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는 왜?


                                                                 2018.01.02




문재인과 청와대는 임종석이 UAE를 간 이유와 목적에 대해 명확하게 밝히지도 않으면서 은근슬쩍 박근혜 정권 때문에 UAE가 토라져 사단이 났고, 이를 무마하기 위해 이번 정권이 나선 것이라는 뉘앙스를 흘리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권이나 친문재인 언론들은 이명박이 UAE 원전 수주를 하면서 (핵폐연료봉 등 고준위)핵폐기물를 한국에 반입하기로 이면 계약했는데, 이를 박근혜 정부의 국정원이 조사를 했고 이 과정에서 UAE가 열을 받았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전혀 신빙성이 없는 이야기라고 저는 봅니다.

이명박은 이면 계약 자체가 아예 없었다고 말하고 있기도 하지만, 설사 이면 계약이 있었다 하더라도 (문재인 정권에 따르면) 박근혜 정권이 이명박의 이면 계약을 조사한 시기는 2013년 4월로 시기적으로 문재인의 청와대와 친문 언론의 주장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만약 2013년 4월, 박근혜 정부의 국정원이 리베이트를 조사하여 UAE 왕실의 심기를 건드렸거나, 핵폐기물처리에 대해 한국의 입장이 바뀌어 이면 계약을 이행하지 못하겠다고 해서 UAE와 한국(박근혜 정부)과 관계가 악화되었다면, 아래와 같이 2014년~2016년까지 UAE가 한국에 우호적으로 절대 나올 수 없습니다.


2014년 2월 27일, 박근혜 대통령, 한국을 방문한 무하메드 왕세제와 접견,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재확인하고, 원전, 에너지, 국방 등 제반 분야에 협력을 강화키로 함.

2014년 5월 20일,  박근혜 대통령, 직접 UAE를 방문해 ‘한국형 원전’ 설치식에 참석.

2014년 7월, 서울대 병원, 1조원에 달하는 UAE 왕립병원 운영권을 수주.

2015년 3월, 박근혜 대통령, UAE를 다시 방문해 원전, 의료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

2016년 9월, 윤병세 외교부 장관, UAE외교부 장관과 회담하면서 상호협력 강화, UAE의 북핵 비난에 감사를 전함.

2016년 10월 20일, UAE와 54조에 달하는 향후 60년간 원전 운영 계약 체결.   


만약 UAE가 박근혜 정부에 서운한 감정이 있었다면 박 대통령이 탄핵소추 당하기 직전인 2016년 10월 20일에 54조에 이르는 원전 운영권을 한국에 줄 수가 없습니다. 어떤 경우라도 박근혜 정부 시절, UAE와 관계가 틀어졌다는 문재인 정부의 발표는 설득력이 없습니다.


친문재인 언론들은 이명박이 핵폐기물을 한국으로 반입하겠다는 이면 계약을 했는데, 박근혜 정부가 이를 이행하려 하지 않아 UAE가 빡 쳤다고 보도를 하는데 이는 한 마디로 개소리에 불과합니다. 이 문제로 박근혜 정부가 UAE와 관계가 악화되었는데 어떻게 2016년 10월 20일에 한국과 54조에 이르는 원전 운영 계약을 UAE가 체결하겠습니까? 만약 이 문제에 대해 UAE와 한국 간에 이견이 있었다면 원전 운영을 한국에 맡기겠습니까?

그리고 핵폐기물처리 문제는 당장의 문제가 아니라 30~40년 이후의 문제라서 설사 이면계약에 대한 이행문제가 거론되었다 하더라도 충분한 시간이 있는데 이를 박근혜 정부가 자신의 임기에 이행할 수 없다고 이야기할 리도 없습니다.

사용후 핵연료의 관리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임시 저장->중간 저장->재처리->영구 처분.

