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래 동영상은 민주당 경선 8차 토론회의 문재인 vs 이재명 부분입니다.



제가 몇일 다른 일때문에 미루었다가 오늘 한꺼번에 7차, 8차를 토론회를 보았습니다. 문재인과 이재명의 토론은 항상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습니다. 사실 이 7, 8차 토론회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대부분의 토론회들에서도 항상 비슷한 질문과 비슷한 대답들이 오가는데, 제가 9차, 10차는 아직 안보았지만, 그것도 비슷한 양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동영상 하나만 보시면 문재인의 정책에 대해서 다 본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영상을 보면 기본적으로 어처구니 없는 문재인의 대답에 실소가 나오기는 하지만, 참고 차분히 들어보면  문재인이 나름데로 열심히 이야기하는 스스로의 정책에 대한 특징이 있습니다. 문재인의 자신의 정책 이해도에 관해서 세가지로 묶어 정리해봤습니다.


1. 공약이 아직 발표가 다 안되었다. 또는 아직 연구중이다.


이재명이 문재인의 공약에 대한 재원 마련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서 질문할 때 마다 종종 저런 말을 합니다. 이런 저런 공약을 많이 준비하셨던데, 지금 현재 세제 개편 공약을 가지고 그것이 가능하냐라고 물으면 문재인 입에서 종종 나오는 대답입니다.

여기서 잠깐 짚어볼만한 것이 있습니다. 문재인의 특기 하나가 어느 곳에 방문하면 내가 꼭 이렇게 해주겠다라는 식으로 생각없는 공수표를 남발하는 것입니다. 최근에도 지난 2월 말에 아주 웃겼던 것 헤프닝 하나는 경기도 안성 지역농어민 미곡종합처리장에 가서는 국가에서 쌀 재고 문제를 해결해주겠다고 하면서 유엔결의안도 파기할 수 있다라는 말을 던져서 한동안 화재가 되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관련 참고 링크: http://theacro.com/zbxe/5293657

민주당 경선이 지방을 돌아가면서 하고 있습니다. 동영상의 충청권 토론에서도 이재명이 질문하길 문재인 후보께서는 이미 충청권을 위한 공약을 많이 발표를 했던데 도대체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겠냐라고 물어봤습니다. 그러자 문재인의 대답은

"재원대책은 우리가 정책 공약을 다 발표하지 않은 상태인데, 다 발표하면 거기에 소요되는 총 재원, 방안까지 한꺼번에 발표 할 것입니다."

또 다른 질문으로 그동안 토론회에서 여러번 거론이 되었던, 문재인 본인 스스로는 아직 검토중이라고 하는데 문재인 캠프에서는 이미 발표한 아동수당 (첫째 10만원, 둘째 20만원, 셋째 30만원) 이야기에 대한 지적에도 문재인이 항상 이런 식으로 대답합니다.

"아직 재원이 얼마가 들지 몰라서 연구(검토)중에 있습니다"

특히나 복지정책과 주택정책에 관한 내용에 대해서 위와같이 대답합니다.

언뜻보면 합리적인 말인 것 같은데, 저는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깝깝한 느낌이 납니다. 문재인이 이미 지난 5년동안 차기 대선후보 행보를 했던 사람이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가장 오랫동안 대선준비를 했습니다. 그런 사람의 입에서 아직도 연구중에 있다는 말을 하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요? 준비 기간이 훨씬 짧았던 같은 당의 안희정, 특히 이재명이 이런 질문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대답하는 것과 차이가 너무 많이 납니다.


평가1: 도대체 준비된 대통령 맞습니까. 그동안 대통령될 준비, 공약 연구는 뒷전으로 하고 캠프에 쓸 인력이나 모은다고 회식겸 맛집 투어하고 다니시느라고 시간이 없었는데, 요새 와서 벼락치기 하느라고 참모들이 공부시켜줘봤자 제대로 소화를 못하니 저런 대답이 나오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2. 나도 알 수 없지만, 다 잘될 것이다. 나중에 결정하겠다, 차기 정부로 넘기겠다.

문재인의 공공부분 일자리 공약이 원래 캠프에서 발표한 것은 81만개 일자리 창출이라고 했다가 세부내역에서 비판을 받자 후에 캠프에서 스스로 17만개'만' 신규 일자리를 만드는 것으로 정정하기는 했습니다. (솔까말 81만개의 신규 공무원+공기원 일자리라는 것은 그 유지비용으로 천문학적 액수가 드는 내역입니다. 나라가 파탄이 날 수준입니다.)

이것에 대해서 그동안 공격을 여러번 받았습니다만, 특히 5차때 인상깊었던 것 하나는 실제 81만개 중에서 17만개만 신규이고 나머지는 기존의 일자리를 좀 더 좋게 만드는 것에 불구한데 어떻게 생각하시냐라고 질문을 정확하게 두번 받았는데, 문재인이 그때마다 그냥 동문서답하고 지나갔습니다.

8차 토론회를 보시면 알겠지만 이제와서는 더이상 피할 길이 없어지자 17만개만 신규라고 인정은 하는 듯한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붙이는 사족이 이런 식입니다.

