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린 왕자가 살던 별이 소행성 B612호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 이 소행성은 1909년에 터키 천문학자가 망원경으로 한번 보았을 뿐이다. 이 천문학자는 그때 국제천문학회에서 자기의 발견에 대해 아주 훌륭한 증명을 했었다. 그러나 그가 입고 있던 터키 전통 의상 때문에 아무도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어른들은 모든 게 다 이런 식이다.


B612호 소혹성의 명예를 위해서는 다행한 일로, 터키의 어느 독재자가 자기 국민에게 양복 입기를 명하고, 거역하는 자는 사형에 처한다고 했다. 그래서 이 천문학자는 1920년에 아주 맵시있는 양복을 입고 다시 증명을 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아무도 그의 말을 의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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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땍쥐베리의 은근한 인종차별 경향에 대해선 일단 논외로 하고... ^^


한 때 "꿀벌이 멸종하면 그로부터 4년 후에 인류도 멸종하게 된다"는 허튼 말이  인터넷에서 유행한 적이 있었다. 그 말을 바로 아인슈타인이 했다는 사족까지 덧붙여서... 재미있는 건 많은 사람들이 그 말을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식물 가운데 충매화의 비율이 얼마인데 꿀벌이 없어지면 수정을 못하게 되어 큰 타격이 오고 그러면 생태계에 어떤 변화가 오기 때문에 인간에게 기근 등 재해가 일어난다는 식의 논리 전개를 따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저 '누가 그러는데 그러더래...' 하니까 '어 정말 그래?'하는 식으로 이상한 정보가 리트웟 되는 과정을 거쳤을 게 불보듯 뻔하다. 더구나 아인슈타인이라는 유명인의 이름까지 빌렸으니 더욱 금상첨화일 테고...


사람들이 지식을 획득하는 과정은 무엇인가? '가만히 생각만 하면 모든 것을 알 수 있다'는 데카르트식 합리론을 논외로 한다면 모든 정보는 남이 옆에서 한 말을 들어서 획득하는 것이다. 가끔 직접적으로 확인한 정보도 있겠지만 그건 전체 지식체계의 0.0001%나 될까? 선택의 갈림길에서 어느 한 쪽을 택하는 일도 마찬가지. 자신이 혼자 판단해서 결정을 내리는 경우는 없다. 스스로 판단한 생각이라는 것도 실제로 알고 보면 언젠가 남에게 들은 이야기를 다시 떠올린 것 뿐이다. 그 누구도 예외는 없다.


문제는 현재와 같은 정보의 홍수 세계에서 과연 무엇을 선택해야 되나 하는 것이다. 누구는 A가 맞다고 침을 튀기고 다른 누구는 A가 절대 아니라고 핏대를 세우는 와중에서 그럼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하나? 물론 주장 자체를 분석해서 A가 맞다는 주장이 더 합리적으로 보이니 이를 지지한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세상에 옳고 그름이 칼로 딱 나눠지는 주장이 얼마나 있을 것 같은가? 과학 이론을 두고 말하더라도 쿤의 과학혁명 이론에서 확증이건 반증이건 실제 과학자들의 세계에서 통하는 방법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진지 오래이다. (쿤의 주장이 불충분하다고 생각되면 더 과격한 파이어아벤트를 들 수도 있다 ^^) 사실명제만 놓고 봐도 그런데 더욱 애매한 당위명제에 대해선 어떻겠는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에 대해서 서로 다른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오랜 토론을 거치면 합의된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 것 같은가? 결국 관전자들은 이들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만 한다. (물론 A도 맞고 not A도 맞다고 우겨대는 모 변태목사의 희한한 방법도 있기는 하다 ^^)


여기서 나오는 것이 정보 제공자의 신뢰도 문제이다. 서로 다른 주장을 하는 두 사람의 배경을 살펴서 누가 더 믿을만한 사람인지 결정을 하는 것이다. 이 역시 쉬운 작업은 아니지만 발언 자체의 진위를 따지는 것보다는 더 객관적이고 근거를 만들기 쉽다. 먼저 유명세를 따질 수 있다. 위에 아인슈타인을 들먹이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솔직히 나는 아인슈타인이 이론물리학 분야에 있어서도 좀 과대평개되고 있다고 보지만 설령 이를 인정한다 해도 그가 생태학에 대해 아는 게 뭐가 있겠는가? 그래도 그가 한마디 하면 대중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물론 아인슈타인이 꿀벌 운운하는 발언을 실제로 했을 가능성은 제로에 수렴하지만 일단 했다는 가정하에 진행하자)


다음은 학벌을 보는 것이다. A라는 주장을 하는 사람이 학위를 지닌 전문가이고 반대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재야의 무면허 학자(?)리면 A를 믿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둘다 학위가 있다면? 물론 어느 쪽이 학계에서 대세이고 패러다임의 위치을 지녔는지 따져야 한다. 숫자가 비슷할 경우 명성있는 학교에서 일하는 사람이 지잡대보다 우위를 차지하는 것도 어쩔 수 없다.


