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포로에 대한 인권 보장'으로 유명한 제네바 조약(Geneva conventions)은 1949년에 맺어진 전쟁과 관련된 국제법입니다. 그리고 이 제네바 조약(Geneva Conventions)이 최초로 적용된 전쟁이 6.25동란. 이승만이 반공포로석방을 한 것이 이 제네바 조약을 정치적으로 활용한 것이죠. (제네바 조약의 법조문은 여기를 클릭 - 이 것도 버젼이 많은데 국제법 강의할 깜냥도 아니고 그럴 타이밍도 아니니까 가볍게 패스!)


그런데 제네바 조약이 전쟁과 무력분쟁의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전쟁의 수행 방법과 그 것을 규정하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설정한 것으로 18999년과 1907년 두차례에 걸쳐 조인된 헤이그 조약(Hague Conventions)이 있습니다.


헤이그 조약의 골자는 합법적으로 적대행위(hostility)를 수행할 수 있는 '교전권자(belligerent)' 또는 '교전자의 자격'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죠. 전쟁 또는 전쟁과 유사한 상황이 발생 시 합법적으로 적으로 규정, 사살할 수 있는 정당행위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무장한 군인은 적군의 경찰관을 쏘아 죽일 수 없습니다. 물론, 그 경찰관이 군인에게 무력으로 저항하는 경우에는 그 경찰에게도 교전자의 자격이 부여되 총살 등이 가능하지만(*1) 최소한 무력으로 저항하지 않는 한, 적군의 경찰관이일지언정 사살할 어떤 권리도 군인에게는 부여되지 않습니다.


또한, 전장 또는 그와 유사한 상황에서 총들고 설치는 민간인은 어떨까요? 그들은 교전권자의 자격을 획득하여 사살을 해도 합법적인 전쟁 수행으로 인정 받을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하여 규정된 헤이그 조약을 인용합니다.

Practice Relating to Rule 4. Definition of Armed Forces
Section A. General definition

I. Treaties
Hague Regulations (1899)
Article 1 of the 1899 Hague Regulations provides:
The laws, rights, and duties of war apply not only to armies, but also to militia and volunteer corps fulfilling the following conditions:
1) To be commanded by a person responsible for his subordinates;
2) To have a fixed distinctive emblem recognizable at a distance;
3) To carry arms openly; and
4) To conduct their operations in accordance with the laws and customs of war.
In countries where militia or volunteer corps constitute the army, or form part of it, they are included under the denomination “army”
(전문은 여기를 클릭)


저 전문에 의하면, 518학살 당시 민병대를 조직하여 항거한 광주시민들은 '공공연히 무장을 했다'고 교전권이 주어지고 그로 인해 군인들에 의해 무력행위가 정당화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휘체계가 없었기 때문(또는 지휘체계가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교전권자의 자격이 없으며 따라서 그들이 먼저 무력으로 적대적 행위를 하지 않는 한 그들을 사살할 어떤 권리도 없습니다. 특히, 금남로 현장에서 총질한 행위는 명백한 반인륜적인 범죄행위인 전범 C 클래스로 분류 처벌 받아야 마땅합니다.


전대가리가 그동안 스스로 부인했던 '북한군 개입'을 자서전에 기록한 것은 518학살 현장에서 헤이그 조약에 명시된 교전권이 당시 광주현장에서 어떤 행위에도 부여할 수 없었기 때문에 북한군 개입으로 교전권을 부여하고 그로 인해 교전권에 의하여 총질한 것을 '합법화시키려는' 간특한 행위라고 저는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상부의 지시에 의하여 총질을 하고 민간인을 죽인 공수부대 군인들은 어떨까요?


6.25 동란 당시 '부당한 민간인에의 가혹행위를 지시하는 상관의 명령에 불복종한 군인들'은 '전시에 적전 지시 불이행'이라는 명목으로 지휘관들에 의하여 현장 총살을 당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그들은 '반국가 행위를 한 범죄자' 취급을 받았다가 DJ 정권 그리고 노무현 정권에서 명예회복을 했습니다. 헤이그 조약에 의하면 당연히 취해졌어야 할 조치입니다.


