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득면세점을 낮춰서 보편증세 효과를 달성하자는 주장에 대해서

증세는 단순히 지표를 가지고 조정 가능한게 아닙니다. 정치인에게는 '동성애'문제 처럼 생각이 있어도 입밖으로 꺼내기 매우 어려운 주제가 되고요. 국민들 입장에서는 남이 나보다 더내도, 왠지 내가 더 내는 것 같은 감정적 문제가 생기니까요. 누구로부터도 좋은 소리 못듣고 정치적인 입지도 흔들리는 주제죠.

그러나 정치하겠다고 나서서, 얇고 굵게 다선 국회의원이나 해먹겠다고 목표한게 아니라면 이 문제를 다뤄야 합니다. 왜냐하면 선진 복지국가는 높은 세율로서 높은 삶의 질을 누리는게 증명됐기 때문입니다. 증세가 모두에게 유익하다는 설득을 해내야 합니다. 그러니까 나는 진정성 있으니까 옳은 말만 할테야 하는 식으로도 해서는 안되고 매우 신중하게 전략적으로 민심에 다가가야만, 증세를 말이라도 해볼 수 있게 됩니다.

문제는 조세저항입니다. 세금내기 싫은 마음인데요, 이걸 어떻게 하면 세금 내고 싶은 마음으로 바꿀 것이냐의 문제입니다.

한그루님 제시하신 지표에서 보면, 니들 월급쟁이들이 딴나라에 비해서 세금 덜내니까, 월급 적은 놈들도 다 내라 한다고 임금소득자나 자영업자에게서 세금 더 걷을 수 있는게 아닙니다. 고지서 날리면 내기야 내겠지만, 걷어간 정권은 향후 10년간 권력잡을 생각 못하는거죠.

그렇다고 더민주와 자유당이 핑퐁게임하면서 경쟁적으로 소득면세점을 높이면 안되죠. 그런데 저 두당은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녀석들입니다. 그렇죠? 더욱이 가처분소득이 자꾸만 줄어듭니다. 부동산등의 금융비용, 통신, 엥겔지수, 사교육비 등 고정비 지출이 많아지니까, 국민들은 항상 쪼들려하고 가계 부채가 늘어나니, 결국 정부가 세금 깍아주는 걸로 소득을 보전해주길 바랍니다. 무능한 정치가 그런 요구에 대책없이 응해주니까, 딴 나라들은 소득면세점을 낮추는데 우리는 높이고 있는거죠.

이것은 악순환입니다. 아마 독일등의 나라는 소득면세점을 낮춰도, 되려 가계의 가처분소득에는 영향이 없으니까 그러한 재정정책이 가능할 겁니다. 정부는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적절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세금정책을 하는 것이죠. 가계는 소비의 주체인데, 소비 여력이 낮은 가계를 상대로 거기서 더 소비 여력 깍기는 방향으로 증세를 하면 됩니까? 장기적으로 보면 증세의 효과가 없습니다. 가계가 소비를 많이 해서 경제가 활기차게 돌아가고 부가가치들이 생기는 것에서 더 많은 세금들이 간접세로 들어올거에요.

그러니 복지를 위한 재정을 단순히 소득면세점 낮추는 세율의 기법을 가지고 논할 순 없을 것 입니다.

2. 보편증세를 위한 국민통합

복지를 위한 보편증세는 일반회계가 아니고 목적세라고 봐야 합니다. 이것은 지표를 들이대서 니네 세금 별로 안네네 하는 식으로 설득할 수 없습니다. 조세저항이 제로(0)가 되는 설득의 지점을 찾아야 하고, 국민들이 서로 인정해야 합니다. 증세가 이루어져도 가처분 소득이 줄지 않아야 합니다. 즉, 보편증세로서 내는 세금 만큼, 가계지출에서 공공서비스 구매비용이 절약되어야만 합니다. 이것을 국민에게 약속하고 체감하게 해주지 않으면 증세 할수가 없어요.

