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 편집실 - 아크로 주요 논쟁 Archive, 좋은 글 다시 보기
아래 글은 이 토론을 지켜 보던 어떤 님- 호남 정통민주주의 지지자, 소위 런닝맨으로 추정되시는 분-이 메일로 질문하신 내용입니다. 제가 답변 드릴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잘 모르는 부분도 있어서 논의를 확장하기 위하여 그대로 가져와 봅니다.
호남의 투표행위, 어떻게 보아야 하나?
아래 논의 사항은 어떤 님이 이 논쟁을 보시면서 제게 하신 질문들입니다. 그대로 올리지는 않고 요지만 살려서 올렸습니다. 한번 논의를 풍부하게 하는데 활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만일 호남의 투표를 계급투표라고 인정한다고 가정합시다. 그런데 이번 총선에서 이정현 씨가 새누리당의 이름으로 서구 을에서 당선되었다 가정해 봅니다. 새누리당과 그 전신이 엄연히 "기득권층 계급의 정당"이니 "계급 투표"를 했다는 호남은 "계급"을 배반했다는 소리가 됩니다. 물론 이정현씨를 찍은 의도는 지역 발전을 위한 의도였을텐데 계급론적으로 이 투표는 잘못이 되어버립니다. 이 경우를 어떻게 설명해야 합니까?이런 결과가 나와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반대로 민통당이 당선되면 계급투표가 여전히 맞다는 결론이 되나요? 지금 민통당과 새누리당의 정책차이가 얼마나 되어서 그 주장이 유효한지 궁금합니다.
2. 여기 회원 담로 님 같은 경우는 소위 계급론적 시각, 진보적 시각과는 확연히 다른 주장을 하시는데, 그것이 호남 발전을 위한 의도라고 해도, 진보정당 및 시민단체를 지역발전 반대파로 보아 반대하시고, 희망버스를 절망버스(부정적인 면을 인정한다고 해도)로 보시면서 노조 역시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심지어는 노조 무용론까지 펼쳤습니다. 뿐만 아니라 김용철마저 삼성그룹에서 호남 인맥을 숙청해버리는 계기가 되었다고 비난하신 적이 있어요. 이 분의 주장은 호남을 위한다고 해도 계급주의에 반하지 않습니까?
담로님의 경우 진보니 민주니 심지어는 햇볕정책까지도 지역 발전에 도움 안되는 그런 추상적인 주장은 그만하자고 하셨을 정도입니다. 호남 지역이 피폐되고 차별받고 박해받았으니 이해를 전혀 할 수 없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그 발전 방법이 지배 이데올로기가 쓰던 방법을 그대로 주장하는 것은 어떻게 말해야 하나 모르겠습니다. 수도권으로 이주한 호남인들이 겪은 박해나 차별에 대해서는 분명히 계급적인 입장을 가지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그러나 호남차별에 대한 해결 방법으로 그 박해자들이 쓰던 방식을 쓰는 건 모순 아닌가요? 사실 그걸 지역 대신에 일본-한국의 관계로 치환해버리면 독재정권의 행태도 정당화할 수 있는 논리입니다.
3. 계급투표가 맞다면 여타 지역과 같이 갖고 있던 트리클 다운적인 욕망(우리지역 출신 재벌이 늘어나 지역이 이익 본다거나, 새만금식의 대규모 개발)이 호남에서는 없어야 하는데 호남에서도 이런 욕망은(특히 담로님 같은 사람의 지역개발 욕구는) 주장되더군요. 전북의 많은 대중들이 새만금 개발에 반대하는 환경운동가들을 고깝게 보았다는 점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15대 총선에서 강현욱이 유일하게 당선된 일은 새만금 때문이라는 걸 감안하면 더욱 말이 안되는 거 같습니다.
4. 결국 호남이 원하는 것이 다른 지역과 같다면 호남이 "계급 투표"를 한 것은 새누리당이라는 신성동맹(고종석의 표현)이 철저하게 호남을 배격했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 대놓고 주장하는 욕망을 호남에게는 새누리당의 배척으로 인해 철저히 포기하고 강요된 투표를 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계급 투표"가 잘못되었다면 모르되 호남이 다른 지역과 다를 바 없는 그러나 새누리당 하에선 절대 얻을 수 없는 기득권 세력의 집권으로 인한 트리클 다운 효과를 원했다면 "계급 투표" 주장은 호남의 입장을 억누르는 폭력적인 주장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주장으로 인해 현재의 상황까지 오게 된 거 아닐까요? 지역 이익을 주장하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지역주의가 아닌 도덕적 우위를 주장하기도 이상한, 그런 상황 아닐까요?
