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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7월, 조갑제가 김대중을 인터뷰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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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이 대통령이 되면서 정책을 두고 조갑제가 김대중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하기도 했습니단 이 인터뷰는 김대중을 이해하는데 어느 책들보다도 더 도움이 되리라는 판단에 링크를 겁니다.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총재/대통령중심제 고수 선언!(1) --- 인터뷰 전문은 여기를 클릭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총재/대통령중심제 고수 선언!(2) --- 인터뷰 전문은 여기를 클릭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총재/대통령중심제 고수 선언!(3) --- 인터뷰 전문은 여기를 클릭
안철수의 합당을 옹호하면서 김대중을 호출하는 분들, 합당을 반대하는 국민의 당 소속 의원들만큼이나 '김대중 이해'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인터뷰 내용 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 제가 영남패권을 거론하면서 '영남 유권자들이 영남 지배층의 영남패권에 부역(?)했지만 실제로는 그들도 피해자이다'라는 주장을, DJ가 이 인터뷰에서 했습니다.
지금 경상도에도 金泳三 정권을 찬성하는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편파적인 지역발전론과 인사정책을 썼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나는 지역 차별한 지도자를 배척하는 것이지 그 지역 사람들을 배척하겠다는 뜻이 아닙니다. 경상도 사람들도 지역 차별 전략의 피해자입니다. 대구가 30년을 집권했는데 지금 6대 도시 중에 1인당 소득이 최하위입니다. 역대 TK, PK 정권이 자기 정권의 이익을 위해 대기업 위주의 정책만 폈기 때문입니다. 영남 사람들의 소박한 애향심을 악용해서 가장 사악한 정치를 펴온 것이 역대 정권입니다.
본의 아닌 피해자가 된 영남 사람들도 구원받을 수 있는 정치, 4천5백만이 [우리가 남이냐]라는 말로 뭉칠 수 있는 정치를 해야 합니다. 내가 그동안 싸워 온 것이 특정 道를 배척하고 특정 道를 위하기 위해서 목숨 걸고 싸워왔겠습니까? 나는 지역차별 정치의 최대 피해자입니다. 그러한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도 다음 정권은 거국내각을 해야 합니다. 이는 내가 지난 92년 선거에서도 주장한 바입니다}
정치를 저차원으로 내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정치가 그런 저차원에서 정해지고 있다는 것이 문젭니다. 현실을 똑바로 봐야 합니다. 1992년 14代 총선에서 우리가 좋은 정책을 내세우고 권위있는 기관에서 우리의 공약이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한 표도 도움이 안됐습니다. 우리가 농민을 위해서, 중소기업을 위해서 그렇게 노력했지만 그들의 표가 오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순간에는 항상 지역성에 얽매여 투표했지 않았습니까. [우리가 남이가] 한 마디가 모든 걸 다 뒤엎는 거예요.
이 문제를 깨지 않고는 정치가 정책대결이나 이념대결이 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국정을 맡은 사랑은 공정하게 인재를 등용하고 공정하게 지역 발전을 시켜야 할 의무가 있는데 자기 지역의 인재만 쓰고 자기 지역만 발전시키는데 이 문제를 덮어두고 이념과 정책을 얘기하는 것은 위선입니다. 그러니까 내가 정치를 비하시킨 것이 아니고 역대 정권이 정치를 비하시켰기 때문에 이 바하를 깨야 정치가 승화된다는 것입니다
과연, 통합 논의도 되기 전에 '누구누구는 안된다'라고 공개적으로 말하는 바른정당과 합당을 하려는 안철수가 도대체 DJ와 무엇을 공유하고 있습니까? 그런 바른정당 소속 의원들을 안철수는 한번이라도 설득한 적이 있습니까?
한번 읽어보십시요. 서로 적이라고 할 수 있는 조갑제와 DJ의 인터뷰 내용을 말입니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寂易騷"를 남기고 간다.
2018.01.02 11:27:40
한그루님. 김대중이 96년에 했던 문제인식이 강산이 변한 2018년에도 여전히 유효한 것이 비극입니다. 안철수가 박지원 떼고 오라는 바른정당의 요구에도 합당을 추진하는 것보다 본질적인 문제지요. 정치가 3김시대에서 오늘에 이르러서도 바뀌고 나아진것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 말입니다.
조갑제는 먹물이고 철두철미한 이념사상가죠. 정치가 이념과 사상, 정책의 경쟁구도가 되지 못한다는 김대중의 현실인식, 지역주의가 정치의 올바른 기능을 저해한다는 문제인식에 조갑제가 동의한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중도보수 정치인 김대중이 정권을 잡고는, 본인이 비판했던 정치의 문제점 그대로를 답습하는 것을 보고는 조갑제가 깊은 배신감, 좌절감 같은 것을 느껴서, 차라리 마키아벨리즘의 박정희가 훨씬 나았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외환위기를 경제 인프라의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기 보다 중산층의 몰락을 담보로 대기업 살리기에 올인했고, 홀대받았던 호남의 지역개발, 인재등용에 치우쳐서 지역갈등을 보다 심화시켰습니다.
노무현은 지역갈등을 패권정치의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하고는, 지역갈등 해소를 자신의 정치브랜드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노무현 이후 패권정치는 가장 강력해졌지요. 더민주는 지역을 초월한 정당을 만들었다고 자평할지 모르지만, 도리어 영남패권이나 친노패권으로 패권의 양태가 세분화 됐을 뿐, 지역주의는 선거제도에 뿌리내린 영향력을 가지고 여전히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고, 거기에 더해서 친노친문 패권이라이는 선동꾼들에 의한 강력 파시즘을 만들어냈습니다. 노무현의 유산이죠.
