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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파트라의 니들이라는 것이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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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어를 어떻게 처넣었는지 클레오파트라 니들이 검색이 되었다.
'클레오파트라가 바느질이라도 했나?'라는 궁금증이 들어 찾아보았더니 이런 설명이 있다.
‘클레오파트라 니들’은 원래 클레오파트라와 무관하다. 7개 언어가 가능한 다재다능한 여왕, 카이사르의 아들을 가진 미모의 여인, 안토니우스와의 비극적인 종말, 코브라에 의한 자살…. 클레오파트라를 둘러싼 갖가지 전설과 신화는 이집트에 관련된 모든 물건을 통해 흥미롭게 재현된다.
클레오파트라는 이름만 붙이면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인기 흥행물이 된다. 결국 클레오파트라 니들이란 오벨리스크까지 탄생한다. 이미 기원전 1400여 년 전에 나일강을 세워져, 당시 파라오를 찬양한 오벨리스크가 이집트 곳곳을 전전하다가 클레오파트라 니들이란 그럴듯한 이름으로 포장돼 서방에 알려진다.
클레오파트라 니들이란 별명(別名)을 가진 오벨리스크는 현재 세 개가 존재한다. 뉴욕 센트럴파크, 템즈강을 따라 서 있는 런던 웨스트민스터 근처, 그리고 파리 콩코드광장 한복판이 클레오파트라 니들을 만날 수 있는 현장이다. 19세기 들어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으로 옮겨진다. 제국주의 시대 당시의 상식이지만, 오벨리스크는 국가의 번영과 영광을 보장하는 신성한 징표로 받아들여졌다. 간단히 말해 뾰족한 대리석탑 오벨리스크를 가진 나라와 국민은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는 ‘신앙’이다. 현재 전 세계에는 29개의 이집트발 오벨리스크가 존재한다. 이 가운데 이집트에는 9개만이 남아 있다. 나머지 20개는 세계에 흩어져 있다. 영국이 4개, 이탈리아가 4개, 미국·이스라엘·프랑스가 각각 1개씩이다.
'클레오파트라라는 이름만 붙이면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인기 흥행물이 된다'라는 문장에 눈길이 갔다. 지금 박근혜의 처지와 같지 않은가?
박근혜 욕만 하면 '민주주의 시민이 되는 현실' 말이다.
박근혜를 쉴드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그러나 이미 이야기했듯, 박근혜 탄핵은 쿠테타에 의한 탄핵이다. 박근혜가 탄핵 당할 짓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박근혜가 진작 탄핵을 당했어야 할 임기차 2년 때에는 국민도 야당도 그 누구도 그 것에 대하여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았다가 조선일보의 여론몰이에 의하여 탄핵을 당했다는 것이다.
만일, 박근혜가 조선일보의 역린을 건드리지 않았다면 박근혜가 탄핵을 당했을까? 정권이 바뀌어 임기 중 잘못으로 인한 형사고발로 콩밥을 먹었을지언정 탄핵을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박근혜 탄핵은, 설사 박근혜가 백번 탄핵을 받아도 마땅하다 해도 우리 사회가 얼마나 비시스템에 의하여 움직이는 것인지를 보여준다. 비슷한 사례가 있다. 바로 닉슨.
도청에 관한 한, 닉슨보다 케네디가 더했다. '마르터 르터 킹이 세상에 둘도 없는 오입쟁이라는 것'이 밝혀진 것도 케네디의 도청 때문이었다. 그런데 당시 언론은 침묵했다. 그러다가 닉슨 때의 도청에 대하여 폭로를 한 것이다.
수십년이 지나, 미국 언론은 반성을 했다. 우리는 어떨까?
박근혜 탄핵은, 실제 탄핵을 해야할 때, 그러니까 시스템이 움직여야 할 때는 아무도 관심을 안두다가 막상 여론의 선동에 의하여 탄핵을 당한 것이다. 그러니까, 박근혜 탄핵은 '민주주의의 승리'가 아니라 '시스템이 엉망인 대한민국의 민낯'을 보여준 아주 창피한 일인 것이다.
나는 그런 맥락에서 3.1운동을 조소했고 4.19 혁명을 조롱했다가 십자포화를 당하기도 했지만 하여간 그렇다.
박근혜와 클레오파트라의 공통점.
클레오파트라 이름이 들어가야 관중의 흥행몰이가 되는 것처럼 박근혜를 비난하면 참된 민주주의 시민으로 자리매김되는 현실이 아주 같다. 한쪽은 역사에 대한 무지, 다른 한쪽은 사회 시스템에 대한 무관심과 무지.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寂易騷"를 남기고 간다.
