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그루님. 제가 고민하던 부분을 잘 지적해주셨습니다. 절차의 문제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페이스북을 주로 이용하는데요, 상황논리에 따라서 엄청난 속도전으로 합당이 추진되고 있는데, 그 앞에서 본질적인 문제를 따지기가 참 어려운일입니다. 그래서 페북에서도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말을 아낀다는 것이 한그루님 지적하신 '맹목적빠심'이나  '팬덤'이라고 놀리시면 딱히 할 말은 없습니다.

그러나 제 경우는 '눈치보고 왕따 당할까봐' 할 말 안하지는 않습니다. 제 과거 토론 경력을 까서 보여드릴 수는 없으나, 어딜가나 항상 아웃사이더고, 강퇴당하는 캐릭터고, 왕따가 익숙합니다. 페북에서도 나 하고 싶은대로 말하고 하다가 페친들과 사이가 멀어지거나, 안철수 서포터즈들 사이에서 배척당하기도 합니다. 변명드리는 이유는 안철수 덕후가 아니라는 항변을 드리기 위해서가 아니고, 저도 덕후는 덕후죠, 다만 속도전의 필요성을 제가 공감했을 뿐이다라는 말씀을 드리기 위해서죠.

내년 지방선거는 제3당의 생존이 걸려있습니다. 그것을 부정할 순 없죠. 김대중의 실정의 책임을 IMF 사태에 전가하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것은 권력의 이야기고, 이것은 생존의 이야기니까요. 뭐 이것도 핑계라고 하시면 그것도 틀린말도 아니니까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내 살길 찾기 바쁜데, 한그루님이 핑계대지 말란다고 할 일 안할 처지가 아니죠. 그렇고요...

밑에 '블록체인 정치'라는 글 올렸는데요. 페북에는 주소가 여기 입니다. 사실 그 글은 절차의 문제에 대한 고찰을 하기 위해서 쓴 글입니다. 그러나 논란이 될 내용은 다 빼고, 원론만 썼어요. 제가 모난 짓을 잘합니다만, 눈치박치 마냥 때와 장소 못가리고 모난 짓을 하지는 않거든요. 
사실 '절차의 문제'는 정치에 본질적인 문제입니다.

한그루님. 한국의 정치는 아무리 거창한 명분을 드리대도, 박정희와 김대중이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둘 다 절차적 정당성 수준 이하로 부족합니다. 그리고 강산이 두 세번이 변하고 2018년이 되어서도 김대중 수준 정도도 안됩니다.

이것을 이해하시는지요? 우리 정치가 도대체 무엇으로 정당성을 확보합니까? 민주주의 겉핧기 하고 있어요. 둘 중 하나 아닙니까. 직접민주와 대의민주 둘 중 하나라도 제대로 작동해야 하지 않습니까?

각종 공직선거는 직접민주주의인데, 국민들이 자기 유익이 보장되는 정책에 투표를 합니까? 아니면 내옆집 사는 놈한테 한표 줍니까?

정당을 만들고 운영하는 것은 대의민주주의인데, 정당을 당원이 소유했습니까, 국가가 소유했습니까?

사실은 말도 안되는 엉떠리 민주주의 정치제도를 우리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국가가 운영되는 것이 그저 신기한 수준이죠. 민주주의를 한다는 전제에서 보면 말입니다. 그냥 과두제나 독재를 선언하고 표방하던가 말이죠. 정치인들이 정치를 독점하고 국민과 당원을 소외시키는 것이 너무도 쉬운 허술한 민주정치시스템입니다.

국민들은 정치에 참여할 때, 아무런 신뢰의 보증을 받지 못합니다. 장사를 해도, 금융 파이낸싱을 해도 신뢰할 수있는 제3의 기관이 신뢰를 중하고, '서로가 서로를 믿을 수 있는 관계'가 가능하게 보증해줍니다.

사실 '신뢰의 보증'은 사회가 구성되고 동작되는 가장 기본이죠. 정치에서는 '정당'이 그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정당은 가장 믿지못할 조직입니다. 그런 정당이 어떻게 정치라는 판에서 국민들 혹은 당원들에게 '서로가 서로를 믿을 수 있는 관계'를 중계하고 보증합니까?

애초 불가능이다!

나와 너가 서로 믿지 못하는 판에서 어떠한 절차적 정당성이 가능합니까? 사실 이것도 애초불가능이다. 팬덤에 의한 정치도 사실 아무도 신뢰를 중계하고 보증하지 않는 정치판이 태생적 원인자입니다. 즉, 정당이 정당의 기능을 못하니까 아니라서, 당원으로서 권리를 행사하기보다, 특정인에 대한 맹목적 신뢰로서 정치를 소비한 것이죠.

자 장황설의 핑계는 한그루님이 싫어하시니까, 다시 궤도에 오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안철수는 빅지원 설득했습니다. 안철수가 본심을 숨기고 은근슬쩍 야금야금 합당을 추진했다고 보는 것이 한그루님 시각인데, 나는 다르게 봅니다. 저는 페북을 통해서 정치인들과도 교류하며 근접해서 봤습니다. 안철수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고 진중하게 행동했지 음흉하게 합당을 잰게 아닙니다.

