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된 딸이 어제 2주만에 집에 왔습니다. 먼 곳에 기숙학교 다니다 보니까 2주에 한번씩 옵니다. 오늘은 와이프는 둘째 세째 데리고 아이 엄마들 소풍모임에 갔고, 저는 큰 녀석이랑 시내 나들이 다녀왔습니다. 둘이 병원도 가고, 학교에서 서울로 놀러간다고 옷도 사고요. 햄버거도 먹고 했습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큰 녀석이 누구 찍을거냐고 물어보더군요. 그래서 당연히 안철수라고 답했습니다.

큰애 : 저번에 엄마한테 영업하던 사람은 어쩌고?
아빠 : 이재명?
큰애 : 응
아빠 : 이재명씨는 민주당 경선에서 떨어졌지. 문재인씨가 나왔잖아.
큰애 : 안철수씨는 뭐 하겠데.
아빠 : 너 같이 젊은 사람들이 안심하고 마음껏 창업 할 수 있게 해주겠대.
큰애 : 얼~ 좋은데!
아빠 : ㅎㅎ 그렇지. 창업하고 혹시라도 실패하면 얼마든지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해준대.
큰애 : 문재인씨는 뭐 한다는데.
아빠 : 공무원 일자리 80만개 만든데.
큰애 : 아...
아빠 : 그러니까, 네가 마음껏 도전할 수 있는 창업자가 될 것이냐 아니면, 공무원 될 것이냐 선택하는 거지.

대화 쪼매 하더니 곧 자버리더군요. 지 쇼핑한다고 질질 끌려다닌 아빠는 운전시키고...

이 친구(딸아이)가 고등학교를 재수했습니다. 처음 간 학교에서 적응을 잘 못했어요. 집단 따돌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도 저나 와이프도 참 힘들었습니다. 우리 아이도 잘못했고, 따돌림 하는 아이들도 야속했습니다. 지금 학교에서는 참 잘 지냅니다. 남자친구도 사귀고, 친구들간에도 트러블 한 번 없다고 해요.

지난 학교와 이번 학교가 분위기가 다릅니다. 지난 학교는 동기생간에 선후배간에 관계로 힘들어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한 명, 두 명 따돌림 당하는 아이들 소식을 들었고, 결국 우리 큰아이도 포함이 됐더군요. 학교에 찾아가서 상담선생님과 대화를 해보니, 아이들이 '자살과 자퇴'를 입에 붙이고 산다고 하더군요.

아이는 지속적으로 학교를 그만다니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 때마다, 아빠가 네가 정말 원하는 것에 반대한 적이 없으니까, 그만 둘 수 있냐 없냐는 고민하지 말아라. 대신 한 번만 더 생각해보자고 했어요. 차마 당장 그만두자고는 아빠로서 할 수가 없었습니다.

와이프한테 혼났죠. 계속 다니게 할거면 희망을 주지 말고 그만두게 할 거면 당장 데리고 나오지 뭐하는 짓이냐고, 희망고문하냐고 혼났어요. 와이프도 속상하니까, 또 엄마들 밴드방에서 조차 왕따를 시키더라고요. 당해보지 않으면 참... 답답하더군요.

학교를 자퇴하고서도 많이 힘들었습니다. 아이는 마음에 상처가 아물지 않았고, 부모로서도 해줄 수 있는게 없어서 안타까웠습니다. 그래도 전문가에게 상담받으면서 차츰 자존감도 회복했습니다. 전문적으로 상담하시는 분들이 참 대단하시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상처받은 아이들에게는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에요.

그리고 다시 힘 내서 새로 입학했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두 학교가 참 달라요. 첫째로 급식의 질이 다릅니다. 전에 학교는 급식비까지 따로 내는데, 한 번은 교장선생과 급식을 먹었는데 콩나물 국이 나왔더군요. 콩나물이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반찬들도 초라했고요. 새로 간 학교는 급식비가 지자체 지원으로 나오는데요, 인터넷에서도 유명할 정도로 급식이 잘 나옵니다.

급식으로 우열을 가릴 수는 없지만, 왠지 두 학교 운영자들의 마인드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전에 학교는 아이들 핸드폰도 못쓰게 하는 학교였습니다. 기숙사 생활 가지가지 강한 규율로 통제하고요. 아이들이 학업외로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기숙사에서는 또 선배들이 후배들 집합시켜 자기들만의 규칙을 교육하고요. 결정적인 것은 예체능계 학교인데, 교장선생이 훈화 때마다 법대를 가야한다는 등 공부하라고 푸쉬를 했습니다.

새로 간 학교는 일과 시간외에는 자유롭게 생활하도록 보장합니다. 기숙사 방에는 침대만 있고 책상도 없습니다. 공부할 학생은 도서관 가서 하면 되고요. 이 학교 상담실에는 자퇴나 자살을 상담하러 오는 학생들이 거의없다고 하더군요. 진로 상담이 대부분이고요.

큰아이가 지난 해 이맘 때하고, 요즘하고 다릅니다. 새로운 생활에 약간의 흥분이 있는 것은 같이 느껴집니다. 다만, 지난 해에는 뭔가 들떠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차분하지만 신나고 재미있어 하는게 보입니다.

학교가 사심없이 제대로 하면 아이들이 따돌림에 빠질 이유가 없다고 생각듭니다. 그 학교나 이 학교나 학생들 심성은 다 똑같죠. 거기는 못된 녀석들이고 여기는 착한 녀석들이라서가 아닌게 분명합니다. 수많은 아이들이 자살과 자퇴를 고민하고 호소하는데 학교가 안듣고 있는거에요. 그 스트레스가 친구관계 왜곡시키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요새는 직장인들 따돌림도 그 정도나 사례가 심각한 지경이라고 합니다. 소외당할까 하는 두려움, 소외시키는 무리에 포함되었다는 안도감 이런 것들은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심리상태입니다. 사람들이 각박해지면 이런 두려움과 안락함이 더 커지고 도드라져서 표출되지요. 거기다가 친함을 무기삼아 따돌림에 가담시키는 사이코패스들도 있고요.

학교, 직장, 사회, 모임, 또 나아가서 정치권도 따돌림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친문패권이라는 것도 따돌림의 양태입니다. 지도자가 올바르고 공정하게 하면 나는 왕따 없어질 거라고 봐요. 왕따의 두려움과 안락함, 친함을 무기로 삼는 일 등이 배려와 존중의 마음으로 바뀌죠. 그러면 사이코패스가 힘을 쓰지 못합니다.

오늘날 학교에서 따돌림이 우리 아이들 정신을 너무나도 피폐하게 합니다. 따돌림 당한 내 아이만이 아니라 따돌림 하는 무리의 아이가 절규하는 울음소리도 들었습니다. 미국과 일본 해외 어느나라도 따돌림 폭력 때문에 아이들이 죽어갑니다. 어른들 책임이고 지도자의 책임입니다. 공정하고 올바른 마음을 어른들이.. 지도자가 보이면 사회에서 서로 멀쩡한 사람들이, 누군가의 아들이고 딸이고, 누군가의 아버지고 어머니고 한 사람들이 서로 따돌림을 가지고 관계에서 두려움을 피해 안락함을 구하지 않습니다.

공정하고 올바르게 하면, 설령 사랑하지 않고 동의하지 않더라도 존중하고 배려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