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가 '안찍박'으로 박지원상왕론을 던지자 문재인측이 즉각 받아서 대대적으로 퍼트리고 있고, 관망하던 유승민도 요즘 사퇴공세에 시달리자 참지 못하고 박지원 공격에 나섰습니다.  안철수로 쏠리는 보수층을 저지해야하는 홍준표 유승민과, 그들이 선전할수록 유리해지는 문재인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박지원'을 매개로 한 연대가 구성된 것입니다. 어제 문재인은 홍준표에게 그렇게 시달리면서도 끝내 홍준표의 성폭행스캔들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었습니다. 서슬퍼렇게 적폐청산과 가짜보수를 불태우자던 모습은 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요?

다수가 출마한 선거에서 특정 이슈를 매개로 이해관계에 따라 합종연횡하는 모습은 당연한 것이고, 그 자체로는 아무런 비난거리가 될 수 없습니다. 어제 '사병복지' 를 매개로 극과 극이라 할 수 있는 유승민과 심상정이 의기투합하던 모습이 좋은 예이고 바람직하고 권장할만한 연대입니다. 결국 연대의 매개체가 무엇이냐에 따라 그 것이 포지티브한 것이냐 아니면 비열하고 저렴한 네거티브이냐가 결정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박지원을 매개체로 한 '반박지원연대'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이 문제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박지원은 곧 호남을 의미하고, 안찍박은 '안철수를 찍으면 호남이 득세한다' 를 애둘러 표현한 것입니다. 박지원에게 투사되고 있는 정치적 상징이 다름 아닌' DJ와 호남'인 것을 생각하면 명약관화한 것이고, 굳이 호남을 입에 담지 않고도 반DJ 반호남선동을 할 수 있으니 그보다 더 좋은 소재는 없을 것입니다.

물론 박지원이 정말로 대통령 근처에 있어서는 결코 안되는 희대의 비리정치인이거나, 역대급 반민주적 반역사적 인물이라도 되서 이렇게까지 비토를 당하는거라면 이해할 수 도 있습니다. 저부터 내치라 시위라도 할 참이구요. 그러나 박지원은 결코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고, 그저 새누리당 반대하고 야권의 집권을 위해 일생을 바친 나이 든 정치인일 뿐입니다. 과연 박지원이 안희정보다 더 부패한 정치인일까요? 

문재인지지자들이 붙여준 '목포김기춘'이라는 별명에서 잘 드러나듯이, 박지원은 막연한 반호남정서와 막연한 구태이미지를 섞어서 반호남 마타도어의 대상이 된 것 뿐입니다. 도대체 박지원의 지역구가 목포라는 것이 왜 비난거리가 되는지 알 수 없고, 박지원이 김기춘처럼 국정을 쥐고 흔들면서 농단하기라도 했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홍준표야 구제불능이니 그런 저질 반호남연대를 시도하는 비열한 작태에 대해 논외로 치겠습니다. 문제는 문재인과 유승민이 그에 편승하여 확대재생산시키고 있는 엄중한 상황입니다.

문재인측은 보수층 특히 영남유권자들의 반문정서를 반호남정서로 무마시켜 선거를 치르겠다는 전략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며칠전 더민당 조응천의 '우리가 왜 전라도당이냐, 국민의당이 전라도당이다' 라는 워딩은 그런 속내를 극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홍준표가 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거리던 말을 대신 해주며 선거운동을 도와주는 부역질에 나선 것이고, 저는 역대 선거에서 이보다 더 역겨운 반호남선동을 구경해본 적이 없습니다.

유승민은 안철수의 말대로 정말 실망입니다. 안철수가 '박지원은 어떤 공직도 맡지 않겠다 했으니 그만 좀 괴롭히시라' 고 간곡한 부탁조로 호소까지 했음에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모습은 비열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유승민이 정말로 '안찍박'에 담겨있는 반호남주의에 대해 까맣게 몰라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래도 합리적이고 새로운 보수로 거듭나겠다는 진정성에는 신뢰를 가지고 있었는데, 보수버전 유시민이라는 저의 평가가 더 이상 박한 것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반호남주의를 버리지 못한다면 유승민이 기존의 보수정치인들과 무엇이 다르다는 것일까 의문일 뿐입니다. 

이렇듯 노골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문재인 홍준표 유승민의 '2017년판 반호남 3당합당' 에 대하여, 훨씬 더 많은 경각심과 경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