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우리는 몰랐다.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에게 촛점을 맞춘 기사나 제목을 진짜로 쓸 수 있다는 것을.
피해자가 피해의 책임이 없는 온전한 피해자로만 서술될 수 있다는 것을.
불법촬영 범죄 수사 상황을 뉴스 속보로 내보낼 수 있다는 것을.
불법촬영 범죄자를 긴급체포하고 구속하여 수사할 수 있다는 것을.
불법촬영 피의자를 포토라인에 세우고 언론에 얼굴을 공개시킬 수 있다는 것을.
관련사이트 압수수색 및 사이트 관리자 처벌이 가능하다는 것을.
경찰이 2차 가해 사례까지 수집해 준다는 것을.
증거수집을 위해 한강까지 뒤질 의지가 있다는 것을.
그렇게나 인력이 충분했다는 것을.
불법촬영 가해가 인격살인이라는 것에 이렇게까지 공감해 줄 수 있었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처음 알았다.
그들은 못한 게 아니라 안 한 것이다.
국가는 여성을 보호하지 않는다.
레토릭 뽕맛이 대단스...레토릭은 원래 이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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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where unwritten poems wait, like lonely lakes not seen by anyone.”
혜화동 시위 영상 가서 봤는데ㅡ 딱 혐오감이 치밀더군요. 증오가 가득찬 그 목소리가 너무 역겨웠습니다. 그래, 너희들은 그렇게 한국 남자들을 증오하며 살거라. 우리도 너희들을 포기할 테니까.
그게 내 답입니다.
남자라고 해서 뭔가 혜택을 받은 기억은 없지만 너무 익숙해져 있어 내가 깨닫지 못했을 뿐 한국 사회에 깊이 뿌리 내린 남녀 차별에서 비롯된 이런저런 유리함을 제가 더러 누리고 살아왔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부분은 충분히 반성할 의사가 있습니다. 하지만 남자라는 이유로 저런 증오심의 표적이 되어야 합니까?
남자들을 진짜로 증오하는 게 아니라고 하시지만 제가 저 영상의 목소리에서 느낀 것은 진정 뼈에 사무친 증오였습니다. 근거 없는 느낌일 뿐이다? 무슨 현행법적 처리를 할 필요가 있거나 논증을 해야 하는 자리라면 객관적 근거가 필요하겠지만 감성적인 판단을 내릴 때는 근거까지 제시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삶은 매 순간순간이 판단의 연속입니다. 저놈이 나의 적이냐 아군이냐, 나를 향해 뻗은 저 손이 진심이냐 거짓이냐.... 그 기본 판단을 할 능력이 없다면 생존이 불가능합니다. 말뜻은 알아듣지 못하더라도 그 속에 든 상대방의 감정이 무엇인가는 본능적으로 전달되는 법입니다. 나는, 그리고 한국 남자들은 분명히 증오의 표적이 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말하는 겁니다. 증오하려면 하거라. 이제 우리는 더이상 너희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려고 노력하지 않겠다....하고요.
감정을 억제하고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인정하고 여성들을 응원하는 남자들? 글쎄요, 난 그들이 병신 같네요. 자기 얼굴에 가래침을 뱉어 대는데 '그래요, 당신들이 그럴 만하네요' 하는 건, 그가 실제로 그런 대접을 받을 만한 짓을 했을 때에나 옳은 반응입니다. 그들은 가래침 세례를 받으며 살아 마땅한 자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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