호남지역의 이익을 포기하는 정신을 가지라는 훈계를 듣게 되는 것으로 끝나죠
친노들은 호남지지가 반한나라당 성향의 지역주의 투표로
민주화에 대한 '진정성'이 없는 투표라고 하고요
사실 호남표에 대한 이러한 엄격한 폄훼는 호남인들의 반새누리당 상수적 지지로 인한 것입니다
영남, 충청, 수도권, 강원, 제주도는 어떤 공약을 내세워서 표를 가져올까 하는 궁리를 하는 반면에
호남인들의 지지에 대해 현미경과 관심법을 사용하여 정당성을 없애거나 반대급부 없는 지지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요
저는 그래서 호남이 계급투표가 아니고 지역주의 투표라고 주장하는 친노들의 주장에 동참해서
호남인들의 투표도 지역주의 투표이니
그래서 박근혜가 친노보다 더 잘해줄 것 같다고 판단하면 새누리당 찍는 것도 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호남이 계급 투표를 해왔다고 하자구요. 그 계급투표와 지역발전 주장이 왜 상충됩니까?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장 큰 욕구가 부자되는 욕구일건데 말입니다.
지금까지 계급 투표를 해왔다해도 이젠 부자되는 길로도 가봐야겠다 그렇게 이해하면 되잖아요.
새누리당 세력들이 부자되자는 주장을 많이 하니까요. 지난 4년 이정현 호남을 위해서 많이 뒨 실적도 있으니까요.
민통당은 호남 낙후와 피폐를 방치했기에 이젠 뛰게 만들어야하고 뛰게 만들려면 양어장에 가물치를 넣어놓는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정현 이란 가물치를 풀어놓으면 민통당 국회의원들도 민통당도 뛰겠죠. 안뛰면 한마리 더 넣어놓고 그래야 한다봅니다.
김용철이던 시민단체던 민노총이던 그들이 어떤 계급의 세력이던.
역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되는 욕구가 있죠.
한번 가난했다고 영원히 가난해야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시민단체든 민노총이던 통진당이던 저 세력들이 밥통을 만들고 밥을하는 세력들은 아니고 다된 밥을 나눠먹자는 세력들인데. 낙후되고 피폐한 호남에 나눠먹을것이 있어야 할텐데. 아시다 싶이 호남권은 나눠먹을것이 없잖아요.
그런데 자기들 조직논리로 설치면 낙후된 지역 더 피폐할수 뿐이없죠. 낙후지역에선 나눠먹자는 세력보다는 밥통을 만들고 밥을하는 세력들이 좋다봅니다.
전북 새만금을 말씀하시면서 계급투표를 말하셨는데요.
호남이 처음부터 가난한 지역이 아니였잖아요. 항상 내적으로 빨리는 상황 타파하고 지역 발전을 원해왔죠. 그런데 상화이 안되었을뿐.
호남은 해방이후 보수라는 한민당의 거점지역이였고.
부자 지역이였지만.
독재 30년을 거치면서 내적으로 빨리고 딱지붙임 당하고 그렇게 가난해진 지역이고..80년 이후 호남이 약 30년간 계급투표도 되었을건데요.
호남은 반 독재를 하게된 중요한 또하나 호남출신 대통령을 만들자가 있었죠.
호남이 내적으로 빨리면서도 호남 출신 대통령을 만들면 우리가 지난시간에 빨린것 언젠가 보상받을수 있을거다라는 희망.
그런데 정권 만들었는데 보상 없었고.
호남출신이 권력을 잡으려고 무섭게 달려드니까 3당 합당이후 호남 고립 포위 전략이였다고 보는데요.
이젠 호남세력들이 민통당 내부에서도 사실상 배척 받는 상황인데.
이젠 호남의 이익을 찾아야 하는것 아닌가? 그것이 계급이던 아니던 시급한것은 낙후되고 피폐한 경제 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호남이 권력 1인자를 지향했기에 새누리당이 고립 포위 하였지만.
호남이 권력 1인자 포기하고 호남 경제 발전을 중심에 놓는 케스팅보트로 나서면 상황이 전혀 달라진다 보거든요.
호남이 표값 받기를 위하고 그러는것이 싫은 세력들은 호남을 도덕적 우위속에 가둬두려고 한다 생각합니다.
호남이 도덕적으로 우얼한것이 뭐가 있어요?
한국 사람들 다 똑같은 사람들 모두다 잘먹고 잘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인데.
호남이 시험을 받았고 그 시험을 피하지 않았을뿐.
타지역도 시험 받았으면 호남처럼 대응했을테고.
이젠 민주화의 성지는 벽장에 넣어두고 낙후와 피폐 극복하는데 매진했으면 좋겠습니다.
..
그리고 나는 햇볕정책을 지지합니다.
다만 왜 호남이 자기 발등에 불도 못끄는 신세인데 북한 문제까지 떠맞는 상황이여야 하나?
코앞의 상황적인 입장을 가진 수도권이 알아서 해야 하는것 아닌가? 그런 생각입니다.
담로님/ 그러니까 한나라당은 밥통 만들어 밥을 하는 세력이고, 시민단체-통진당-민노총은 (한나라당이 만들어 놓은 밥을) 나눠먹자는 세력이다.
그런데 호남과 같은 낙후지역입장에서 보면 밥통 만들어 밥을 하는 세력이 좋다.
따라서 호남 유권자들은 한나라당 찍는 게 바람직하다.
이런 말씀???
만일 이게 진심이라면, 노무현은 결국 맞는 말을 한게 되네요.
