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에서 길을 걷다 보면,

애견주인이 강아지를 품에 안고 다니는 것을 자주 보게 됩니다.

개의 입장에서 보면, 아주 높은 곳에 올라가 있는 셈이죠.

제가 개라면, 아마 고소공포증 같은 것을 느꼈을 것 같습니다.

옛날 시골에서는 집에서 개를 키울 때 목줄을 풀어놓기도 했습니다.

개가 동네를 싸돌아다니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일도 있었죠.

싸돌아다녀야 정상인 개를 좁은 아파트나 빌라에서 키우는 것을 보면,

제가 개라면, 아마 감옥에 갇힌 듯 느꼈을 것 같습니다.

현대 서울의 인간과 개가 공존하려면, 어쩔 수 없이 저렇게 살아야만 합니다.

동물복지를 생각한다면, 인간이 개를 안 기르는 게 맞지 않나 싶네요.



소나 돼지는 식용이라고 개념이 잡혀 있어서 먹어도 되고,

개는 인간의 친구라는 개념이 잡혀 있어서 먹어서는 안 된다는 분들의 말을 듣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이 개를 키우지 않으면 저런 논쟁거리는 아예 생길 일이 없는 것 아닌가......'



인간이 존재하지 않거나,

개가 인간의 생활 속에 들어 있지 않다면-식용도 애완도 아니면,

개는 자연 속에서 생태계의 균형에 맞게 살아가게 될 겁니다.

생태계에서 개가 생존하려면, 사냥을 하든지 채집을 하든지 해야 할 테죠.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사냥에 성공할 확률은 아주 낮을 겁니다. 먹을 게 별로 없으니까요.

그러다 보면 인가에 침입하게 되거나 늑대무리처럼 어울려 다니면서 사냥을 하게 될 겁니다.

극소수 들개 무리를 제외하면, 대다수의 개들은 목숨을 부지하지 못하게 되겠지요.

어쩌면 어떤 코뿔소종처럼 멸종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보신탕을 싫어하고, 개에게 물린 원한을 아직도 잊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개고기 금지론자들에게 이렇게 제안하고 싶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개고기를 먹어서는 안 된다고 강요하지 말고, 그 대신에 개를 더 사랑하도록  광고를 만들어 홍보하십시오.

한그루 님의 주장대로, 보신탕이 정력과는 무관하다는 광고를 만들어 홍보하십시오.

동물복지 차원에서 개를 위해서 더 나은 방법을 모색하십시오.

그러고도 개고기를 먹겠다는 사람에 대해서는 그냥 참고 넘기십시오.

그 정도가 합리적인 타협점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