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예술대학교 연기과 14학번 고륜희입니다.
익명 원하지 않습니다. 실명 밝혀주세요.
제가 실명을 밝히는 이유는 용기를 내어 글을 쓰고 밝힌 피해자들이 왜 벌벌 떨고 있어야 하는지 어쩔 수 없는 현실이 너무 답답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 조차도 아직까지 ‘선배님’ 이란 단어가 무서워요.
똥이 더러워서 피하지 무서워서 피하냐 라는 말이 있죠.
저는 무서워서 졸업하는 순간까지 저의 모든 선배님들을 피하고 싶었습니다. 정말로요..

서울예대 불꽃마크에 속하게 된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붙게만 된다면 모든 시키는 일은 다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성희롱은 절대 당하고 싶지 않았어요.

3708번째 불꽃으로 올라온 광덕공원 강간 몰카 피해자입니다.

저는 오티 가기 전부터 굉장히 많은 걱정을 했습니다. 
알콜쓰레기 아니 폐기물이라 불릴 정도로 술을 잘 마시지 못하기 때문에 
저는 술을 마시지 않을 노력으로 혼자서 개인기를 10개 이상 준비를 해갔습니다.

저희 조는 여자들에게 쫄쫄이를 입히고 500ml짜리 페트병 윗부분을 잘라서 회음부 가까이에 넣게 하여 마치 남자의 성기가 부풀어 오른 것처럼 보이게 하고 다녔습니다.
자른 부분이 일정치가 않아서 회음부부분이 긁히기도 하였고 굉장히 따가웠습니다.
굳이 시킨 이유를 얘기하자면 ‘웃겨서’ ‘재밌으니까’ ‘우스워보이니까’ 정도 일까요

제가 가져간 많은 개인기 중 일본여자 흉내를 내는 개인기가 있습니다.
저희 조의 09학번 선배 중 한분이 갑자기 재밌는 생각이 나셨는지 
제 양옆에 갓20살이 된 친구들을 무릎 꿇고 앉혀놓고 일본 야동에 나오는 단어를 신음소리 비슷하게 내라면서 시켰습니다.
당시 학회장님 앞에서 말이죠. 그러면서 뒤에서 학회장님이 난감해 하는걸 굉장히 재밌어 하시며 웃었습니다.
저는 내가 내뱉고 있는 단어가 어떤 단어이며 , 어떨 때 쓰이는 말인지 다 알고있는 채 
잘 모르는 남자 앞에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계속 그 선배님이 만족할때까지 그 말과 흉내를 반복했습니다.

우여곡절 오티가 끝나고 , 어느 날 잘 준비를 마친 저에게 09학번 선배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광덕공원에서 오티쫑을 하니까 나오라고.
저는 너무 당연하게 씻고 누워서 나가질 못하겠다고 말씀드렸더니 엄청 화를 내시면서 선배가 나오라는데 안나오냐면서 저를 불러냈습니다.
저 혼자 지각해서 참석한 오티쫑이라 저는 무서운 마음에 자리에 앉아서 가만히 있었습니다.
분위기가 이상했습니다. 고학번 선배님중 한분이 오티조 여자선배에게 술에 취한척 자꾸 달라붙고 스킨쉽을 하려는 둥 이상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술을 계속 마시고 있는 도중 남자선배가 여자선배를 광덕공원 어두운 곳으로 데려가더니 몇분이 지나도 오지를 않았습니다. 
그러더니 저 멀리서 “꺄악""아악”하는 비명소리가 크게 들렸고 저는 무슨일인지 너무 놀라 벙쪄서 한동안 멍하니 있었습니다. 정신차려보니까 다른 선배들은 비명소리가 들린 곳을 찾아서 갔고 술자리에는 동기들만이 남아있었습니다.
비명소리가 들린 분위기상 남자선배가 여자선배에게 손을 댄 것은 확실했습니다.
저는 더 이상 그 자리에 존재하고 싶지 않았으며, 성적으로 희롱하며 즐거워하는 그 선배님들 밑에서 예술을 공부하고 싶지 않았고, 또 그들이 속한 학교도 더 이상 다니고 싶지 않았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예술과 도덕은 이런 것들이 아니었으며, 내가 그토록 오고싶어 하던 학교가 고작 이정도 였나 하는 실망감과 이런 학교에 들어오려고 몇 년동안 피땀을 흘린 나에게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모든 동기들에게 말했습니다.
이 오티쫑을 가장한 파티가 끝이나면 나는 이 학교를 자퇴를 하겠다.