2018.03.31 01:57:13

지도자에 대한 경멸을 민중이 느껴야 의미있는 규모의 민중봉기가 일어날 수 있는 법입니다. 지도자의 카리스마가 유지되는 한 민중들이 굶어죽어가도 찍소리를 못합니다. 문제 터졌을 때 저항 못해놓고 권력자가 비실비실할 때 시위한다고 민중봉기를 저열하다고 평가할 수야 있겠지만 그게 없었으면 서양은 서양식 앙시엥 레짐으로 남아있을 거고 동양은 동양식 앙시엥 레짐으로 남아있었을 겁니다. 국민들이 용기가 있고 머리가 있었다면 루이 15세 때 프랑스 혁명이 일어났을 거고, 이승만은 한강다리 날린 순간에 실각했을 것이고, 박근혜는 처음 정윤회 흑막설 얘기 돌았을 때 날라갔겠지만 그건 유토피아지 현실에 존재 안합니다.
1년 전만 하더라도 미국은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줄 알았는데 트럼프가 제 편견을 박살내줬습니다. 무역전쟁이나 북핵직접협상에 대한 득실을 관료들이 계산하기도 전에 트럼프가 결정내려버렸죠. 선출권력이 막대한 힘을 가지고 있다면 인치주의가 시스템을 깔아뭉개는 상황이 언제든지 나올겁니다.
2018.03.31 18:59:08
엔터테이너님/들어보니 님의 말씀이 더 타당해 보입니다.
단지, 시간이 지났을 때 '박근혜 탄핵'이, 박근혜 탄핵 과정이 법치국가 절차에 최적화된 것이냐? 하는 반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언급한 사건은 정윤희 사건이 아니라 유병우를 쉴드하느라 박근혜가 임의로 국가기밀보안법을 고쳤다는 것이고 실제 '국기문란'을 자행한 것은 박근혜 본인이었습니다.
이 사건만으로도 박근혜는 충분히 탄핵을 받아 마땅했겠지만 당시에 야당이 똑똑하고 언론이 공정해서 제대로 이슈가 되었던들 국민들이 분노했겠느냐?라는 점을 지적한 것입니다.
단지, 현실적인 측면에서는 님의 말씀이 더 타당하고 어.쩌.면... 제 주장은 님 말씀대로 유토피아에서만 존재하는 것인지도 모르지요.
2018.03.31 22:12:22

과연 야당의원들이 최순실이 수렴청정하는 걸 몰랐을까요? 07년 한나라당 경선과정을 봤을 뿐이고 추가적인 정보가 없는 일반인인 저도 이명박이 집권하면 나라가 어떻게 굴러갈지, 박근혜가 집권하면 어떨지 짐작을 해볼 수가 있을 정도였습니다. 야당의원들과 최소한 정치부 기자들은다 알고 있었고 국정조사 청문회는 고도의 연극일 뿐이라는게 제가 생각하는 음모론입니다. 총대 메고 야당의원이나 언론이 함부러 덤볐다가 국민적인 이슈화가 안되면(개인적으로 이 기준은 국민의 1%가 광화문에 모이는 것으로 봅니다) '커리어가 끝나고 + 밥줄이 끊기고 + 옥살이' 라는 결과가 나오니까 쉽게 얘기할 수 없었겠죠. MB 스토킹하던 정봉주나 주진우가 보수정권시기에 어떤 꼴이 났었는지 생각해보면 본인 커리어를 쉽게 걸만한 위인은 많지 않을겁니다.
박근혜 탄핵에 결정타를 날렸던 것은 개인적으로 '길라임 사칭'보도 라고 생각합니다. 당시에 며칠동안 '길라임'이 검색순위 상위권에 올라와서 정치에 관심없는 사람들도 알 정도였고, 국민들에게 박근혜는 그 보도 이후에 통치자에서 빠순이로 인식의 전환이 일어나면서 지독한 경멸을 받게 됬고 4주 연속 100만명이 시위를 벌였습니다. 분명 트리거는 jtbc보도 였지만 결정적으로 기름을 부은건 황색언론인 셈이죠.
정부의 수준은 국민 수준을 반영한다는 고사로 탄핵을 비유한다면 '박근혜의 수준은 국민 수준 이하였고 이 점을 매우 뒤늦게 깨달은 국민들이 환불을 요구했다'라고 정리되겠네요. 한그루님은 제품에 하자있다는 신호를 왜 몇십번이나 무시했는지를 물으시는데 이건 현재의 헌법상 환불 규정이 너무 복잡하기 때문일겁니다. 이런 환불 규정 하에서는 애초에 하자있는 제품이 과대/허위광고 됬는지를 물어야 되지 않을까요? 당시에 언론보도만 보고 박근혜를 커리어우먼의 수호신으로 여겨 표던진 20대 알파걸들이 부지기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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