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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간 정상회담을 할때 언론에서 한자가 들어간 제목을 뽑는 경우가 많은데요.
만약 한국과 미국이라면
韓美 정상회담
상대가 일본이라면
韓日 정상회담
중국이라면
韓中 정상회담
프랑스라면
韓佛 정상회담
이탈리아라면
韓伊 정상회담
가령 이런식으로 표기가 되는데요.
그렇다면 러시아와의 회담은 어떻게 표기가 되나요?
러시아를 표현하는 한자가 어떤것인지는 아는데,
한자라면 어떤식으로 한러정상회담이 표기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양국회담의 한자표기를 본적이 없는 것 같아서요.
아시는 분 계시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땅하게 여쭈어볼곳이 없네요.
2018.04.07 13: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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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원님/한국의 국가 표기 원칙에 따르면(참조문헌은 여기를 클릭) 그 나라의 원어 발음에 가까운 한자어를 빌리되 중국어와 일본어의 음역어인 경우가 많고 따라서 일본이나 중국식 표기에 맞추는 것이 관례입니다.
따라서, 한국-러시아를 한자로 표기한다면 '한노'(韓國- 露西亞(노서아)) 또는 한아(韓俄)로 쓰는 것이 맞지 싶습니다.. 표음문자인 일본은 '러'에 해당하는 발음이 없어서 러시아의 차음을 ロシア(노시아)로 했으며 북한도 조선-러시아를 韓露로 표현합니다. 표의문자인 중국에서는 러시아를 '俄國'으로 표기합니다.
참조로 구한말의 아관파천에서 '아'는 러시아의 중국식 표현인 '아'와 공관의 '관'. 그러니까 러시아 와교 공관에 피신했다...라는 의미입니다.
추가로 두 나라 이상을 병기할 때는 우방국 우선으로 표기합니다. 단지, 북미관계 등 '북미'는 우리의 우방국이 '미국'이니까 '북미'가 아니라 '미북'이 맞다...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2월 4일 현재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의 뉴스검색 페이지에서 ‘북미관계’로 검색하면 20,648건의 뉴스가 검색되지만 ‘미북관계’로 검색하면 2,544건에 그친다. ‘북미관계’의 사용이 ‘미북관계’에 비해 거의 열 배에 달하는 숫자다." (참조사이트는 여기를 클릭)
이 주장은 언어표기 원칙으로만 따지면 맞는 주장입니다. 그런데 아마도 6.25 전쟁 이전에 미국은 조선을 해방시켜준 나라라는 인식보다는 북한은 우리의 형제, 더우기 당시 지식층의 상당수가 공산주의자였다는 현실(미군정이 향후 조선 독립국가의 정체 여론조사에서 사회주의 국가가 60%를 상회했고 공산주의도 10%에 근접할 정도로 남한, 아니 한반도는 공산주의가 압도적이었습니다. 독립을 위해 공산주의, 그러니까 '민족해방'의 기치를 투쟁의 사상근거로 사용한 것이죠)에서 소련 치하에 있던 북한에 대한 친밀감 때문에 북미라는 표현을 썼고 '관례적으로' 북미로 이어져 표기되어 습관화된 예외로 볼 수 있겠죠.
2018.04.07 21:25:56
하하하님/님의 설명은 정확한데 한가지가 빠진거 같아 보충설명.(한그루는 설명충? ^^)
중국이 러시아를 아라사로 부르기 시작한 것은 청나라 때의 일이었던 것으로 책에서 읽은 기억이 납니다. 어느 책인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중국의 3대 천황 중 한명인 건륭제(가 맞을겁니다)가 어릴 때는 박해를 받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하인 한명 데리고 피신길을 가다가 눈이 한없이 덮인 지금의 러시아 땅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건륭제가 '이 나라 이름은 무엇인가?'라고 묻자 하인이 '몽골인들은 아라사라고 부릅니다'.라고 해서 명명되었다고 합니다.
이게 말이 되는게 중원에 설던 한족(漢族)은 북쪽에 오랑케가 포진되어 있고 그 북쪽 오랑케를 통털어 '호'라고 불렀고 딱히 러시아와는 직접 만날 일이 드문 반면 청나라는 중국을 통일하면서 원래의 지리 상 러시아를 자주 접하니 몽골이 러시아를 아라사라고 불렀다는 것을 알았고 글서 같이 '아라사'라고 불렀지 싶습니다.
2018.04.07 13:5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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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자료입니다.
여기에 예시된 한자표기들은 조선 개화기 당시 청(중국어)이나 일본(일본어)에서 들여온 서적을 통해 들어온 가차 방식의 표기이다. 이 가차표기들은 일본어음이나 중국어음으로 읽었을 때는 원어(또는 영어)에 가까운 소리를 내지만, 한국 한자음으로 읽었을 때는 원래 발음과 동떨어져 원래 나라이름과의 연관성이 멀어진다. 한자로 적더라도 중국이나 일본을 거치지 않고 한국 한자음을 반영하여 한자로 적었다면 읽었을 때, 원어와의 연관성이 잘 드러났을 것이다.
대부분 단순히 음만 빌려온 가차용법으로 적힌 것이어서 한자의 뜻은 상관이 없지만, 국명을 의역해 버린 것도 있고, 일본 한자음과 일본 훈독이 뒤섞인 것도 있으며, 일본 훈독으로만 이루어진 것도 있다. 이런 가차표기는 개화기 문헌에 많이 나타난다.
소리글자인 한글이 보급되면서부터는 원어 또는 영어 발음에 가깝게 적게 되면서, 현재는 원래 한자 이름을 썼던 한자문화권 국가와 관용적으로 남겨진 몇 예외를 빼고 이러한 가차 표기는 일상 용어로는 거의 쓰지 않는다. 다만, 특정 분야에 따라 잔존해 있는 것도 있다.
그리고 고종석의 칼럼
고종석의 언어여행(원음주의에 짓눌린 외국어 표기 불란서·법란서·프랑스의 차이) (전문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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