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말하는 증세없는 복지라는건 사실 있을 수가 없다라는 것 쯤은 그 누구라도 다 아는 사실이다. 이건 기업의 회계관리나, 정부의 예산 관리 아니, 그딴거 필요없고 가계부 아니 초등학생이 용돈관리만해봐도 안된다는 것 쯤은 알아야 하는게 정상이다.

심지어 이미 한번 박근혜가 실험을 해봤지만 안된다는 것 쯤은 스스로 증명해보였다.


근데 또 증세없는 복지는 망령처럼 다시 살아났다.


혹자는 아직도 감세를 말하고 있다. 차라리 이렇게 확고한 비젼이라면 이해한다. 경제학적으로도 그게 옮건 그르건 한 시대를 풍미한 학설임에는 분명하고, 아직도 증세-감세는 아마 국가가 존재하는한 할 수 있는 논쟁이기 때문이다.


몇몇은 아예 대놓고 톡 까놓고 증세를 말했다. 누구 말마따나 살아있는 새의 깃털 뽑기만큼 어려운 일임에도 하겠다고 나섰다. 아니 원래 신자유주의가 아닌 케인지언 정도 멀리 좌파까지 갈 것도 없이 그 정도만 되도, 미국의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도 증세를 말하는 시대이다. 그 유명한 21세기 자본의 해결책이라고 나온 것도 결국 또 증세였다.


근데 우리나라 국민은 또 증세없는 복지 같은 허구에 속는다.


내가 보기에는 여기에는 당연히 증세 또는 세금에 대한 거부감이 존재하고, 이 거부감의 이면에는 당연히 국가에 대한 불신이 존재한다. 그리스를 예로 들면, 탈세가 일반화되 이 나라에서, 보수와 재벌경제학자들은 복지가 문제다. 공무원이 문제다 했지만, 사실 그리스가 독일 스웨덴 같은 나라만큼 세금이 착실히 걷혔다면 절대 문제될 일이 없는 것이다.


그리스가 국가에 대한 불신, 세금에 대한 거부가 만연화 된건 수백년에 걸친 오스만 지배를 받아온 덕에 굳어진 관습이라는 말이 있다. 그 시절에는 탈세하는 자가 영웅이였다. 오스만은 압제자에 불과하고 결국 공무원은 그 똘마니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성경을 봐도, 세리라 하면 아주 인간 쓰레기로 묘사하고 있다. 그들 역시 로마의 지배를 받는 유대인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우리도 비슷한 상황일 수 있다. 오랜 독재 정부로 인해서 정부에 대한 신뢰는 바닥인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그 상황을 나타내는게 결국 '증세없는 복지' 라는 허구가 된다.


증세없는 복지가 가능하다고 보는 자들의 말은 항상 입버릇처럼 '(증세를 해야할 만큼) 나라에 돈이 없는게 아니라, 도둑놈이 많은거다' 이다.


즉 이말의 이면에는 국가와 공공부분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나 로마시절 처럼 말이다.


작년기준 우리나라 주요 보험사의 수익률은 3%를 겨우 넘는 한마디로 좋지 않다. 2016년 코스피가 3.69 상승했고, 정기예금 금리도 잘 찾으면 2% 초반대가 있는걸 감안하면 엉망이라 하겠다.


반면에 국민연금은 4.75% 를 기록해서 주요 보험사들보다 1~1.5 % 정도 수익이 좋았다. 언론이 입만 열었다 하면 국민연금이 어쩌고, 부실하게 운용하네 별 개소리를 하지만 막상 보험사들은 그 국민연금보다 훨씬 못한 수익률을 보였다. 참고로 그건 비단 16년만의 현상이 아니고,

15년 3.87 vs 4.57 (국민연금 승)

14년 4.28  vs 5.3

13년 4.55 vs 4.2 (보험사 승)

12년 4.8 vs 7.1

근 5년간 13년을 제외하고 생보사한테 진 적이 없다. (참고로 손보사는 특성상 생보사 -0.5% 정도 하는게 적정하다)


국민연금은 하나의 예일 뿐이다. 그외에도 많다. (기회가 나면 별도 다른건에 대해 별도 발제 해볼 생각임) 우리나라 언론과 정치권 기업인들이 앞다퉈서 정부에 대한 불신을 조장해 왔다. 과거 군사정부 시절에는 당연한거고, 이를 통해 국민들에게 '나라에 돈이 없는게 아니다, 도둑이 많아서 그렇타' 라는 이상한 신조를 심어주는데는 성공했으나,


도둑이 많다라는 이 말을 한번만 돌리면, '내가 대통령이 되서 잘 관리하면 증세없는 복지가 가능하다' 라는 말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달레반이니 뭐니 하는 애들의 머리속도 대부분 이러하리라 짐작된다.


그런데 어느놈이 대통령이 된다 한들, 우리나라에서 제일 난다 긴다하는 자산운용 전문가도 3% 후반 수익률에 허덕이는 실정인데, 그 이상의 수익을 올린 국민연금을 무슨 수로 더 잘하게 만든단 말인가?


국민연금을 불신하는 애들은 보험사의 수익률이 연금보다 훨씬 못 하다는 사실은 간과한다. 어디 그 뿐인가, 국민연금은 특성상 기금운용에 있어 나가는 민영보험사들보다 많을 수가 없다. 광고, 영업, 보험금 징수에 드는 비용, 위험부담비용(=예보공사에 내는 돈, 국민연금은 위험부담을 정부가 무한대로 지기 때문에 없다고 본면 된다) 만해도 국민연금이 보험사에 뒤질 이유가 없다.


막상 쓰고보니 '국개론'으로 치닿고 마는 느낌인데, 사실 국개론이나, 달레반 문슬림 탓하는 거나 내가 보기에는 별로 다르지 않다.

그리고, 국가와 공공부분에 대한 불신과 무지를 보고 있으면, 나 역시도...슬그머니 국개론(=문빠, 달레반, 문슬림, 박빠)에 마음이 기우는건 왜일까?


또 아크로 주류들도 이제와서 달레반이니 문슬림이니 하면서 증세없는 복지의 허구에 대해서 비난하고 조롱할 필요 없다. 아니 그럴 자격이 없다. 한편으로는 입만열면 '증세없는 복지가 가능할 것 같은' 공공부분은 원래 문제가 많고 비효율적이라, 도둑이 많다는 논리에 동참한 자들이라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