장에서) 성공적으로 끝낸 것으로 봅니다. 공동선언문에는 CVID 언급이 없지만 실제로는 김정은이 이에 동의하고 핵폐기 로드맵에도 일정 이상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봅니다.

트럼프가 "프로세스"를 언급한 것을 두고 국내 언론들이 CVID를 포기하거나 CVID가 많이 완화된, 김정은이 요구한 단계적 이행을 수용한 것이라고 해석하는데 저는 그런 뜻으로 트럼프가 "프로세스"를 언급했다고 보지 않습니다.

이번 싱가폴 회담은 미국 (트럼프)이 직접 김정은으로부터 확실한 비핵화 약속을 받아낸 것에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트럼프는 이걸 CVID의  프로세스 중 첫 단계이고 출발이라 보는 것입니다.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북핵 폐기의 구체적 이행방안에도 미국측 요구가 대부분 받아들여졌다고 보이고 향후 고위급 실무회담에서 이에 대한 구체적 내용들이 다듬어져 공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의 실무회담으로 발표될 내용은 CVID의 로드맵과 이를 어떻게 이행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것이라 저는 봅니다.

싱가폴 미북공동선언문에 ‘종전’이나 ‘대북제재 해제’가 전혀 언급되지 않은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는 미국이 CVID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번 싱가폴 회담으로 향후 김정은이 핵폐기를 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북핵시설에 대한 무력 사용의 명분을 얻어 김정은으로 하여금 선택의 여지를 없게 만들었다고 봅니다.

싱가폴 회담이 겉으로는 깡통으로 보이고 공동선언문도 선언적 의미만 있어 보이지만 실제 내용은 그렇지 않고, CVID의 중요한 첫 걸음을 내딛은 것입니다.


만약 싱가폴 회담이 겉으로 보이는 것과 같이 실제로도 미북간 선언적 의미에 그치고, 이런 상황이 계속 지속된다면 트럼프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으로부터 공격받을 뿐아니라 트럼프 지지자들로부터도 외면 받게 될 것입니다. 이를 트럼프가 모를 리 있을까요?

지금 트럼프에 적대적인 미국 언론들은 CVID가 명시되지 않은 싱가폴 회담 결과를 비판하고, 트럼프가 김정은을 칭찬한 것에 대해 맹렬한 공격을 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현상이지요. 우리나라 보수진영이 이번 미북 싱가폴 회담 결과에 실망하고 트럼프를 비난하는데, 미국의 진보진영이나 반트럼프 진보 언론들도 우리나라 보수진영과 똑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저는 미국의 민주당이나 언론들이 트럼프를 공격하는 것은 트럼프의 속내를 읽어내지 못했거나 11월 중간선거에서 유리한 국면을 만들기 위해 그냥 트럼프를 공격하고 있을 뿐이라 생각합니다.


문제는 향후 진행과정에서 트럼프가 실속은 미국이 챙기고 돈은 한국이 대라고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문재인 정부는 아무런 대책도 없는 것 같고 오히려 북한 지원에 적극 나서 우리 국민들에게 큰 부담을 줄 것이 우려됩니다.


지금 청와대와 문재인은 겉으로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무척 당황하고 있을 것입니다.

싱가폴 회담이 구체적 내용이 없어 국민들이 실망하고, 특히 보수 국민들은 CIVD가 명시되지 않아 트럼프에게도 반발하고 있어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도 정치적 효과가 반감되어 버렸습니다.

특히 싱가폴로 날아가 남북미 3자가 종전 선언하는 아름다운(?)모습을 연출해 세계의 주목을 받으려던 문재인의 꿈도 날아가 버렸습니다.

그리고 대북제재 해제도 언급되지 않아 북한에 대대적 퍼주기를 하려는 것도 제동이 걸려버렸지요.

