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빠들은 한국 시민 사회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오던 비판적 지지의 전통과 결별하였다.'라는 문장을 보면서, “더 이상 저 노무현은 여러분이 추구하는 가치의 상징이 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이미 민주주의, 진보, 정의, 이런 말을 할 자격을 잃어버렸습니다.”라고 자책하다 얼마 후 결국 죽음의 길로까지 자진해서 걸어들어 가 삶을 비극적으로 마감했던 노무현 대통령이 한국 정치사에 소위 '빠 정치문화'라는 참 나쁜 유산을(그 자신 의도했던 아니 했던간에) 남겼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정치의 목적이 우리 자신들의 발전, 더 나아가 우리 사회공동체의 공동선 그 구현을 도모하려는 것이고 거기에 정치인이란 하나의 '도구'라고 볼 때, 어떻게 아이돌이나 신흥종교 교주에게나 가능한 '무조건적이고 맹목적인 지지'가 가능하며 그 타당함을 획득할 수 있는가. 도구 곧 연장은 일할 때만 필요할 뿐, 그 작업이 끝나면 버릴 뿐 아니라 심지어 그 일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다른 연장으로 바꾸기도 한다. 이른바 비판적 지지라는 것은 그런 차원에서 보면 지극히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정치행태다.

그런데 소위 '빠 정치'(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빠'란 그 특정 정치인을 둘러싸고 동고동락하며 정치적 동지로 그와 운명을 같이하는 현실정치인들이 아닌 일반 국민들 가운데에서의 열혈 지지자들을 말한다)에서는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이 혹여 나라를 망치는 길로 나아갈지라도 차라리 '순장조'가 될지언정 그 '신앙적 지지'를 철회할 수 없으며 그럴 경우 그것은 '신앙적 배신행위'가 된다고 스스로 여기는 입장이다. 이것은 이른바 모택동 문화혁명기 때의 홍위병 정치보다 더 정치권에 해악을 끼치는 정치행태가 아닐 수 없다고 보는데 그것이 노무현 이후 우리 정치권에 고질병으로 자리잡게 되었던 것이다.

노빠 문빠들이 극성을 부리니 거기에 대항해 박빠 안빠까지 생겨나고..이 '빠 정치' 때문에 한국 정치판에 비합리성의 광풍이 불면서 뼛속부터 병들어 가고 있다. 합리성(이성) 회복이 대한민국 정치 정상화의 첩경이라고 보는 내가 이 '빠 정치문화'를 염려스런 눈길로 바라보고 있음은 말할 나위도 없으며, 그래서 더욱 더 문빠 박빠와 같은 비이성적인 정서가 뒷받쳐 주고 있는 적대적 공생의 양당패권정치 종식이 시급하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이 시점 다시 정치의 근본 목적에 대해 깊이 성찰하며 자신을 되돌아 보고서 우리 안의 합리성 회복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그를 통해 무너진 정치 그 기초를 다시 세워야 할 것이다.



'문빠'에 대한 철학적 변론 | 노무현의 죽음과 비판적 지지의 신화

http://www.huffingtonpost.kr/sungho-choi/story_b_18065640.html?ncid=engmodushpmg0000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