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eon.co/ideas/fear-of-radiation-is-more-dangerous-than-radiation-itself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폭탄이 투하되고 나서 미국과 일본이 지난 70년 간 핵폭탄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인간 수명 연구를 해왔어요. 폭발 지점으로부터 10킬로미터 내에 86,600 명의 생존자가 있었는데 이들을 방사능에 노출되지 않은 보통 일본인 20,000 명과 비교한 연구였어요. 생존자들 중 단 563 명만이 방사능으로 인한 조기암으로 인해 사망했고 이 숫자는 사망률이 고작 1% 증가한 것에 불과해요. 


수천 명의 생존자들이 무지막지하게 피폭을 당했고 상당수의 생존자는 낮은 수준의 피폭을 당했지만 그 낮은 수준도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피폭자들에 비하면 높았어요. 결론은, 방사선이 굳이 유의미한 사망률증가를 초래하지는 않았다는 거예요. 비교적 낮은 수준의 피폭이 전혀 해롭지 않다고는 못하겠지만 피해가 있다 하더라도 그닥 크지는 않아요. 


게다가 이 연구단체는 핵 방사선이 여러 세대에 걸쳐 유전변형을 일으킨다는 (유의미한) 증거도 아직 발견하지 못했어요. 일본의 히로시마, 나가사키 피폭자들의 후세대에게서 그런 징후를 찾아볼 수 없었어요. 


국제 원자력기구는 체르노빌  원자력사고로 인한 사망자를 4,000 명으로 추정하는데 이는 600,000 명 중 1%의 2/3에 해당해요. 후쿠시마의 경우 체르노빌보다 훨씬 적은 방사능 물질에 노출되었고 피폭자들이나 후세대에게서 건강이상이 증가했다고 보지는 않는대요.


정작 원자력사고로 인한 피해는 방사능 자체보다는 방사능에 대한 공포 때문에 일어났어요. 후쿠시마에서는 당장 154,000명을 피신시켰는데 이 때 너무 급하게 사람들을 피신시키는 바람에 이런 난리법석이 1,656명의 사망을 초래했다고 해요.(이 기사에는 언급이 안 되어 있는데 후쿠시마 응급실의 환자들을 급히 대피시킨 후 사망자가 늘었다고 뉴욕타임즈에서 보도한 적이 있어요). 이들 중 95%가 65세 이상이었어요. 지진과 쑤나미로 인한 희생자가 1,607명이었으니 섣불렀던 대피로 인해 더 많은 생명을 잃은 거예요. 


피난으로 가족이나 사회관계망과 단절되고 임시피난처에서 거주하는 동안 비만, 심장병, 당뇨, 알콜중독, 우울장애, 불안증, PTSD 등으로 인해 고통을 받아요.  


체르노빌은 후쿠시마보다 피폭의 수준이 강했는데도 직접적인 피해보다 심리적인 요인으로 인한 피해가 더 컸어요. 피폭을 당하고 나서 이제 얼마 못살겠구나란 공포에 사로잡히게 되고 일본 피폭자들과 마찬가지로 우울장애, 알콜중독 자살충동이 극적으로 증가했죠. 그래서 체느로빌 피폭자의 평균수명은 65세가 아닌 58세였어요. 피폭으로 인한 공포는 줄어들지 않고 확산되는 중이에요.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사태와 같은 경험을 통해 방사선이 생물학적으로는 우리가 두려워하는 만큼의 유의미한 해를 입히지 않음을 알 수 있어요. 오히려 사람들이 철수하고 난 그곳의 생태계는 번성한대요. 


두려움은 가시지 않고 점점 자라나서 일본이나 독일은 탈원전의 길을 걷고 있는데 그에 따라 (물론 신재생에너지도 있지만 불가피하게) 천연가스와 석탄으로 에너지를 대체하다보니 이산화탄소 배기량이 증가했어요. 방사능 공포는 다른 유럽국가들에도 팽배해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데 충분하지는 않아요. 


이러한 방사능에 대한 공포는 원자폭탄이 그 근원이에요. 냉전시대에는 원자폭탄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 같은 거였거든요. 핵무기 실험을 목도하며 현대 환경보호주의가 생성되기도 했고요. 그리고 우리 모든 세대는 현대 기술 궁극의 무기인 핵방사능을 내러티브로 삼는 예술형태를 소비하며 자랐기도 하고요. 따라서 심리적 공포가 증대되었는데 정작 우리에게 해가 되는 건 실제적인 핵피해가 아니라 우리 마음 속의 공포라는 이야기예요. 


핵이 안전하구나~라는 생각도 금물이겠지만 지나친 공포도 지양해야겠단 생각 정도는 할 필요가 있을 거예요.



P.S. https://www.wired.com/2016/03/cancer-rates-spiked-fukushima-dont-blame-radiation/

후쿠시마 아이들 사이에서 갑상선암 발병률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뉴스가 퍼진 적이 있어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걱정이 돼서 갑상선 검사를 너무너무 철저하게 해서래요. 후쿠시마 아이들의 암 발생률에 대한 걱정어린 시각이 많았고 사태 이후 수 년이 지나 이 지역 아이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검사가 행해졌죠. 첫 번째 검사결과는 가히 충격적이었어요. 검사 받은 아이들의 절반의 갑상선에서 혹 같은 것이 발견 되었거든요. 이 지역 아이들의 갑상선암 비율은 백만명 당 600명으로, 보통 아이들에게서 발견되는 백만명 당 1-3명의 경우보다 말도 못하게 높았어요. 이유를 찾아보니 전자는 최신 첨단기기로 검사한 덕분에 수치가 높았고 후자는 기존의 오래된 기기로 검사한 수치 기록이었어요. 다른 과학자들이 타지역 아이들을 첨단기기로 검사해 봤더니 백만명당 300 - 1300명으로 마찬가지의 높은 수치가 나왔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90년대 후반에 국민암건강검진항목에 갑상선암을 추가하면서 적극적인 검사가 이루어졌는데 그 후 한국인의 갑상선암 발병률이 15%가 증가했어요. 갑상선암 발병이 15% 증가한 건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인데 실은 암발병이 증가한 것이 아니고 검사가 철저하게 이뤄져서, 있는지 모르고 살던 갑상선암의 존재를 더 많이 알게 된 거였어요. 모르고 있다가 갑상선에 웬 작은 혹이 있단 걸 알게 되니 생체검사를 하게 되고 그게 암이란 걸 알게 되고 암이 발견되었으니 혹을 떼어내기도 하죠. 이렇게 해서 한국은 또 갑상선암을 치료, 극복한 환자의 수도 가장 많기로 유명하다고 해요. 

그치만 무턱대고 가장 많은 암을 발견하는 것보다는 중요하고 치명적인 암을 발견하는 작업이 더 중요하다고 합니다. 어떤 병을 검사해야지 작정하고 첨단기기로 열심히 뒤적이면 결과는 나타나게 되어 있다고요. '앞으로 일본에서는 유례없이 높은 갑상선암 발병률이 계속 목격될 거예요. 한국에서 그랬듯이요'라고 기사에서 이야기하고 있네요.  '공포의 만연(Epidemic of fear)'이라는 논문을 근거로 쓴 기사예요. 

"Somewhere unwritten poems wait, like lonely lakes not seen by any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