핵연료를 사용후 영구 처분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우리나라는 원전을 가동한 지 40년이 넘었습니다. 40년 동안 고준위방사성핵폐기물인 사용후 핵연료를 원전 내에 모두 보관 관리하고 있고 지금은 재처리를 거쳐 영구 처분으로 가야 할 시기입니다. 현재 영구 처분시설 부지를 물색하고 있는 중이고 재처리와 관련 미국과 계속 협상을 하고 있습니다. 재처리하는 국가는 영국, 프랑스, 러시아, 인도, 일본, 중국이고, 미국, 캐나다, 독일, 스웨덴 등은 재처리를 하지 않고 곧바로 영구 처분을 하려 합니다. 우리나라는 재처리를 하고 싶으나 미국과 원자력협정에 묶여 아직 재처리를 할 수 없는 형편입니다. 재처리를 할 수 있게 미국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데, 2015년 원자력협정 갱신에서 파이어 프로세싱 핵연료 재처리 기술을 연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습니다. 미국은 핵확산 방지를 위해 핵폭탄의 원료가 되는 플로토늄을 재처리 과정에서 추출할 수 없도록 재처리를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는데, 한국이나 UAE도 이 규제에 묶여 있습니다. 파이어 프로세싱 기술은 사용 후 핵연료를 재처리하되 플로토늄 추출 없이 재처리가 가능해 핵확산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기술로 우리나라는 일정 수준의 연구가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재처리를 하게 되면 핵연료를 재활용할 수 있는데다 핵폐기물이 1/4 수준으로 감소한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UAE도 2018년부터 원전을 가동하더라도 영구 처분 단계까지 갈려면 최소 30년간의 여유 기간이 있고 그 동안 임시 저장과 중간 저장을 UAE의 원자력발전소 내에서 하면 됩니다. 즉, 이 문제는 당장 급한 일이 아니라서 UAE와 한국이 이를 두고 지금은 다툴 일이 아니라는 것이죠.

따라서 친문 언론들의 박근혜 정부와 UAE 간에 핵폐기물처리 문제 때문에 사이가 벌어졌다는 보도는 설득력이 없습니다.


그 다음으로 일부 언론들이 박근혜 정부 탓을 하는 것이 있는데, 박근혜 정부가 UAE와의 군사협력 및 방산협력에서 마찰을 일으켰다는 것입니다. 이것 역시 말이 안 되는 주장입니다.

앞서에서도 말했지만, 이 문제에서 UAE가 박근혜 정부와 마찰을 빚었다면,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 직전인 2016년 10월 20일에 54조에 이르는 원전 운영 계약을 UAE가 할 리가 있겠습니까? 그리고 5년간 UAE에 대한 우리나라 무기 수출액이 1조2천억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가 왜 UAE와 이 문제로 마찰을 일으키겠습니까? 문제가 일어났다면 문재인 정부가 이 문제를 잘못 건드려 UAE의 심기를 건드렸다고 봐야 하지요.

SK 최태원 회장이 UAE에서 2조 가량의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어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임종석을 만난 것이 2017년 12월초입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UAE를 방문한 것이 2017년 11월 1일이고, 해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해군 소장)은 11월 14일~15일 UAE를 방문했고, 합동참모본부 군사지원본부장(공군 중장)은 임종석이 UAE를 방문하기 직전인 12월 7~10일에 UAE를 다녀왔습니다. 작년 11월, 12월에 우리나라 국방장관과 군 고위 관계자들이 대거 UAE를 방문한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UAE와 군사협력 및 방산기술협력 등에 문제가 생겨 UAE가 한국에 불만을 제기한 것이 지난 해 11월부터라고 보면, 한국과 UAE간에 이상이 생긴 것은 그 때부터이거나 빨라야 8월 이후라고 봐야 합니다. 즉, 문재인 정권이 5월에 들어서고 문재인 정권이 UAE와 군사협력을 축소하고 방산기술이전에 소극적으로 나오자 이에 대해 UAE가 불만을 터트렸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추론이지요. 만약 박근혜 정부에서 사단이 났다면 어떻게 2017년 11월에야 UAE가 문제를 제기하겠습니까? 이건 말이 안 되지요.


제가 보기에는 문재인 정부가 UAE와 군사협력이나 방산기술 이전, 그리고 무기 수출에 있어 잘못 건드린 것은 아래의 3가지로 봅니다.

첫째, 이미 언론에서도 보도되었지만, 이명박 정부가 UAE와 군사협력 협정을 맺은 것을 문재인이 국회의 비준이 필요하다고 UAE에 이야기하면서 이에 대해 UAE에 부정적 시그널을 준 것이 UAE를 화나게 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두 번째는 UAE에 파병된 아크부대를 축소하려는 문재인의 정책에 대해 UAE가 반발한 것이라고 봅니다.