간접세나, 당장 소득면세점 지표만 놓고 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 지난한 국민설득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계속 이야기 하지만, 사회가 공평하다는 기본적인 인식이 없고, 국민들이 수구꼴통, 좌빨하면서 서로 용서할 수 없는 지점에서 갈라져있어도 불가능합니다. 우리 기득권 양당제를 설명하는 아주 좋은 문구 있잖아요.

"내가 소신껏 뭘 하진 못해도, 남 하는거 못하게는 할 수 있을 만큼의 권력', 이것이 우리 정치입니다.

그러니 고도로 발달된 정치를 가지지 않으면 지금상황에서, 상황논리에 밀려 말씀한 꼼수식으로 간접세나 면세포인트 놀음을 가지고 단기적인 확장적 재정정책 정도 술수 부리듯 하는 수준에서 벗어나기 힘듭니다.

장기적으로 진짜 세입의 규모가 늘어나는 보편증세를 국민이 합의해야만 우리가 지금 논의하는 보편적 복지국가를 지향하며 단계를 밟아 나갈 수 있습니다.

3. 안철수와 유승민

한그루님. 몇마디 말로 알 수 있는게 아니고, 당시 상황을 잘 알아야 합니다.

유승민은 당연히 보수적인 시장주의자죠. 재정건전성 이전에 작은정부를 지향하는 미국식 자유주의가 유승민의 노선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미국의 한 주로 편입되는 것이 목표가 아닌 이상, 거대 연방을 운영하는 양당정치를 모방할 순 없습니다. 당연이 유럽의 여러 민족국가단위가 현재 하고 있고 또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는 국민통합적인 중도정치를 채용해야죠.

미국은 연방이라는 상위의 정치공동체와 국민간에 정치전달체계가 복잡하고 중간단계도 많습니다. 그러니 연방을 움직이는 것은 포퓰리즘에 기반한 양당정치 할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국세청이 상당이 강압적으로 세금징수 업무를 합니다. 미국민들 입장에서 연방의 공공서비스를 체감할 수도 없는데 세금 내기 싫은거죠. 조세저항이라는 국민감정이 대단한겁니다. 국세청직원 총들고 세금받으러가고, 국민들도 국세청에 차로 돌진하고 서로 그렇다고 하더군요.

우리도 조세저항이 있지만, 대다수 국민이 정부에 내는 세금으로 안정된 치안과 안보를 비롯한 공공서비스가 유지된다고 체감합니다. 따라서 미국식으로 갈 이유도 없고, 연방도 아니잖아요. 보편증세로 가는게 꼭 불가능하지 않은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승민도 '재정건전성'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겁니다. 증세를 통한 복지국가의 가능성을 가진 나라기 때문에요. 유승민이 전통에따라서 보수자유시장주의만 주장한다면 재정건전성이라는 말을 쓸 필요도 없는거죠. 작은정부 하면 되니까요. 걷지도 않고 쓰지도 않는 정부 말입니다.

이런 배경에서 2010년 즈음에 상황으로 가면, 낮은 출산율과 88만원세대라는 레토릭의 유행으로 대표되는 심각한 양극화의 상황에서 무상교육과 무상보육이 고육지책으로 튀어나고 요구된겁니다. 최소한의 기회의 평등은 보장하자는 거였죠.

근데 이 무상이라는 말이 민주노동당에서 지은 건지 어쩐건지는 모르겠는데, 이게 잘못된 말이고 보수쪽에서는 정말 인정할 수 없는 단어였습니다. 이걸 쓰면 안됐던 거에요. 그러나 어찌됐든 그것이 아젠다로 튀어나와서 무지랭이들이 싸운겁니다. 보편이니 선별이니 하고 말입니다.

그때 유승민과 안철수가 둘이 한 목소리로 교육과 보육은 무상으로 하는게 맞다고 한겁니다. 엄밀히 말하면 보편적 방식으로 하자는 거죠. 안철수의 생각은 그정도를 말한겁니다. 그리고 유승민도 나는 무상교육과 무상보유을 찬성한다고 했습니다. 재정건전성을 언급한것은 하도 딴나라당에서 재정건전성으로 딴지를 거니까 일침을 놓은 것이죠.