뭐, 저로는 안철수 서포터즈임에도 불구하고 페북에서 처음에 합당을 반대했고, 도리어 합당을 무리하게 유인하는 일부 정치인들에 무책임한 행동에는 강도 높은 비판을 했습니다. 특히나 손학규계라는 쪽에서는 무작정 합당을 주장하거나 혹은 또, 같은 손학규계이면서도 안철수를 인정하지 않고 죽이려는 의도를 보이면서 안철수가 합당을 추진하려고 한다는 소문을 내고는 반대를 위한 반대를 포지셔닝 했습니다.

그 사람들이 서로 반대편에 서서 갈등을 조작한다고 저는 인식했습니다. 제 인식은 그냥 제 인식일 뿐이니까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바른정당에서 복당사태가 있고 난 후에 안철수가 합당을 천명하기 전까지는, 안철수는 단 한번도 합당을 노선으로 주장한 바가 없다는 것입니다. 당대표니까 분란에 책임지라면 그건 또 그것대로... 그렇지만 ㅎㅎㅎ, 분란에 책임을 져야 합니까 아니면 노선에 책임을 져야 합니까? 답은 이견이 있을 수가 없는 것이죠. 누가 분란을 책임을 집니까?

쟤들이 결사 반대하니까, '죄송합니다 반대가 많으시니까 안할께요. 분란을 일으켜 죄송합니다. 물러나겠습니다' 이러겠습니까? ㅎㅎ

한그루님. 책임은 결과로 내 놓을 수 밖에 없는 정치 구조입니다. 당원이 총의를 형성해서 결정권을 행사하는게 불가능한 구조에서, 중간에 무슨 책임을 집니까. 모든 부족한 상황을 다 떠안고 끌고 가서 결과지를 만들어내 놓고 책임을 져야 책임감있는 정치일 수 밖에 없습니다.

바른정당 복당하고 그것을 명분삼았습니다. 대 전제는 지방선거 승리고, 그보다 본질적인 명분은 다당제를 제도화 하는 것이고요. 그리고 의원총회부터 가능한 모든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 설득했지요. 안철수 혼자 고군분투하고 죄다 아무것도 안하고 놀고 먹는 당내 리더들 욕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절차적 문제는, 물론 책임은 당대표가 집니다만, 그 절차적 문제의 핵심은 옆에서 놀고 먹은 놈들이지, 애써서 절차를 만들어가며 소통의 일정을 소화해나간 당대표가 원인자라고 하는것은... 매우 야박한 일입니다.

한그루님. 물밑 접촉 협상을 말하시는건가요? 도대체 어떤 설득의 노력을 말하는 겁니까?

어느 하나 숨길게 없는 아젠다인데요. 물밑에서 협상할게 뭐가 있습니까. 노선 투쟁입니다. 야합과 협상이 아니고 각자가 자기것 내놓고 투쟁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대충 정리된 것 같습니다. 상황논리는 그렇고요.

전당대회 안하고 재신임 왜 했냐?

재신임 가지고 박지원 등이 지들 멋대로 하는거 보셨죠. 그게 가능한 구조에요. 당원들이 누가 유령인지 누가 진성인지 아무도 모릅니다. 정의당부터 더민주 자유당 다 한번 까봅시다. 당의 주인이 당원인지 국가에서 월급받는 귀족 새끼들인지 말이죠.

다 지들 입맛대로 지 뜻이 당원의 뜻이냥 떠들어도 아무 문제없는 정치에요. 그게 제가 처음 말했던 문제인식입니다. 절차적 정당성은 애당초 불가능한 정치시스템이라는거죠.

그럼 윤민우 너는 '안철수만은 숭고한 뜻이라 당원의 뜻이고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했다'고 주장하는거냐?

아닙니다. 똑같죠. 절차적 정당성이 검증될 수 없습니다. 아무도 정치판에서 신뢰를 보증해주지 않아요. 주민번호 가라로 넣어도 선관위 서버에서 중복된 주민번호도 필터링이 안된데요.

그니까 다들 내 뜻이 곧 법이라고 개소리를 하는거죠.

박지원이 지 뜻이 호남민중의 뜻이고 당원의 뜻이라는데 우짭니까? ㅎㅎㅎ, 이번 재신임 투표율이 24프로에 찬성이 몇프로라서 반대하고 투표안한 칠십몇프로 당원이 반대한거래요. 박지원 천정배 정동영 등이 그거 주장하고 있습니다. ㅎㅎㅎ

이런 개소리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안철수는 최소한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려고 노력하는 거죠. 아닙니까? 그리고 박지원은 뭐하는 겁니까. 절차적 정당성은 본래 없다는 것을 잘 아시고, 내 뜻이 곧 하늘의 뜻이라는 선민사상에 기반한 귀족 정치를 하고 계십니다.

누가 누구보고 빠라고 합니까. 지지자도 없이 지들끼리 모여 서로 빨아주는 놈들이 누구더러 빠래요.

그렇습니다. 최소한 김대중 김영삼 시절에 정치는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고 있는 겁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이 똥으로 가득찼는데 열심히 축구하고 있는 겁니다.

윤똑똑이 하면 안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