맞는 말 한 사람을 그렇게 증오하는 이유가 살짝 헷갈립니다.
가물치가 되든, 상어가 되든 일단 한나라당, 새누리당도 뽑아야 한다는 노무현의 말을 실천하는 런닝맨분들은 결국 노무현을 인정한 셈 아닌가요?
인정은 하지만 싫고 밉고 증오스럽다..... 뭐 이런 심리도 가능합니다. 인정합니다.
그러나 이 복잡한 멘털리티를 보고 있자니.. 뭔가 착잡합니다.
모두들 좋은 밤 되시기 바랍니다.
'호남이 단결을 풀어야 영남이 단결을 푼다'는 거죠
즉 노무현에게 있어서 호남이 한나라를 뽑아서 실제로 호남에 혜택이 돌아가는 지에는 관심 없습니다
다만 영남사람들이 열린우리당을 찍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위한 한 방안에 불과한 거죠
이건 유시민의 '민주당이어서 노무현을 찍은 사람을 버려두고 민주당이어서 노무현을 찍지 못한 사람의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것과
일맥상통한 거고요
그 당시 호남인들은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보다 호남발전에 더 힘을 써줄것이라고 생각했고 정당성도 있다고 생각해서
갑자기 한나라당 찍으라는 노무현의 말을 이상하게 생각한거죠
지금은 상황이 달라진게 친노들이 새누리당보다 호남발전에 더 도움이 안 될거라고 생각해서
새누리당 투표하겠다고 한 거고요
비유를 하면 노무현이 부자인 호남인에게 은행융자하라고 해서 거절합니다
그리고 노무현이 호남인에게 주식투자를 권했는데 주가폭락으로 호남인이 알거지가 됩니다
그 후에 호남인이 할수없이 은행융자를 하게 되니' 노무현의 선견지명의 위대함'을 찬양하는 꼴이죠
런닝맨이구 누구구 간에, 이제까지 호남의 투표가 자기 지역이나 자신들의 이익에는 다른 선택이 더 유리함에도 불구하고 더 높은 대의를 위해 무엇인가를 희생해가면서 손해보는 선택을 했다는 것인가요?
계급투표는 "자기 계급에 유리한 방향으로 투표하는 것"입니다. 만약 호남 지역의 이익이 현재 시점에서 피지배계급에게 유리한 것이라면, 그 방향으로 투표하는 것 역시 계급투표의 하나로 봐야죠. 가난한 노동자들이 절대 다수인 흑인들을 배려하는 어퍼머티브 정책이 겉으로는 인종정책이지만, 본질적으로는 계급정책이 되는 이유가 바로 그래서입니다.
우선 민주공화국의 보편적 상식이라는게 있습니다. 그것에 입각하여 지역차별적으로 자원이 배분되어서는 안되며, 만약 차별적 배분이 있었다면 역차별을 통해서라도 회복되어야한다는 주장은 당연히 옳습니다. 그것은 또한 피지배계급에게 유리한 진보적인 주장이기도 합니다. 민주공화국의 보편적 상식이라는 것은 언제나 노동자계급의 편입니다. 또한 봉건계급과 자본가계급이 투쟁할 때, 노동자계급은 늘 자본가계급의 편이라는 '계급론'의 기본 개념을 까먹으시면 곤란한겁니다. 차별받은 지역의 원상 회복은 계급 운운하기도 전에 이미 민주공화국으로써 갖춰야할 쌩 기본인겁니다. 이 문제를 놓고 '계급이냐 지역이기주의냐" 운운하는 논쟁은 정말 황당부르스한거죠.
예를 들어, 노동자들이 주로 사는 지역이 있고 자본가들이 주로 사는 지역이 있다고 칩시다. 그런데 서울시장이 예산을 부자동네 개발하는데 훨씬 더 많이 써왔어요. 그래서 노동자들이 주로 사는 지역의 구청장이 이의를 제기하고 원상회복을 요구한다고 칩시다. 그 요구는 계급적 요구일까요 아니면 지역이기주의적 요구일까요? 어느 하나를 인정하면 다른 하나를 부정해야만 하는 그런 상충되고 모순적인 요구가 되는걸까요? 그냥 말장난하는 겁니다.
이정현을 찍는 문제도 그래요. 어떤 계급적 사안에는 단기적으로 유리한 것이 있고 장기적으로 유리한 것이 있을 수 있죠. 두가지는 때로 서로 모순되고 상충될 수도 있습니다. 판단의 기준은 어느 것이 더 유리한가여야 하겠죠. 물론 이정현 당선이라는 단기적 이익이, 장기적으로는 손해일 수 있습니다. 아닐 수도 있구요.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살펴봐야 할 지점은, 지역차별의 원상회복이라는 민주공화국의 상식이기도 하고 계급적이기도 한 그 요구를 관철시키는 문제에 있어서, 이정현 당선이라는 옵션까지 고려해야만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 그 상황 자체입니다. 그런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 원인제공자인 친노들에게, '이정현 당선'을 논하는 아크로 런닝맨들을 비난할 자격이 과연 있는걸까요?
추천게시판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