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가 정치사이트는 아닌데 올라 오는 글의 90%가 정치글이고......  그중 90%는 친노와 민통당을 까는 글 뿐이니... 어찌보면 무슨 정치중독자의 모임 같습니다. 삶은 다양한 것인데... 좀 다양한 글이 올라오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그나마 흐강님이 영화글 올려주시니 반갑긴 합니다.
저도 지난 번 말씀드린대로 자작시 한편 올리겠습니다. 아주 옛날에 쓴 글인데... 아무튼 리프레쉬하시고 다시 정치토론을 이어갔으면 합니다.

지구위에 앉아 있는 소녀


- 어느 일요일 TV에는 아프가니스탄의 한 소녀를 방송해 주었다 폭격으로 부모를 잃은 소녀는 동생들과 함께 쓰러져 가는는 토막집에 살며 풀을 먹으며 연명하고 있었다


  일곱살 소녀가 지구 위에 앉아

  풀을 뜯고 있다


  집에는 다섯 살, 네 살짜리 동생이

  그녀가 뜯어 올 풀을 기다리며

  모래바람 가득한 지평선을

  하염없이 응시 한다


  어두운 방

  토담벽에 난 네모난 구멍으로

  눈물과 때로 얼룩진 아이들의 얼굴에

  스며들어 

  몇 천 킬로 떨어진 이곳

  권태로운 일요일 오전을 눈부시게 하는

  햇살


  소녀가 풀을 끓이면

  아이들은 게걸스럽게 풀죽을

  삼킨다 가장 어린 동생은 마지막 남은

  국물을 마시고 애처럽게 누나를

  카메라를

  나를


  우리를 

  응시한다


  소녀는 다시

  지구 위에 앉아

  풀을 뜯는다

 

  그때 나는

  소녀의 무게로

지구가

짓눌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뜯어지는 풀뿌리를 따라

지구의 껍질이

떠덕떠덕 일어났고

그때마다 질러대는 울음소리도

들었다


우리들의

권태로운 

일요일 오전

멀리서 계란사라는 트럭의 방송이

들릴 때


작은 지구 위에는

커다란 

소녀가

모둠발을 하고 앉아

우리를 본다


무화과 속 꽃처럼

지구는

툭툭

떨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