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빠서 오늘 정상회담이 열리는지도 몰랐네요. 그래서 일부 기사만 보고 이 글을 적습니다. (잠 잘자다가 새벽에 처일어나서 뭐하는 짓인지 ㅋ)


저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를 '희망 반, 우려 반'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1. 제가 누누히 주장한 것은 남북관계의 키워드는 '핵무기 폐지'가 아니라 '평화 체제 구축'인데 제가 주장한 키워드를 기준으로 보면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희망적으로 보입니다.


즉, 북한의 '핵무기를 폐기'하는데 주안을 두는 것이 아니라 '핵무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라는 정치 경제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번 정상회담은 희망적이라고 보여집니다.


2. 문제는 북한이고 또한 남한이죠. 북한의 김정은이 과연 진실로 핵무기 구축 완료보다는 북한의 경제적 견인을 국정 운영의 우선 순위로 선회할지에 대하여 저 개인적으로는 의심이 간다는 것이죠. 또한, 남한의 경우, 이런 평화적 분위기를 급선회시킬 극우정권의 재집권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본다면 김정은은 남한의 정치적 이유 때문에 북한의 경제적 견인을 국정 운영의 우선 순위로 선회하는 것에 대한 주저를 당연히 할 것이고 이런 추측은 저의 의심을 더욱 짙게하죠.

따라서, 문재인 정권이 할 일은 이제 남북관계를 '이벤트화'해서 시간낭비하지 말고 '빼박' 남북의 평화정책을 위한 법적 제도적 기반을 충실히 다져나가야할 것입니다.


북한의 경우, 김정일도 제압하지 못한 북한 군부 강경파를 김정은은 확실히 제압한 것으로 보이고 이 부분은 남북평화정책을 수행하는데 남한에 유리한 환경이기도 하죠. 뭐, 미래의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촌스런 민족 감성에 휘둘리지 말고 냉철한 마인드로 '우리 힘으로, 우리 판단으로 우리가 원하는 평화를 정착하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3.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김정은은 미국이 요구한 'D'를 자신들이 원하는 'D'로 관철시키면서 '정전협상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시도'를 하면서 미국이 원하는 떡밥을 던져주었다는 것이죠.

솔까말, 정치력에 있어서는 김정은이 문재인보다는 두 수 위인 것 같네요.


북한이 원하는 'D'와 미국이 원하는 'D'가 어떻게 다른지 제가 쓴 글을 자펌 형태로 아래에 인용합니다.

(
상략)

CVID. 지금 CVID에서 트럼프와 김정은의 쟁점은 'D'에 있습니다.

한국 언론에도 보도되었고 저도 언급했습니다만 김정은의 비핵화와 트럼프의 비핵화는 다른 의미입니다.


CVID는 부시 정권 당시 부시가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면서 만든 용어인데 full version은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ismantlement:"(완전히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입니다. Dismantlement는 원자력 용어로서 트럼프 정권의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인 맥마스터의 후임으로 임명된 존 볼턴이 '북한의 핵무기를 손으로 뜯어내야 북한의 비핵화는 달성'이라는 주장에서 보듯 핵시설에 콘크리트라도 부어 완전 무력화 시킨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부시의 CVID의 'D', 그러니까 dismantlement는 미국 내외에서 심한 비판에 직면합니다. 실제적인 핵무기 폐지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오히려 부작용만 발생시킨다는 것입니다. 비판에 직면한 부시 정권은 제 3차 6자 회담에서 CVID 대신에 'Comprehensive Denuclearization'(포괄적 비핵화)라는 표현을 들고 나옵니다. Denuclearization은 비핵화의 의미로 dismantlement에는 없는 '정치적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이후로 미국 정권에서는 CVID라는 용어 사용을 자제했고 CVID를 쓰는 경우에도 'D'를 dismantlement 대산에 denuclearization으로 바꾸어 부르거나 혼용해서 쓰고 있습니다. 이 부분을 김정은이 치고 나온 것이고요. 즉, 비핵화를 정치적 행동으로 달성하겠다는 것입니다. 예로, IAEA 시찰을 충실히 받겠다는 것인데 이 글 서두에 있듯 금창리 핵시설 IAEA 시찰에서 IAEA를 속이고 미국을 속였던 전례가 있어 미국이 수용하지 않겠죠.


결국, dismantlement이냐 아니면 denuclearization이냐?에서 트럼프는 'dismantlement', 김정은은 'denuclearization'이라는 것이죠.
(전문은 여기를 클릭)


김정은이 주장하는 'D'의 'denuclearization' 원조는 바로 부시입니다. 인용문에도 있습니다만 부시가 dismantlement를 주장하다가 비판에 직면하자 내놓은 것이 'denuclearization'이며 부대조항으로 '핵무기를 (정치적으로 포기하면:demuclearization) 정전협상을 평화협상으로 바꾸어 준다'라고 했었고 오바마도 비숫한 주장을 한 것으로 김정은은 미국이 원하는 떡밥을 제대로 던저준 것이죠.


따라서 김정은이 '북한 경제 견인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김정은이 미국에 던져준 떡밥 때문에 미국의 큰 방해없이 남북평화진착을 위한 행보는 진척이 될 것이고 김정은이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면 제 2의 '가쓰라-태프트 밀약'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평화협정으로 전환되면 우선 한국 UN사령부가 해체되어야 하며 현재 한국 UN사령부보다는 미군이 우선이지만 6.25 정전협정의 주체는 '미국이 아니라 한국 UN이기 때문에 주한미군의 주둔 당위성에 대하여 북한은 물론 중국의 정치적인 공세가 커질 것이고 최악의 경우에는 주한미군이 철수될 수도 있을겁니다.


왜냐하면, 지금 미국 일각에서는 '남한을 위하여 중국과 싸우지 말라'는 여론이 비등한 현실에서 중국과의 대립은 미국으로서도 별로 바라는 상황이 아니니 '깨끗하게' 남한을 포기할 수도 있는 국면으로 접어들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하나 생각나는 인물. 바로 존 볼턴입니다. 미국 신문을 아직 보지 않아서 모르겠습니다만 존 볼턴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둘 중 하나겠죠. '남한을 위하여 중국과 싸우지 말라'는 여론이 점점 거세지면 존 볼턴도 '남한은 포기하는걸로' 생각을 마무리할 수도 있으며 '아니다, 북한의 핵무기 시설을 손으로 뜯어내야만 속이 시원하다'라는 기존 생각을 더욱 굳힐수도 있겠죠.


자, 제 2라운드입니다.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를 지켜보는 수 밖에요. 확실한 것은 북미정상회담 전에는 미국이 북한을 침공하는 일은 없겠다는 것이죠.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