싱가폴에서 미국과 북한이 종전 선언하고 대북제재 해제도 합의할 것을 기대하고 후속조치로 개성공단 재개, 유라시아 철도, 금강산 관광 등을 밀어붙여 남북관계 개선 건으로 정국 주도권을 쥐고 국민들의 관심을 그 곳에 집중시켜 경제 부문 실정을 잠재우려 했던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하반기에는 탈원전,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 제한 실시 등 문재인의 잘못된 주요 경제정책의 결과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내년 초 즈음에 국민들이 이를 피부로 느끼게 되면 지금의 지지율이 반토막 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 봅니다.

또 트럼프의 한미군사훈련 중지 발언으로 한미동맹이 위험해진 것 아니냐고 국민들이 안보 불안도 느끼고 있어 문재인이 이에 대해 대처하기도 난감합니다.

이래저래 문재인과 청와대는 이번 싱가폴 회담 결과에 당황스러울 것입니다.


정규재 뿐아니라 조갑제, 류근일 등 내노라 하는 보수 인사들이나 종편에 나오는 패널들, 그리고 조선일보 등 보수 언론들도 일제히 미북 싱가폴 회담 결과에 실망하고 트럼프를 비난하고 있습니다만, 저는 이들이 트럼프(정부)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일희일비 하고 트럼프의  원칙과 일관성을 읽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지요.

싱가폴 회담은 트럼프가 자신에 넘쳐 김정은을 배려해 준 것이고, 김정은은 트럼프의 배려에 감지덕지한 것이라 봐야 합니다.

트럼프는 김정은이 CVID를 수용하고 이행할 때 북한 내부의 반발, 특히 군부의 반발을 제어할 수 있도록 북한 핵폐기의 명분과 북한 (김정은)의 자존심을 세워준 것입니다

트럼프는 이렇게 김정은을 구슬리는 한편, 김정은이 CVID를 수용하지 않으면 북한은 파멸이고 김정은 목숨도 위태롭다는 것을 은근히 암시하는 비디오 한 편을 제작해 보여주면서 협박도 병행했습니다.


이번 싱가폴 회담의 패자는 사실 문재인입니다.

싱가폴 회담에 낄려고 무지 노력했지만 실패했고 북미공동선언문에 종전이나 대북제재 해제가 없어 후속적으로 대북지원을 하려던 계획에 차질을 빚어 국내 정치에서 주도권을 상실할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의 남북정상회담 등의 대북관계 개선 이벤트 효과는 이미 반영되어 버린데다, 북핵 폐기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치는 한껏 높아진 것이 오히려 앞으로는 부담이 될 것입니다.

트럼프는 이번에도 CVID가 가시적으로 진행되지 않으면 대북제재는 계속된다고 못을 박아서 당분간 대북지원이 힘들어 문재인의 운신의 폭을 줄여버렸습니다.

돈이 많이 드는 한미군사훈련은 하지 않고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도 않겠다는 트럼프 발언은 문재인과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CVID가 현실화되고 대북지원이 되어야 할 때 한국에게 그 짐을 떠안기려는 트럼프의 전략적 계산이 깔린 것으로 봐야 합니다.

문재인은 트럼프 덫에 걸린 거고 한국은 경제적으로 큰 부담을 안게 될 겁니다.

일국의 대통령은 외교나 협상에서  자국의 이익을 위해 전략적으로 움직여 이를 관철해야 하는데 문재인 정부는 이런 능력도, 의지도 없을 뿐아니라 판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가늠도 못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판에서 각국의 입장에서 가장 잘 하고 있는 지도자는 미국의 트럼프라 생각됩니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문재인이라는 사람이 대통령이라는 것이 우리의 불행이지요.



 

(추가) 이 글을 올리자 몇 몇 분들이 싱가폴 회담 결과는 트럼프가 미국에게 직접 피해를 줄 수 있는 ICBM만 해결하고 북핵을 인정하는 것으로 끝나고 주한미군 철수도 고려하는 등 ‘ICBM 해결과 북한 체제 보장을 딜한 것’이라는 주류적인 비평에 동조하며, 트럼프는 CVID를 관철시킬 것이라는 제 주장이 허무맹랑하다며 그 근거가 무엇인지 물어 왔습니다.