같은 논리로 공수부대 군인들은 명령에 불복종해야 했습니다. 물론, 그들에게 '당신들은 왜 명령에 불복종하지 않았느냐?'라고 따져 물을 수 없습니다. 최소한, 그들에게 책임을 물으려면 미군과 같이 사병도 월급을 받는 '직업군인'은 되어 직업윤리를 따질 수 있을테니까요. 막말로 그들도 '돈없고 빽없어서' 군대에 끌려왔고 하필이면 재수없어서 11공수에 배정되어 학살에 참여할 수 밖에 없었으니까요.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 학살에 참가한 사병 군인들이 '우리는 무죄' 또는 '우리도 피해자'라고 따져 물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변명은 '왜 우리의 지휘관은 김구일과 같은 지시를 내리지 않았을까?'라는 자신의 불운을 원망할 수 있는 정도일겁니다.


해병대 사령관을 지냈던 김구일. 


부마항쟁 당시 현장 지휘관이었던 김구일과 같이 '군인에 대한 직업윤리'에 철저한 지휘관이 518학살 현장에 있었다면 518학살이라는 비참한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을겁니다. 그리고 아마도 두어명 죽고 또한 열댓명 부상되는, 세계의 민주화 운동 역사에서 '당연히 치루어질 댓가' 정도의 댓가만 차루고(?) 끝이 났을겁니다.


훗날 해병대 사령관을 역임한 박구일은 부마사태에 선두 투입된 해병대 7연대 연대장이었고 그는 현장에 투입된 해병대원들에게 이렇게 지시한다.(*4)

"시민들이 때리면 맞아라. 돌을 던지면 맞아라. 어떠한 경우에도 시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지 말라. 단, 어떠한 위급한 상황에서도 총은 빼앗기지 말라"
 
당시 현장에 투입된 한 해병 장교는 자조적으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시위 진압 훈련을 받은 공수부대와 전경들에 비해 우리는 그런 훈련을 받은 적이 없었는데다가 상부의 그런 지시를 받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몸으로 때우는 것"
("518 학살 현장에 해병대가 있었다면 " 자펌. 전문은 여기를 클릭)
 


그리고 저는 오늘 아크로에서, 박구일과 같이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애 할 '군인의 직업 윤리' 아니 박근혜를 탄핵시킨 단초를 제공한 세월호 사건이 사실 '직업윤리의 부재'가 그 원인이었다는 것을 상기한다면, 우리 모두가 명심해야 할 '직업윤리'를 환기시킨 강나루님의 발언을 목도합니다.


강나루님의 발언은 그 발언 자체로 빛이 납니다. 최소한, 강나루님만큼만 군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진 군인-장교건 사병이건-이 518학살 현장에 있었다면.................. 아마 518학살은 없었거나 이미 말한 것처럼 한두명 죽고 열댓명 다친, 민주화 운동에서 당연히 치루어야 할 피의 댓가로 치부되어 기록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한때 직업군인이었던 저의 생각은 한마디로 이렇습니다." 광주사태의  본질은 정치에 눈먼 일부 군인들의 칼춤놀이였다고요" . 당시 저도 군인으로서 심한 자책감과 부끄러움을 느끼었습니다. 또한그것으로 인하여  저는 스스로 빨리 군복을 벗게 되었습니다.군인이 민간인을 살상하는 것은 잘 못된 일입니다.  군인도 부당한 상관의 명령에  불복할  수 있습니다. 군인의 존재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입니다.  당시 가해자 군인들,   가해자 군인들 편에 서서 진실이 어떻다고 강변하는 자들이여, 제발 좀 광주사태를 더 이상 논하지 마시오. 입이 더러워집니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속죄하는 마음으로 유족들의 상한 마음을 헤아리며 위로하는 말만  합시다 . 그리하여도 우리의 이웃인 유족을 지켜주지 못한 것에   여전히 부끄러움만 남을 뿐입니다.
강나루님 발언


518학살에 가담한 공수부대 요원들. 자신들도 피해자이며 부림자였다고 스스로를 변명하지 마십시요. 당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왜 나의 지휘관은 박구일이나 강나루 같은 지휘관이 아니었을까?'라는 스스로의 불운을 되뇌이는 것 뿐입니다. 당신들은 전범 C에 해당하는 범죄에 가담한, 그게 능동적이건 수동적이건, 개새끼일 뿐입니다.



*1 : 무장 저항하는 경찰의 경우에는 총살이 가능한 것이 그가 경찰의 지휘권을 받았다..라는 유추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경찰의 보편적인 임무가 '적군에 저항하라'가 아니라 '전장에서 민간인들을 전쟁의 피해에서 최대한 구제하라'라는 것임을 판단한다면, 무장 저항하는 경찰에 대한 최대한의 조치는 발을 쏘거나 손을 쏘아서 '저항 행위'를 무력화 시키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잠시 검색을 해보았는데 이에 다한 구체적인 사례, 또는 해석은 없네요)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