"나머지의 기존의 일자리를 개선하고 나면 .....(어쩌고 저쩌고).... 그 숫자가 얼마가 될 지 저도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재명 후보님께서는 왜 나머지 64만개가 몽땅 다 기존에 있는 일자리가 바꿔지는 것이다라고 단정적으로 말씀하십니까."

일단 자신이 대통령되서 막상 해보면 (현재는 파악은 안되지만) 새로 생기는 일자리가 있을 것을 믿어보자라는 말입니다. 단정적으로 아니라고 말하지 말아라 희망을 갖고 네가티브 하지 말자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또 다른 예를 보면, 싸드에 대한 태도를 보면 장황하게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결론은 다음 정부에서 충분한 재검토를 하자라고 미룹니다. 이 뜻은 싸드에 대해서는 일단 문재인 본인은 철학이 없다는 뜻이고, 일단 대선중에는 그대로 놔두자. 그런데, 실은 아무것도 안하겠다라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만. 어쨋든 결론은 나중에 하겠다입니다.


평가2: 그러니까 어떻게 될 지 계산은 못하겠는데, 일단 나를 믿어달라. 내가 대통령 되면  다시 재검토해서 잘 이행을 하겠다. 그러면, 공약의 효과가 잘 나올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대통령하겠다는 것 아니냐.)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 아닙니까? 지난 2012년 대선 토론 때 박근혜가 했던 말들과 씽크로율이 상당히 높습니다. 공약 이행률, 법안 상정률, 국회 출석률 꼴찌 수준이라는 것도 그 여자와 그 남자가 쌍벽을 이룰 정도로 씽크로율이 높은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3. 마지막 세번째는 복지정책에 대해서 말하고 싶은데, 이것은 문재인의 정책이해도에 관한 것이 말바꾸기의 정도를 넘어선 것이라고 봅니다.

민주당의 기본 강령이자 지난 10여년간의 복지 정책의 기본 핵심은 "보편적 복지"였습니다. 여기서 바뀐 적이 없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은 보편적 복지에 대해서 강하게 말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문재인이 이번 대선에서 그것도 민주당 내부 경선에서 하는 스탠스는 정확하게 "선별적 복지"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6차 토론회에서는 이것에 대해서는 아예 거짓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당이 보편복지를 (그렇게) 주장한 적이 없습니다." 참고링크: http://theacro.com/zbxe/5300601

그런데 8차때에 와서 토론하는 것을 들어보면, 이제 대놓고 선별적 복지를 하겠다고 합니다.

왜 이런 변화가 일어났을까요. 첫째는 이재명의 기본소득을 공격하기 위해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봅니다.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서 자신이 가진 밑바탕을 이렇게 바꿀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이해가 안되지만, 그건 뭐 그냥 넘어갑시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두번째 이유는 문재인 캠프에 새로 합류한 인사들이 수구-보수 및 재벌출신들이 많아서 벌어진 일이라고 봅니다. 결국 그 여파로 법인세 인상에 미적지근하고, 준조세폐지에 오히려 적극적이며, 이재용 구속에 대해서 미온적인 태도들을 보이고, 박근혜-이재용이 법에 의해 처벌을 받았을 때 나중에 대통령이 되서 특별사면하지 않기로 하자는 약속을 못하는 태도등등이 있습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복지 정책도 선별적 복지로 회귀했다고 보입니다.

선별적 vs 보편적 복지 문제는 지난 십여년간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줄기차게 벌여온 논쟁입니다. 그런데,  여태까지 자신이 주장해오던 것에서 갑자기 180도 바뀐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갑자기 변화한 이유에 대해서는 정리를 하고 변한 모습에 대한 사과와 충분한 설명을 한 후에 선별적 복지를 주장해야 정상아닙니까. 지난 십여년간 햇볕정책을 지지하던 사람이 갑자기 대선에 와서 대북 봉쇄 정책을 주장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민주당 지지자라면 그동안 강령에 있는 보편적 복지에 대해서 완전한 지지자가 아닐지라도 이런 반민주당적 주장으로 급속 선회한 문재인에 대해서 강력하게 항의해야 정상입니다.

또 한편으로 문재인이 갑자기 선별복지를 주장할까 생각해보면, 그동안 보편적 복지가 무엇인지 그 개념적 차이를 모르고 있다가 이제와서 자기 편한데로 말만 이리저리 가져다 붙이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이 드는데, 설마 사법연수원 수석인지 차석졸업한 사람이 그럴려구요. 정말로 그 정도 수준밖에 안되는 것이면, 이런 사람이 대통령된다는 것은 대한민국에 재앙이 벌어질 것입니다.


평가3: 재벌개혁, 복지, 세금인상 문제를 총괄하여 평가하면, 문재인은 새누리당(또는 자유당) 후보이지 민주당 후보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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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세가지 평가을 묶어서 한 문장으로 말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문재인은 그동안 전혀 준비를 해 본적이 없지만, 대통령이 된다면 정말로 잘 할 수 있는 자신이 가득찬 새누리당 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