제가 싱가폴 회담에서도 트럼프의 원칙이 일관되게 관철되고 있다는 보는 이유는 본 글에서 언급한 이유 이외에 또 있습니다.


첫째, 트럼프 정부의 구성원들 면면이 ICBM 해결만으로 끝낼 수 없는 인물들이라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펜스 부통령,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폼페이오 국무 장관,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존 켈리 비서실장(4성 장군 출신).

미국 역대 정부 중, 핵심 실세 자리에 이렇게 강성인 멤버들로 구성된 적이 없습니다. 특히 대북문제를 다루는 자리에 이런 강성으로 꾸려진 경우는 없었죠. 이런 멤버들이 그 동안 해 온 일이나 내뱉은 말이 어느 수준이었는데 ICBM 해결로 끝내겠습니까? 만약 트럼프가 ICBM 해결만으로 끝낸다면 이 멤버 중 한 명이라도 반대하고 나서고 불협화음이 생겼거나 트럼프가 이(들)를 경질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이는 이들의 원래 계획했던 대로 지금 진행중이라는 뜻이고, 트럼프는 궁극적으로 CVID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둘째, 이란 핵문제 등 국제 핵무기에 대한 미국의 일관성입니다.

만약 북핵을 인정하고 ICBM만 해결하는 것에 합의하면 당장 이란이 문제가 됩니다. 트럼프는 불과 1~2달 전에 이란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폐기해 버렸습니다. 그랬던 트럼프가 북핵은 인정하고 ICBM만 해결하는 것에 만족한다구요? 반트럼프 진영에서 이것만 공격해도 트럼프는 할 말이 없게 됩니다. 그리고 트럼프는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어 버릴 것입니다.

셋째, 일본입니다. 한일군사동맹을 맺고 있는 미국이 자기들만 피해가 없으면 된다면서 북핵은 인정하고 ICBM만 해결하는 합의를 하면 일본이 가만 있을까요? 북핵이 폐기되지 않으면 여전히 일본은 북핵 위협에 놓여 있게 됩니다. 일본이 미국 너네가 북핵 인정 했으니당장 우리도 핵무장을 하겠다면 미국(트럼프)은 어떻게 말릴 것입니까?

극동지역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데 일본의 협력은 미국으로서 필수적입니다. 한미동맹도 해체하고 한일동맹도 위험해지면 미국이 무슨 수로 세계전략을 구상할 수 있겠습니까?

넷째, 오토 웜 비어 사건으로 북한 인권문제를 미국에서는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으며, 웜 비어 사건은 미국민들에게 아직 현재형이라는 것입니다. 트럼프는 이번에 북핵만을 대상으로 협상한 것이 아닙니다. 북한 인권도 함께 다루는 마당에 그것보다 훨씬 물러선 ‘북핵 인정, ICBM 해결 - 북한 체제 보장, 대북제재 해제’라는 딜로 끝낼 수 있을까요? 민주당과 반트럼프 언론 뿐아니라 일반 미국민들, 그리고 트럼프 지지자들이 이를 수용하고 지지할까요? 11월 중간 선거를 앞 둔 트럼프가 이런 딜을 하고 끝낼까요?


다섯째, 미국은 세계 경찰을 자임하고 세계 최강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트럼프가 비즈니스맨이고 국가 통치를 사업적인 측면에서 한다고 하지만, 미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이런 프라이드를 무시할 수 있을까요? 북핵을 인정하는 순간, 미국은 세계 경찰로서의 지위도 상실할 뿐아니라 우방국들의 신뢰도 잃고, 중국, 러시아도 속으로 무시하려 들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도래하면 세계 경찰 역할을 하는 대신 얻었던 세계 경제에서의 미국의 이익도 사라질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맨 트럼프가 이걸 계산하지 못할 리 없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