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만화가 권용득


“하지만 박교수의 저작은, 식민지의 여성을 전쟁에 동원한 “제국”이라는 시스템에 착목한 학술연구다. 박교수는 “많은 소녀들이 일본군에게 강제연행당했다”는 획일적인 이미지를 부정했다. 동시에 위안부를 필요로 한 제국주의 일본도 엄중한 시선으로 대한다.” 
(2017/10/30, 마이니치 사설)
“박교수의 저서는, 위안부에 관한 한국에서의 단면적인 관점에 이의를 제기했다. 다른 한편으로 위안부의 가혹한 처지를 만들어낸 “대일본제국”의 책임을 추궁하고 있다.”
(2017/10/31, 요미우리 사설)
“그 와중에 박교수는 일본 관헌들이 어린 소녀들을 폭력적으로 연행했다라는 한국내의 뿌리깊은 이미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물리적인 연행조차 필요하지 않았던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 한다. (중략) 그런 의미에서 일본 정부는 구 일본국의 관여하에, 고통스러운 체험을 강요당한 여성들의 존재를 숨기지 말고, 정보를 부단히 공개해 갈 필요가 있다.” 
(2017/10/31, 아사히 사설, 오선영 번역)

박유하 교수의 2심 판결에 대한 일본 언론의 사설 중 일부다. 박유하 교수의 주장과 <제국의 위안부>를 둘러싼 쟁점은 일절 다루지 않고, 눈엣가시였던 박유하가 마침내 유죄를 선고받았다는 식으로 양형에 초점을 맞춘 한국 언론과 사뭇 비교가 된다. 그런데 일본 언론의 이와 같은 관심은 박유하 교수는 물론 위안부 피해자들에게도 아무 도움이 안 될 것 같다. 일본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진작 우경화됐고, 진보 행세하던 아사히도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다고 할 테니까. 박유하 교수의 주장과 책은 그저 일본 우익 세력의 입맛에 맞을 뿐이며 끼리끼리 어울린다고 할 테니까. 
어떤 식자는 일본의 리버럴이 우경화를 부추겼다고 한다. 그런데 그 어떤 식자가 말하는 우경화의 장본인들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을 자기 일처럼 기록하고 수집했다. 또 일본 정부에 진정한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기금을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그들의 노력을 기만행위쯤으로 일축했고(변절자 취급하기도 했고), 기금을 받았던 위안부 피해자들을 배척했다. 일본의 우경화는 한때 좌파라고 불렸던 리버럴이 부추겼을까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위안부 피해자를 선량한 피해자 프레임에 가둬놓고 선과 악의 대결구도를 만들고 싶은 우리의 욕망은,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는 게으름은, 때마다 위안부 피해자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해먹는 천박함은 아무 상관이 없나. 이대로 가면 오로지 분노와 반일정서에 기댄 소녀상만 덩그러니 남을 것 같다.
어제는 박유하 교수를 옹호하는 댓글을 달았다가 예민하게 군다며 ‘정의의 사도’냐는 얘기까지 들었다. 정의 따위 모르겠고 분노에 기대고 싶지 않을 뿐인데, 변명을 하려다 말았다. 결코 이해받지 못하겠구나 싶어서. 딱히 안타깝진 않다. 다만 책에 관한 해석의 차이로 결국 유죄가 선고됐는데 아무 의견도 내놓지 않는 출판계나 위안부 문제 관련 연구자들의 침묵이 나는 더 이해하기 어렵다. 또 평소 “박유하의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사법부의 개입은 잘못됐다”며 적당히 선을 긋는 사람들도 이해하기 어렵다. 박유하의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단서를 붙이지 않으면 혹시 박유하의 주장을 동의하거나 긍정하는 것처럼 보일까봐 두렵나? 그런데 박유하 교수를 법정에 세운 건 과연 누구일까? 위안부 피해자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알 만한 사람들의 침묵과 알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의 야유가 박유하 교수를 법정에 세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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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당시 일본제국에 의해 국가단위로 이루어진 끔찍한 인권유린이 가장 잔혹하고 우리 모두 기억해야 할 역사지만 박유하 교수가 그걸 부정한 것도 아니고 그가 지적한 단일한 위안부이미지의 고착화는 역사왜곡이에요.


저는 개인적으로 조선여인들이 그렇게 전장에서 무자비하게 심신이 유린당하는 과정에서 일본군에 여인들을 조달한 비열한 종자들이었으면서 심지어 그걸 자국에서 반복하기까지 했으면서 입 싹 닫고 억울한 척 깨끗한 척 하는 게 너무너무 역겨워요.


원래 존재하던 위안소의 조선여인들을 활용한 것이 그 시초였을 거예요. 이들은 불쌍하지 않나요? 정대협의 순결주의 역시 폭력적이에요. 입 쳐닫고 있는 지식인들의 비겁함이란. 

"Somewhere unwritten poems wait, like lonely lakes not seen by any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