그 다음은? 주장하는 자의 인격이다. 다소 뜬금없게 들릴지 모르지만 인격이라는 것이 그리 애매한 개념은 아니고 판단하기 어려운 것도 아니라고 본다. 과거 그 사람이 해 왔던 주장을 분석하면 이 사람이 일관된 주장을 하는지 그때그때 입장이 쉽게 바뀌는지 알아내는 것은 쉬운 일이다. 설령 잘못된 입장이라도 이를 일관되게 주장할 경우 어느 정도 가산점을 얻는다. 또한 이 사람이 지금까지 자신의 주장과 일치하는 생활을 해 왔는지, 또 그를 위한 희생이 있었는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자기보다 못한 처지의 사람들을 위해 뭔가 도움을 준 적이 있는지도 알아볼 수 있다. (사실 이점은 좌파 세력에 있어서 매우 유리한 점이다. 우익 인사가 남에게 도움을 주려면 자기 개인재산을 통한 기부밖에 방법이 없는데 좌익들은 그냥 평소 하던대로 말만 떠들어대면 그걸 약한 자들에 대한 도움이라고 우길 수 있기 떄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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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문재인 정부의 삽질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전 정권의 실세들을 가차없이 숙청하는 데다가 자기 편이라는 이유 만으로 실력미달의 인물들을 닥치는 대로 요직에 앉히고 있다. 물론 이들은 과거 노무현 정부의 실패가 자신을 죽이려 하는 보수세력의 비위를 맞추려 하다가 자기편까지 잃고 말았기 때문이라는 마인드를 갖고 있는 듯하니 그 자체는 이해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 그러나 중국 및 북한에 대한 저자세 외교 만큼은 용납해 주기가 어렵다. 이는 실리도 명분도 전혀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문재인을 비난하는 세력 가운데 그 발언을 들어줄만한 자격을 지닌 자가 없다는 점에 있다. 현재 이을 가장 싫어하는 자들은 누구이겠는가? 바로 일베충들... 이들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선 더 긴 말을 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사실 요즘은 이자들이 저희들끼리 서로 싸우느라 더이상 문재인에 대한 욕은 할 여유도 없더군. 물론 그 와중에도 호남인에 대한 살벌한 욕설은 빠지는 경우가 없고) 그 밖에도 소위 보수세력 가운데 존경할만한 인격이나 합리적인 사고 방식, 상황에 따라 뒤집히지 않는 일관된 주장, 주장과 생활의 일치... 이런 걸 지닌 사람이 과연 있는가? 개인적으로 볼 때 KBS의 이인호 이사장 같은 경우는 그래도 일관된 입장과 인격을 엿볼 수 있는 것 같아서 문재인 정권의 숙청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하지만 다른 자들의 경우에 이들이 아무리 박해를 당하거나 현정권에 대한 욕설을 부르짖는다 해도 나로선 코웃음이 나올 뿐이다. 이 싸움의 결과를 보고 싶어 문재인이 더욱 막나가기를 기대하게 된다.


물론 문재인 정권이 언제까지고 계속 가지는 못할 테고 결국 몰락하는 날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이 소위 보수세력들이 다시 집권을 하고 그동안의 박해를 민주화 훈장처럼 내세울 수 있을까? 내 생각엔 그럴 가능성이 작아 보인다. 이들, 그리고 그 지지세력은 옳고 그름을 따지는 일보다 "무조건 당하는 놈이 병신이다"라는 마인드가 강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어떤 식으로든 루저 입장이 되고 나서 "내가 옳았는데 억울하게 당했어"라는 식의 징징거림을 들어줄 사람은 별로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이들이 다 지나간 다음의 새로운 보수 세력이 대두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어쩌면 이렇게 과거와 단절된 새로운 보수세력이야말로 우리나라의 희망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좌도 우도 아닌 제3세력이 정권을 잡았으면 좋겠지만 그거야 이루기 어려운 꿈이니까 논외로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