결국은 문제의 핵심을 잘 못본 것입니다. 김대중과 노무현 두 분 다 지역주의라는 역사적 산물에다가 정치실패의 책임을 떠넘긴 꼴 밖에 안된 것이죠. 문제의 핵심은 '패권가능구조'입니다. 어떠한 형태로든, 지역주의던 파시즘이던 어떠한 형태로라도 패권이 가능한 정치현실, 권력구조, 선거제도, 의식수준...
첫째는 이것을 문제삼을 줄 알아야 합니다. 정치 자체를 먼저 해결해야할 문제로 인식하고, 정치를 바꾸자는 말을 해야 합니다. 둘째는 해법을 제시해야 합니다. 이게 문제다라고만 떠들면 반쪽짜리도 안돼죠. 이렇게 하면 해결된다고 해결책을 내놔야죠. 그래야 반쪽은 됩니다. 셋째는 실천해야 합니다. 말만 하는 것은 누구나 합니다. 실천해야 비로소 길은 아는자에서 길을 걷는자가 되는 것이죠.
김대중 노무현은 그것을 하자고 하고 해법을 제시하고 실천한 사람이죠. 그리고 지금 그것을 하자고 하고 해법을 제시하고 실천하는 정치인은 안철수 뿐입니다. 따라서, 한그루님! 방법론을 가지고 심화된 토론을 해볼지언정. 김대중보다 안철수가 잘났니 못났니 하는 것은... 그런것은 할 이유가 없는 일이겠습니다.
2018.01.02 22:13:51
박정희일당에 의한 지역차별이 시간이 갈수록 강화되었죠. 이 지역차별이 87년 양김분열-분당으로 정당 선택에까지 나타났습니다. 김대중당은 전라도당이라는 등식이 성립했습니다. 김대중당에서 출마하면 경상도에서는 낙선이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심각성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는 1997년 대선에서 잘 나타납니다. 외환위기를 불러온 상황에서도 경상도 사람들은 김대중후보를 찍기보다는 이회창이나 이인제를 찍었으니 말입니다. 2000년 총선에서 종로구를 놔 두고 부산에서 후보로 출마한 노무현 후보가 낙선하고, 노사모가 생긴 것은 어쩌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지역차별에 따른 갈등을 극복하는 게 그만큼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정직한 사람은 다른 사람도 정직할 거라고 착각하기 쉽고, 거짓말쟁이는 다른 사람도 거짓말을 일삼을 거라고 착각하기 쉽죠. 안철수가 지역차별에 대해서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그리고 안철수가 지역차별과 그에 따른 갈등을 없애는 해법을 실천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 ^
2018.01.04 10:44:27
판단력부족님. 이 토론은 근현대 정치사의 흐름을 바탕으로 한그루님과 저의 인식차이를 재료삼아 대안을 모색하는 것입니다. 문재인은 선택된 답안이고, 기득권 보수 양당과 군소 진보진영의 정의당등은 기존 해왔던 대로의 상수입니다. 틈바구니에서 대안으로 안철수도 논의하는 것입니다.
그 와중에 판단력부족님께서 함께 토론하자고 하시면, 안철수가 갈등해소의 해법이나 실천이 없다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해서는 안되고, 판단력부족님께서 생각하는 갈등해소의 해법이나 실천, 현실정치세력 누구를 통해서 그것이 대안제시되고 실천되고 있는지까지를 말씀하셔야 겠지요. 그런 말씀은 안하시며 고작 말장난인데, 여기서 제가 판단력부족님과 말장난 할 마음은 없습니다.
2018.01.04 10:51:55
요즘 한그루님 글에 공감을 계속 보내게 되네요. ^^
...
김대중에게 지역차별과 영남패권의 책임을 돌리는건 해도 너무한거죠.직접적인 피해자에게 가해자의 잘못을 돌리는 것 이기도 합니다.
호남이 김대중과 민주당에 올인하게 된 이유는 영남 정치인들과 영남 민중의 잘못이지 김대중과 호남민의 잘못이 전혀 아닙니다.
만약 영남 민중들이 영남군부의 후계자들, 그리고 그 지역정당인들을 단호하게 배격했다면 호남만 저렇게 아둥바둥하는 모습이 연출되었을까요?
그렇지 않았죠. 호남의 상처를 더 이용하고 그것을 조롱하며 수십년을 보내왔죠.
김대중은 영남이 모든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파악했죠.
그래서 동진정책을 했지만 말 그대로 무참히 실패했죠.
밀라노 프로젝트에 영남인사들의 기용, 정치보복을 하지 않은 것 등등... 할수있는건 다 했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남인들은 김대중이 밉기만 했죠.
이제 영남의 정치는 영남만을 위한 정치로 배격 대상이라는 것을 분명히 해야죠.
...
안철수는 저런 역사적 사실을 알기나 하는지 궁금합니다.
김대중도 스스로 호남을 대표한다는 말을 해본적이 없는데 안철수는 무슨 자신감으로 저런 말을 뱉는지 기가 막힐정도 입니다.
자신의 당원, 당대표도 설득안하는데... 국민을 상대로 대통령을 한다는 꿈을 꾸는군요.
안철수 지지자들은 김대중의 대통령 취임연설을 꼭 보시길 바랍니다.
대통령병 이었다는 김대중의 그 연설에서 대통령병의 흔적이 어디에 있는지를...
그리고 그 절절한 연설은 국민들에게 앞으로의 고난에 대한 설명과 설득이었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겠네요.
설명과 설득이 전혀 없는 안철수가 꼭 배워야 할 모습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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