얘기를 하던 도중 남자선배와 여자선배가 다시 술자리로 돌아왔고 
비명을 지른 여자선배는 눈이 빨개지도록 울고있었으며 
남자선배는 술에 취한채로 “너희가 생각하는 그런거 아니야 000(울고있는 여자선배)아 너가 아무말 없이 울고있으면 내가 뭐가되냐 xx” 등의 말을 하면서 계속 겁을 주었습니다.

분위기가 심각해지자 그 선배는 욕을 하면서 계속해서 저희들에게 겁을 주었습니다.

그러다가 저를 내려다 보시면서 
“00아 너 오티쫑 지각했지? 지각했으면 벌을 받아야지” 식의 말을 하면서 제 팔을 잡아서 끌고 갔습니다.
순간 제 몸을 붕떴고,
저는 너무 놀란나머지 끌려가지 않으려고 땅에 최대한 붙어서 힘을 주었습니다.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져 나올 것 같았지만 울음이 터지면 힘이 풀릴까봐 이 악물며 바닥에 붙어 있으려고 힘을 주었습니다. 남자선배의 힘이 어찌나 세던지 제가 고개를 들어 동기오빠들에게 눈빛으로 도움을 청했습니다.
눈이 마주친 오빠들이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저의 눈을 피하고 고개를 돌렸습니다.
전 아무 생각이 나질 않았습니다.
그저 ‘아, 나 이러다가 큰일 나겠구나. 큰일났다’ 라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그러고 실랑이를 하다가 보다못한 다른 남자선배가 중간에서 말려서 그힘에 뿌리쳐져 아스팔트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힘이 풀린 저는 아스팔트 바닥에 엎드려 계속 울었습니다.
아무 소리,아무 생각도 나질 않았고 그저 저는 참았던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그러고 몇분이 지나자 다른 선배가 서프라이즈라며 땅바닥에 엎드려 울고있는 제 얼굴을 강제적으로 들어올려 동영상을 찍었습니다. 
아마 아직도 그선배의 핸드폰엔 제가 울고있는 동영상이 있을겁니다. 비명을 질렀던 여자선배는 저를 울면서 안아주면서 “00아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나도 하고싶지 않았어 정말 미안해”라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이 몰카는 쫑파티에 지각한 저혼자만을 위한 서프라이즈 파티였으며 단지 재미로 추억으로 남긴 것 뿐 그 이상 그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 후 시끄럽다는 주민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해 오티쫑은 끝이 났습니다.
저는 기숙사로 들어와 멍하니 몇시간을 계속해서 울었습니다.

모든 사건 사고들을 일으킨건 그들이지만,
이 사건들로 인해서 남은 상처를 극복하는건 저 혼자 감당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그이후 모든‘선배님’을 피하는 신입생이 되었으며 아무런 이유없이 모든‘선배님’들을 무서워하였습니다.

저는 사과를 바라거나 그선배님들이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저는 단지 저에게 일어난 일 조차도 무덤덤해지는데 남이 겪은 일은 얼마나 무덤덤할지 그 무관심이 무섭습니다. 
저는 한명의 피해자로서 이제는 더 이상 피해자가 약자가아니며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는 작년에 졸업한 학생입니다. 저의 이 외침은 나를 위한 외침이 아닌 지금 학교를 다니고 있는 내 동기들,친구들,후배들을 위한 외침입니다. 다시는 이런 일을 후배들이 겪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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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쓰발 곱디 고운 여자후배들 두고 뭔짓거리인지 드러워서 읽지를 못하겠네 쓰벌것들. 

"Somewhere unwritten poems wait, like lonely lakes not seen by any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