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블로그에 부산출신 나훈아, 목포 출신 남진을 비교하는 글을 쓰면서 나훈아는 중년층 남성, 그러니까 경제적 안정이 있는 층에서 즐기는 노래이고 남진은 구로공단 여공들이 삶의 애환을 생각하며 즐겨듣는 노래라는 평을 썼다가 누군가 그 글을 퍼갔고 그래서 모 사이트에서 뜬금없이 대차게 비난을 받은 적이 있었다.


뭐, 그 사실을 듣고서는 그 사이트에 가서 해명할까? 하다가 독해가 구린 애들 데리고 이야기해봐야 말짱황이라는 생각에 그만두었지만. 물론, 악의적으로 해석될 대목이 있기는 했다.

1970년대 당시, 시민회관에서 공연을 하던 가수들이 대형화재 때문에 여럿 다쳤었는데 그 사건을 두고 무사히 빠져 나온 '남진이 얄밉다'라는 노래가 초딩들 사이에서 유행했었으니까. 그런데 남진이 부자집 아들이면서도 월남파병을 자원입대했던 사실을 알았다면 애국심이 최상의 덕목이던 시절에 초딩들이 그런 노래들을 부르지는 않았을텐데 말이다.


언젠가 영남과 호남을 대비하면서 남진과 나훈아를 비교하여 가요사를 이야기할 날이 있을 것이다.


각설하고,


나훈아와 남진은 라이벌이었지만 방송대상에서 막상 1위를 더 많이 차지한 것은 남진이었다. 아마 그 때부터였을 것이다. 나훈아는 김추자를 모방하여 자신 자신을 브랜드화 시켜 고급화 전략으로 턴을 했고 남진은 보다 더 대중적인 이미지로 나섰던 것이다. 그게 1970년대 말.


인기를 한참 구가하던 시절(이 때 남진이 결혼 후 미국으로 잠깐 갔다가 돌아와서 공백기가 있었던 기억이 난다) 남진은 뜬금없이 TV 출연을 금지 당한다. 바로 전두환 정권 시절이다.


목포 출신 가수 남진은 왜 전두환 정권 때 TV 출연을 금지 당했을까? 이 배경에는 포복절도할 사연이 배경에 있었다. 남진이 직접 밝힌 사연이니 100% 팩트일 것이다.


전두환 정권 고위층이 어느 술자리에서 TV를 틀었는데 TV에 마침 남진이 출연하고 있었다. 그걸 본 고위층은 '지나가는 말'로 '저, 친구 아직도 TV에 나오나?'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자 알아서 기는 충성충들이 그걸 오해하고는 남진에 대하여 TV 출연 금지령을 내린 것이다.


지난 2014년 남진은 '주간경향'과 인터뷰에서 전두환 대통령 시절 고통스러웠던 시절을 회고하기도 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남진은 "결혼하고 미국에서 생활하다 귀국했을 때였다. KBS PD와 만나 프로그램 출연 약속을 했는데 방송 일주일 전에 ‘프로가 바뀌었다’며 나오지 말라고 했다"며 "방송 출연을 거부하는 이유가 뭔지 궁금했다. 여러 경로를 통해 알아보니 고위층이 파티 석상에서 제가 나오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저 친구는 지금도 많이 나오나?’라고 한 말을 듣고 밑에 사람이 과잉충성을 한 것이었다"며 황당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기사 출처는 여기를 클릭)



물론, 전혀 다른 이야기가 있다, 2014년이지만 사회적 파장이 커질 것을 염려해 남진이 '말을 돌렸다'라는 것이다. 2014년 인터뷰 전 2011년 인터뷰에서는 이런 말을 했기 때문이다.

[TV리포트 이혜미 기자] 가수 남진이 히트곡 ‘빈집’으로 활동하던 중 방송출연을 막는 보이지 않는 손에 귀향을 결심했다고 고백해 눈길을 끈다. 
(기사 출처는 여기를 클릭) --- 인용 텍스트의 '빈집'은 '빈잔'의 오타



의심가는 내용은 그가 목포 출신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TV 출연을 금지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DJ - 남진 - 구로공단 여공들.......... 호남 그리고 목포라는 공통점이 있으니 지배층에서는 연결 사슬을 끊어놓고 싶었을 것이다. 


서울역회군 그리고 518학살....... 그리고 518을 언급조차 하지 못하던 1981년 부미방 화재 사건........은 전두환 독재정권을 긴장시키기 충분했으며 1982년 미국에서 귀국하여 가요 빈잔을 히트쳐서 인기를 구가하던 시절에 이 목포라는 '반체제로 작동할' 연결고리를 끊어 놓고 싶었을 것이다. 당시 전두환 정권은 518 학살 날짜가 돌아올 때는 광주에서 당시 해태 타이거즈 홈경기를 못하게 했을 정도니까.



그리고 호남을 상징하던 남진은 전두환 정권 때 정치적 이유로 TV 출연을 하지 못했다'라는 주장들이 인터넷에 제기되고 있다. 사실일까?


2014년 남진은 무엇이 두려워 말을 돌렸을까? 


사건을 재구성 해보면

1980년 남진 결혼 후 도미
1982년 남진 귀국 후 '빈잔' 히트
1982년 방송 출연금지

2011년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방송출연 금지 당했다라고 남진이 술회 (심증은 가지만 물증이 없다...라고 했었다)
2014년 자신이 방송출연 금지 당한 이유가 고위층에 과잉충성의 여파... 때문이었다라고 남진이 술회. (마치 노래 '키다리 미스터 김'이 숏다리 박정희 때문에 금지곡이 되었던 것처럼)


즉, 2011년 이후 남진은 자신이 TV 출연을 금지 당한 실제 이유를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어느 것이 진실일까?

남진은 오해를 하고 있었고 나중에 실제 사실을 알게 되었을까? 아니면 사회적 파장으로 더욱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즉, 2011년 발언으로 남진이 전두환에게 탄압 당했다..라는 주장이 널리 퍼졌으므로) 말을 돌린 것일까?


나는 남진이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즉, 자신이 TV 출연 금지를 당한 것은 정치적 이유가 아닌 권력층에 지나치게 아부하는 여파 때문이라고. '키다리 미스터 김'이 금지곡으로 묶인 이유가 과잉충성의 결과였던 것처럼.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