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donga.com/3/all/20171017/86780453/1

동아일보에 따르면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이 모여 회의를 한 결과 “소장 및 재판관(1명) 공석 사태 장기화로 헌재의 정상적인 업무 수행은 물론이고 헌법기관으로서의 위상에 상당한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또 “조속한 임명 절차가 진행돼 헌재가 온전한 구성체가 돼야 한다는 점에 (재판관들이) 인식을 같이했다”며 청와대에 헌재소장과 재판관 인선을 서두를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들의 의사표시를 찬성하는 사람들도 보이고 정치권에서도 이들을 응원하는 목소리도 있는 것 같고 청와대의 당혹스러운 반응도 느껴진다. 그런데 나는 저들의 주장에 전혀 동의가 되지 않는다.

이들의 주장을 따져보자.

소장 및 재판관(1명) 공석사태 장기화로 헌재의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어렵다고 한다. 그런가? 헌재의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어렵다고? 그럼 대통령 탄핵심판은 어떻게 8명으로 했나?

그들은 8인 재판관 및 권한대행 체제에서 대통령 탄핵이라는 나라의 명운을 건 중요한 판단을 내리면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판결문에 적었다. 당시 판결문을 보자

"......이에 헌법과 헌법재판소법은 재판관 중 결원이 발생한 경우에도 헌법재판소의 헌법 수호 기능이 중단되지 않도록 7명 이상의 재판관이 출석하면 사건을 심리하고 결정할 수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와 같이 헌법재판관 1인이 결원이 되어 8인의 재판관으로 재판부가 구성되더라도 탄핵심판을 심리하고 결정하는데 헌법과 법률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 "

판결할 일이 있으면 8명이 하면되는데 무슨 문제가 있나? 그래도 괜찮다고 본인들이 썼던 것을 벌써 잊어버렸나? 아니면 탄핵심판보다 더 중요한 내가 모르는 무슨 시급한 결정사항이 있나? 웃기는 짬뽕이다. 

그리고 탄핵심판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 소장/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는지 없는지 논란이 있다는 그들의 결정문을 보면 지금 왜 갑자기 충원요구를 하는지도 모르겠다. 당시에는 논란이 있어서 임명절차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본인들은 의사결정에 참여할 의지도 능력도 없는 듯이 얘기했으면서 지금은 왜 충원을 요청하나? 그때는 국민여론이 충원을 요청하면 재판관들을 죽일놈들 취급할 것 같았는데 지금은 여론이 바뀌었나? 당신들이 그때도 충원요청을 했었다면 지금 하는 당신들의 주장을 믿을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도 청와대와 야당간에 헌법재판소장 임명절차에 대한 논란은 동일하지 않은가? 뭐가 다른가?

충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언론플레이 하지말고 의견서를 써서 청와대에 보내라. 그래야 국민들도 당신들의 주장이 무엇인지, 탄핵심판 전에는 왜 충원요청을 안하다가 이제와서 충원요청을 하는지 확인할 수 있지 않은가? 국민들 무시하는 건가? 충원요청을 하는 것이 절차에 맞지 않으면 절차에 맞는 의사표시 방법을 찾아서 그에 따라서 의견을 제시해라. 

언제부터 대한민국 판사들이 판결로 얘기하지 않고 단체로 본인들의 의사를 표시하고 언론에 흘리는 것이 일상인 세상이 되었는지는 모르겠는데 대법원 판사들이 전국법관대표회의라는 것을 만드니 헌법재판관들도 그들을 따라서 단체 의사표시를 하는 것인가? 탄핵심판에서 만장일치의 판결을 하고 다수 속에 숨으니 책임질 일도, 욕먹을 일도 없으니 아주 마음이 편해서 그것에 길들여졌나?

헌법재판관을 대통령, 국회, 대법원장이 따로 지명하는 것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것이다. 생각이 다른 9인이 소신과 양심에 따라 판결해달라는 것인데 탄핵심판을 계기로 헌법재판관들의 생각이 모두 같아졌나? 그렇다면 뭐하러 재판관을 9명씩 두나? 그냥 대표 한명 뽑아서 판결해라! 다양성이 존재하지 않는 헌법재판소는 있으나 마나한 존재일뿐이다. 세금도 아끼고 좋다.

어니면 혹시 갑작스럽게 대한민국의 법치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충정이 샘솟았나? 문재인 정권의 폭주에 갑자기 제동이라도 걸고 싶어졌나? 그렇다면 김이수는 사퇴해야지 왜 그냥있나? 헌재소장 대행의 역할을 하면서 헌재소장을 임명해달라고 주장하는 자가당착을 누가 이해할 수 있겠는가? 재판관 8인의 의견이라고 하니 김이수 소장 대행의 의견도 들어가 있는 것 아닌가? 김이수 대행의 생각이 그렇다면 사퇴라는 좋은 의사표시 방법이 있다. 이런것이 법관의 의사표시 방법이지 언론플레이는 법관이 할일이 아니라 정치인의 일이다. 

재판관들은 판결로 얘기하시라. 정치행위를 통해서 여론전 하지말고 재판관 답게 판결로 말하고 본인의 소신과 다르면 사퇴하시라. 그것이 법관의 자존심이다. 헌법재판관 정도 되시는 분들이 무슨 일신의 영달에 미련이 그렇게 남아 여론의 눈치를 보며 정치를 하고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