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987이 '신과함께'를 이겼다고 합니다. 안동에 극장상황을 보니 6관짜리 영화관에 4개 스크린이 1987로 도배가 됩니다. 정상적이지 않습니다.

드라마 선덕여왕, 국제시장, 광해, 1987 등, 전체주의적 인지조작과 홍보가 문화를 점령하고 있습니다.

1987은 민주화 운동을 다루고 있는데, 충분히 드라마의 소재로 다룰 만한 것이어서 제작 개봉 자체는 비판의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학생 운동권 세력이 권력을 잡은 때에 권력의 정당성을 위한 홍보, 권력의 지속성을 위한 인지조작의 도구로 작동하는 것은 문화계가 비판적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80년대 민주화 운동은 반독재 반체제 운동입니다. 반독재는 민주화의 일부분이지 전체가 아닙니다. 반독재 운동세력은 민주주의라는 큰 숲은 보지 못하고 되려 전체주의적 신념과 행동양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반독재를 넘어서는 민주화 비전을 제시하지 못합니다. 오직 전체주의로서 전체주의에 대항하던 사고방식으로 진보와 보수로 갈라져 헤게모니 전쟁으로 정치를 하고 정권을 수호하거나 탈환하는 챗바퀴를 돕니다.

정치가 느와르 복수극이 되었습니다. 80년대 학생들이 꿈꾸던 미래는 이와같은 끝모를 선악의 대결구도가 아니었을 것입니다. 이제 반독재를 민주주의로 완성해야 합니다. 선악의 대결 구도를 끝장내고 국민을 통합하는 정치가 되어야만 성장도 복지도 햇볕정책과 동아시아 평화 문제도 힘있게 풀어갈 수 있습니다.

문화도 권력의 시녀로 길들이면 안됩니다. 가장 전체주의적 사고방식이 문화를 권력의 수중에서 놓지 못하는 행태죠. 김구선생께서 쓰신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 한구절 옮기는 것으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요, 경제력도 아니다. 자연과학의 힘은 아무리 많아도 좋으나 인류 전체로 보면 현재의 자연과학만 가지고도 편안히 살아가기에 넉넉하다.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이 마음만 발달이 되면 현재의 물질력으로 20억이 다 편안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의 힘이다.

나는 우리 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서 실현되기를 원한다" / 백범 김구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