북유럽 복지국가처럼 하자는게 아니고, 지금 약간의 확정적 재정정책을 하던, 아니면 SOC 토목 예산을 좀 줄여서라도 그정도는 우리가 해야 된다는 말이었고, 그런 워딩은 안철수와 유승민이 똑같았습니다. 다른게 어딨습니까.

오세훈이랑 홍준표를 필두로 딴나라당 애들이, 무상급식 하나만 가지고, 이걸 무슨 대마초가 히로뽕으로 가는 관문라고 주장하는것 마냥 복지천국 국가부도의 길이 열리는 사건처럼 설레발을 했습니다.

그것에 대해서 유승민도 당내에 한마디 한거고, 꼴갑하지 말라고요. 안철수도 안철수 생각에서, 당시 대선 출마하면서, 너 누구편이냐는 언론의 질문에 '한나라당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던 것처럼 수구보수 애들의 말같지도 않은 소리에 대답해준 것입니다. 물론 무상급식을 가지고 마치 보편복지국가라도 할 것처럼 설레발 하던 문재인 녀석들한테도 '중부담 중복지'개념 설명해주느라 안철수는 땀뺐고요.

안철수와 유승민은 같은 방점입니다. 뭐가 다른게 있습니까. 유승민이 미국식을 중부담 중복지라고 한거 정도, 그 시절의 시각차 정도 있겠지요.

4. 정리

앞서 댓글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보편복지 보편증세에서 재정건전성은 단기적인 세출을 확장적으로 운영하냐(적자), 보수적으로 운영하냐(흑자)의 문제가 아닙니다. 장기적으로 한 회계년도에 걷은만큼 쓰는데, 쓸데가 많으니까 그만큼 매년 안정적으로 세입을 확보할 수 있느냐의 관점에서 재정건전성입니다.

노동시장 유연화나 노령인구에 대한 재취업을 통해 생산적 복지를 제공하는 부분도 크게 생각이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안철수는 항상 정해진 무슨 주의나 내가 처한 정치적 입장 혹은 노선에 구애받지 않고 문제를 있는 그대로 보고 해결책을 모색하지요.

결국 중소기업 중심의 혁신경제를 어떻게 만들것인가가 제일 첫번째 고용복지입니다. 노동시장 유연화는 이미 되돌리 수 없는 일이 됐고, 지금은 유연화된 노동시장이 차별과 불평등의 기제로 작동하는데, 그것을 금지시켜야 하고, 유연한 대신 일자리 전체가 평균적으로 불평등하지 않은 좋은 일자리가 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최소한 핵심노동인력들이 일해서 스스로 먹고 살게 해주고 그 담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노령층까지 나누는 작업이 이루어져야합니다.

문국현씨가 일자리 나누기는 주장했습니다. 노무현 정권 말기에 그랬죠. 그 때 국민 선택을 못 받았고, 결국 일자리의 질만 최악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안철수가 나와서는 일자리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 겁니다. 그리고나서 나누는 거죠. 문국현 때 했으면 좋을 일이 미뤄졌고, 또 양질의 일자리 만들자는 안철수도 선택받지 못해 미뤄졌고,

그리고 이번 대선에서 안철수는 '고통분담'을 말했습니다. 좋은 기회들 다 놓치고 이제 세계 경제가 저금리 끝내고 보수적인 재정정책기로 돌아서면서, 당연히 돈쪼들리고 어려워지겠죠. 지금은 사실 복지의 장미빛 미래를 말하기 보다는 추운 겨울을 버티는게 우선인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겨울이 영원한 것은 아니고 겨울지나 봄이 오는 것이니까, 겨울 잘 버티고 봄이 오면 할 일들을 희망하면서 대비해나가야 합니다. 그 첫번째가 정치개혁입니다. 미국식 포퓰리즘으로 양당제가 운영되는데,우리가 연방정부도 아니고, 미국 주정부도 안되는 작은 나라에서 그런식의 정치 더이상 하면 안됩니다. 국민을 통합하고 국민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정치해야죠. 그러면 정말 뭐라도 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는 겁니다. 그런 정치를 국민들이 소유하는 것으로, 높은 삶의 질을 향유할 자격이 갖추어지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