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 역시 아래 제 글과 마찬가지로 바이커님의 블로그 에서 제가 바이커님과 나눈 댓글을 정리해서 옮긴 것입니다.

현재 비정규직 보호법 논란은 상시적 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를 비정규직으로 계속 채용하지 못하도록, 2년을 초과하여 연속 근로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하여 정규직으로 전환토록하는 법을 만들었는데, 사용자들이 법망을 빠져나가기 위해 2년이상 근로를 못하도록 대량 해고를 하게 되는 부작용때문입니다.  현행 비정규직 보호법은 2년을 초과한 근로는 곧 그 노동자의 업무가 상시적임을 증명한다는 전제를 깔고 만든 법인데, 사용자의 2년 이내 해고에 아무런 대책도 없이 만드는 바람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지요.

우선, 현행 비정규직 보호법 논란을 이해하려면,  다음과 같은 배경 지식이 필요합니다.

1. 비정규직 노동자 제도는 기업의 일시적으로 늘어난 업무에 정규직이 아닌 노동자를 채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기업 활동의 효율성을 늘리고 실업 감소 효과를 가져와 결과적으로 경제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함이다. (라고 정부와 사용자들은 주장합니다.)

2. 비정규직 노동자는 기간제, 파견제 노동자들을 포함하여 단기, 일용 노동자 모두를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이들은 모두 임금을 받는 노동자이므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대상입니다. 기간을 정함이 없이 사용자가 직접 채용한 노동자는 따로 정규직이라고 부릅니다.

3. 노동자의 해고는 크게 3가지로 구분되는데, 징벌적해고, 정리해고, 재계약거부로 나뉩니다. 징벌적해고는 근로기준법23조에 의해 노동자의 귀책 사유로 사용자가 해고하는 것인데, 매우 엄격하게 시행되어야 하고, 자칫 노동위원회의 복직이나 손해배상 명령을 받을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이 조항은 정규직이나 비정규직 모두에게 적용됩니다. 따라서 비정규직이라 하더라고 계약 기간내에는 징벌적 해고밖에는 할 수 없고, 당연히 노동위원회의 구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비정규직의 대량 해고라는 말은 위의 징벌적해고가 아니라  재계약거부에 의한 해고를 뜻하며 현재 비정규직이 감수해야 합니다. 보통 재계약은 1년 단위로 이루어집니다. 

4. 비정규직 노동자 제도가 시행된 이후, 사용자들은 본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기업들의 상시적인 업무에도 비정규직을 채용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임금이 삭감되는 효과를 누려왔습니다.

5. 사용자들의 이런 전횡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는 2년을 초과하는 근로를 상시적인 업무로 전제한 비정규직 보호법을 만들었습니다.
 
여기까지 읽으시면 아마도 현재의 논란이 어떤 상황인지를 대강 이해하실 것입니다.  때문에 비정규직 제도 자체를 없애자는 주장도 현실적이지 못하고, 2년 4년 6년으로 자꾸 기간만 늘려서 땜질하는 것도 어처구니 없는 짓이겠지요. 그런데 잘 생각해보시면,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사용자가 비정규직의 재계약거부를 할 때, 아무런 패널티도 받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핵심은 간단합니다. 패널티를 주면 되는 것이지요. 그럼 어떤 패널티가 적당할까요?

제 아이디어는 이런 것입니다. 어떤 사업장에서 비정규직을 사용하다가 해고한 뒤에, 곧바로 다른 사람을 채용하여 같은 업무에 종사하게 한다는 것은, 그 업무가 그 기업으로서는 꼭 필요한 상시적인 업무였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며, 때문에 상시적 업무를 비정규직의 교체로 유지하려는 목적을 갖는다고 판단해도 논리적으로 무방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비정규직의 재계약거부를 한 사업장은 그 일시적인 업무가 종료되었다는 뜻이므로, 일정기간 당해 업무에 비정규직 채용을 금지해도 상관없다는 뜻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일정한 텀을 두고 비정규직 채용 금지 기간을 두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합니다. 단, 이때 그 기간동안에는 정규직만 채용할 수 있도록 하면 될 것입니다. 저는 그 기간을 6개월 정도로 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봅니다.

참고로, 현행 파견근로자 보호법 제16조에는 제 아이디어와 비슷한 개념의 조항이 이미 있습니다. 경영상의 이유로 정리해고를 실시한 사업장은 2년 이내의 기간에는 당해 업무에 파견근로자의 사용을 금지한다는 내용이죠.

한줄 요약 : 경영상의 이유로 기간제나 파견직 근로자의 재계약을 거부한 사업장은 6개월 이내의 기간에는 당해 업무에 정규직 이외의 근로자 사용을 금지한다는 조항을 현행 비정규직 보호법에 삽입하면, 이 모든 논란은 종식되리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