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쉽게 '박정희 향수'때문에 그렇다는 분들이 많이 계시죠. 저 역시 동의하지만, 그게 끝은 아닐겁니다.. '박정희 향수'는 왜 유지되고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을까? 그 밑바닥에 있는 것은 뭘까? 왜 그것은 하필 박근혜에게 투사되고 있을까? 단순히 딸이라서? 이런거까지 파봐야 대충 견적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쉽게 요약하면 저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현재 국민들은 '신자유주의의 대안'을 찾고 있어요. 질 낮고 불안한 일자리만 가득한 현실, 날로 늘어만가는 생존 비용, 그러나 쉽사리 늘지않는 소득, 금융중심 자본주의, 대기업들의 횡포, 국민들은 힘들어 죽겠는데 시장논리가 어쩌니 복지가 저쩌니 하면서도 알맹이는 없이 끝없이 이어지는 정치권의 갈등......

그렇다면 그런 국민들에게 신자유주의의 대안으로 무엇이 제출되고 있냐를 봐야겠죠. 진보개혁진영이야 당연히 '보다 왼쪽'으로 가면 다 해결된다고, 옵션은 마치 그거 하나 뿐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런 해법에는 저 역시 매우 동의합니다. 그런데 과연 신자유주의의 대안이 딱 하나 밖에 없을까요? 절대 아니죠. 박정희식 국가주의도 엄연히 신자유주의와 대립하는, 또 하나의 대안일 수 있습니다. 원래 신자유주의라는게 극우적 국가주의와도 대립하고 좌파적 공동체주의와도 대립하는 그런거거든요. 

특히 좌파정책보다는 이미 경험해 본 국가주의가 훨씬 익숙하고 호감도가 높은 영남분들이나, 여타 지역의 나이든 고령층한테는 신자유주의 반대를 제 아무리 외쳐봐야 "맞어. 박정희처럼 재벌들 대기업들 확 조져서 굽신굽신거리게 만들고, 박정희가 양담배 피우다 걸리면 확 조져버리고 그랬던 것처럼 막 그래야 돼" 라는 생각만 더 강하게 만드는 효과밖에는 없어요. 박정희 때 '비정규직, 민영화, 자유무역, 금융만능주의' 뭐 그런게 있었나요? 그런거 없었거든요.

이렇게 신자유주의의 대안으로 박정희식 국가주의와 좌파정책 두가지가 제출되었을 때, 국민들이 어느쪽을 더 솔깃해할 지는 뻔한거거든요. 좌파쪽으로 끌려올거라는 건 걍 정신승리에 불과한겁니다. 그게 바로 박근혜의 인기가 식지 않고, 부산 방문했을 때 사차선 도로가 미어지는 이유입니다. 박근혜는 박정희의 유지를 받들어 정말 그래줄거 같거든요. 박근혜의 참모들도 그 사실을 매우 잘 알고 있는 듯 합니다. 그래서 박근혜의 이미지를 '여자이지만 한다면 한다, 이리저리 휘둘리지 않고 진중하다, 필요하면 시장논리 그 딴 골치아픈거 집어치우고 아쌀하게 복지정책도 별 고민없이 과감하게 실시하고 그럴 수 있다. 그렇다고 박정희처럼 민주주의를 대놓고 무시하고 국민 탄압하고 그러지는 않을테니 걱정마시라" 정도로 포지션 시키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상당수 국민들에게는 박근혜야말로 '신자유주의적 고통'으로부터 자신들을 구해줄 사람으로 비치고 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여기에 대응하는 대책이 개혁진영에 과연 있습니까? 없죠? 부산에서 의석 몇개 얻는 것에 모든걸 올인하고 있는데 그럴 정신이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