세 번째는 언론에서는 보도되지 않았지만, UAE의 미사일 방어계획에 우리 측이 애초 약속한 것을 이행하지 않고 차질을 빚게 한 것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UAE는 우리에게 원전 건설과 운영을 맡기면서 원전을 이란, 예멘 등 적대국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미사일 방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도 마침 한국 자체의 미사일 방어시스템인 KAMD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 UAE가 요구하는 요격 미사일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고 무기 수출도 할 수 있어 이에 응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최근 ICBM급 탄도 미사일의 고각 발사에 성공함에 따라 일이 꼬이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KAMD는 M-SAM으로 20~40km 저고도를 요격하고 L-SAM으로 40~60km 고도를 요격하는 체계입니다. M-SAM은 개발 완료해서 실전 배치중이고, L-SAM은 현재 개발중에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ICBM급으로 고각 발사에 성공함에 따라 L-SAM으로도 이런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습니다. 그래서 먼저 150km를 요격할 수 있는 고고도 미사일 사드를 배치한 것입니다. 사드도 사실상 고각으로 발사되는 북한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L-SAM이 아니라 사드보다 더 고고도 요격이 가능한 500km 고도 요격 미사일인 SM3(최대 속도 마하 7.3)가 필요하게 된 것입니다. SM3는 미국이 개발한 것으로 우리가 보유한 이지스함에는 SM2만 장착이 가능하고 SM3는 2023년에 건조되는 이지스함에는 장착이 가능합니다.

북한이 탄도 미사일 고각 발사에 성공에 대응해 우리는 L-SAM이 아닌 SM3로 방향을 선회할 수 없게 됨에 따라 L-SAM의 개발 이유가 사라지게 된 것이죠.

문제는 UAE는 L-SAM급 미사일이 필요하다는데 있습니다. UAE를 위협하는 국가는 이란, 예멘, 그리고 IS 등인데 이들 나라들은 북한처럼 미사일 기술이 없어 ICBM급 미사일도 없고 탄도 미사일을 고각 발사하기도 어려워 UAE는 고도 20~60km 정도에서 요격하는 미사일만 있으면 됩니다. 오히려 고도 200km 이상에서 날아올 미사일 없기 때문에 SM3는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는 L-SAM이 필요 없어 막대한 돈을 들여 개발할 이유가 없고, UAE는 필요하니 개발해서 공급해 달라는 입장이니 상호 의견 충돌이 벌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이렇게 제3국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 것입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11월초에 UAE를 방문했을 때, 이런 우리 측 의견을 UAE에 전달하자 UAE가 당초 약속대로 L-SAM을 개발해 공급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쌍방에 갈등이 일어나지 않았나 추측해 봅니다.

이 문제도 결국은 문재인 정부 들어 발생한 것이라는 게 훨씬 설득력이 있어 문재인 정권이 UAE와의 갈등이 박근혜 정부에서 일어났다는 주장은 신빙성이 없다고 보여집니다.

사실 우리는 L-SAM을 그대로 개발해 저고도 요격은 PAC3(패트리어트)와  M-SAM으로, 중고도는 L-SAM, 고고도 THADD, 500km 초고고도는 SM3로 다층 요격 시스템을 구축하면 되기 때문에 L-SAM의 개발을 유보 혹은 중단할 필요 없이 개발하여 UAE에도 팔고 자체 요격 미사일로 사용하면 된다고 봅니다. 그리고 UAE 외에 다른 국가에도 판매가 가능하니 굳이 L-SAM 개발을 중단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사일 개발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것도 무시 못하구요.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문재인 정권이나 친문 언론들이 박근혜 정부가 UAE와 관계를 소원하게 만들었고, 이를 무마, 수습하기 위해 임종석이 UAE를 갔다는 주장은 터무니 없어 보입니다.

모든 정황으로 보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선언, 문미옥 청와대 과학기술 수석의 아부다비에서의 탈원전 홍보가 UAE의 심기를 건드린데다, 아크 부대의 축소 계획이 알려지고, 11월 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미사일 체계 변경이 UAE 측에 전달되면서 결국 12월초에 UAE 왕실이 폭발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문재인과 청와대는 자신들이 관리를 잘못해 발생한 외교적 위기와 경제적 손실을 박근혜 정부 탓을 돌리는 후안무치한 짓을 하면서 국익을 위해 자세한 경위는 밝힐 수 없다고 발을 뺍니다.

저도 외교상 문제를 아무렇게나 공개하는 것은 반대합니다만, 문재인 정권이 정녕 국익을 위해 공개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면, 누구의 핑계나 탓을 댈 것이 아니라 국회 국방위에서 개략적으로 이유와 목적, 그리고 공개할 수 없는 이유를 비공개로 설명하면 될 것입니다.

임종석의 UAE 방문의 목적과 결과에 대해 6차례나 말을 바꾸고, 그것도 전 정부의 탓으로 몰아가는 작태는 국민을 우롱하는 짓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