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쪽에서 '진화'라는 'hot'한 개념이 등장한 이래로

인문학, 사회과학, 심지어 사이비 종교에서까지 '진화'라는 용어를

마구 남발해 왔습니다. 그냥 '변한다'라는 용어보다는 '진화'라는

용어가 뭔가 더 '있어 보이기' 때문이겠죠.

"지난 수십년 동안 개와 인간의 관계가 진화했다"는 표현은...

'진화'라는 단어가 뜬금없이 나오니 허탈한 웃음을 짓게 되네요 ㅎㅎ

그냥 "수십년 간 인간과 개가 급격히 친해졌다" 정도로 이해하고 논리를

전개해 보자면, 일단 저 전제부터가 사실이라는 근거가 전혀 없으며

설령 인간과 개가 지난 수십년 사이에 '급격히' 친해졌다고 치더라도

그게 '개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는 주장을 유도하진 못합니다.

역으로 '그럼 수십년 전에는 개고기를 마음껏 먹어도 좋았다는 소리냐'고

반문할 수 있겠죠. 또한, '향후 수십년 간 어떠한 정치, 사회적 이유로

(예컨대 어떤 힌두교 국가가 세계 패권을 잡는다든지)

인간이 소와 급격히 친해진다면 모든 소들을 '해방'시켜줘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릅니다. 참으로 해괴한 논리죠.

거듭 말씀드리지만 개가 다른 동물들보다 우월한 점은 거의 없습니다.

최소한 자아 식별(거울실험으로 테스트) 정도는 할 줄 알아야

'고등동물'로 쳐 줄 수 있습니다. 개의 지능은 여러 측면에서 뒤떨어집니다.

혹자는 '똑똑한 개도 있다'고 반박하는데, 물론 통계적으로 보면

무리 중에서 유난히 지능이 뛰어난 개가 존재하긴 하겠죠.

그런데 그게 '개를 먹으면 안 된다'는 주장과 무슨 관련이 있습니까?

소들 중에서 영특한 소도 있으니까 소고기 식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과 뭐가 다르죠?

결론적으로, 개와 인간의 관계 운운하거나 개의 '우수한' 공감 능력 운운하는 분들은

그냥 다음과 같이 간략하게 말씀하세요. 장황하게 말하지 말고.

"개는 인간의 친구이므로 먹으면 안 된다." (브리짓 바르도의 '명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