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막 사건의 실체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김희철 후보측이 정말로 그랬을 수도 있고, 주사파들의 극성맞은 마타도어일 수도 있고 암튼 그렇습니다. 대략 산하님의 블로그를 읽어보니까 사건의 개요는 얼추 보이네요.  http://nasanha.egloos.com/10860853 

제가 '종북좌파' 현수막 논란을 보면서 느낀 건 가령 이런겁니다. "새누리당 후보들은 밥먹듯 쓰는 말인데, 민주당 후보가 그러면 왜 논란이 되는것인가?" 라는 거죠. 민주당을 새누리당과 다를 바 없는 보수우파정당이고 호남지역당쯤으로 취급하다가, 어쩔때는 색깔론 공격 같은건 절대로 해서는 안돼는 진보비스무리한 정당으로 취급하는 이상야릇한 태도 말이죠.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종북좌파' 라는 말은 과거 진보신당쪽에서도 꽤 자주 하던 소리 아닙니까?

물론 호남인들이 끔찍하게 싫어하는 것들중 하나가 바로 색깔론이죠. 김대중은 물론, 그 지지자들도 빨갱이 취급을 당했던 기나긴 역사에서 당연한걸겁니다. 벌써 광주항쟁을 '빨갱이들의 난동' 쯤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우리 국민들 중의 상당수죠. 그래서 다른 건 몰라도 '색깔론 공격' 만큼은 민주당 내에서 금지 행동 제1호였습니다. 진보정당 후보 때문에 당락이 왔다갔다 하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민주당후보가 색깔론을 입에 담는거 한번도 본 적이 없고, 그랬다가는 벌써 호남인들의 커뮤니티에서 그 후보는 응징의 아웃입니다.

지난 2002년에 정동영이 노무현더러 '좌파' 운운했다가 개박살이 났었고, 사실 호남인들이 자기동네출신 정동영을 아직까지도 확실하게 밀어주지 않는 것에는 당시의 색깔론 충격이 꽤 컸던 탓도 있을겁니다. 기나긴 민주당 역사에서 감히 '좌파'를 입에 담는 정치인은 아마도 정동영이 처음이었을겁니다. 정동영이야 분위기 파악하고 재빨리 꼬랑지 내렸지만, 이후 시종일관 노무현을 색깔론으로 공격했던 이인제는 뭐 천하의 개쌍놈이 돼버렸죠.

아크로에서도 그런 모습은 쉽게 관찰이 됩니다. 런닝맨들 중에는 이념적으로 굉장한 우파인게 분명해보이는 분들이 꽤 있음에도, 색깔론 같은건 전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마르크스찾고 계급찾는 원조 빨갱이(?)인 저랑 말도 잘 통하고, 제 글을 읽어보려 애도 쓰시고 새로운 관점을 봤다며 칭찬도 해주시죠. 왜 그럴까요? 똑같은 우파라도 '호남 우파'는 하늘과 땅차이로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색깔론 금지라는 건, 지지자들이나 민주당에 요구할 사항이지 왜 상관도 없는 남들이 감놔라 배놔라 하는 것입니까? 호남깽깽이라고 부르지 않을테니까, 니네들도 우리한테 그런식으로 불러서는 안돼 뭐 그런겁니까? 너무 많이 봐줘서 눈물나게 고마워해야 하는걸까요?

저는 정말 웃긴게, 민노총이니 전교조니 그렇게나 민주당을 보수우파니 호남지역당이니 욕하다가도, 막상 지네들한테 무슨 일 생기면 득달같이 민주당 찾아와서 해결해달라고 아우성치는겁니다. 정말 웃긴거에요. 호남은 우리편이지만 진보는 아니다? 이게 말이 되는 소리입니까? 지지하지도 않는다는 정당을 찾아와서 지네 문제 해결해달라고 땡깡부리는 작자들은 지구상에 그 작자들 밖에 없을거에요.

'종북좌파' 현수막도 그렇습니다. '색깔론 금지' 는 민주당 강령 제1호와 같은 겁니다. 민주당 소속으로 구청장에 국회의원까지 해먹은 작자가 그걸 모를리 없고, 김희철이 호남인들의 공적이 되고 싶은 아이큐제로라면 모를까, 그런 짓을 벌일 개연성 없을 거 같네요. 그런데 그런건 둘째치고, 호남의 정치인들을 무슨 벌레보듯 하면서도 이번 '종북좌파 현수막'은 절대로 용납못하겠다는 사람들의 속마음이 정말로 궁금합니다.

호남에 뭐 해주는거 쥐뿔도 없으면서, 이거하면 안된다 저거하면 안된다 요구 사항은 드럽게 많은 사람들 정말 이해안되네요. 새누리당 찍어도 안돼, 종북좌파 현수막 거는것도 안돼, 뭐해도 안돼..... 그런데 니네는 진보 아니고 보수. 청산해야할 지역주의자들. 이건 걍 정신병인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