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총평

국민의당 광주,전남,제주 에 이어 전북 경선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첫날 광주/전남/제주 지역. 우려에도 불구하고 막상 당일이 되어보니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높은 참여(6만2천명+)로 흥행에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어 둘째날 전북 경선의 경우에도 (3만명+)이 참가했습니다. 이틀간 호남/제주 지역에서 9만명이 넘는 사람이 국민의당 경선에 참가한 겁니다.  민주당 전국 현장 투표(5만3천명)을 웃도는 숫자라고 들었습니다. 전남인구190만명중 3만3천명, 전북인구 186명중 3만명의 참가, 이런식으로 생각해 보면, 총인구의 1.5%가 직적 투표로 경선에 참가한 어마어마한 열기였습니다. 

'정치실험'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의 새로운 시도의 경선이었지만, 광주/전남/제주/전북 지역 주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깊은 이해와 활발한 참여 덕분에 경선이 성공적으로 시작 될 수 있었습니다. 현대 민주주의 법치 국가의 시민(citizen)이라는 의미로, 이 지역 주민들의 높은 민주시민 의식에 다시금 큰 경의를 표합니다. 

경선 결과는 광주/전남/제주 안철수(60%,3만7천), 손학규(23%,1만4천), 박주선(16%,1만)였습니다. 그리고 전북에서는 안철수 (72%, 2만 2천), 손학규 (23%, 7천), 박주선(5%, 1천)로 마찬가지로 전남/광주/제주와 비교해서 박주선의 득표율이 떨어지고 그게 안철수에게 갔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후술하겠지만, 저는 굉장히 이상적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안철수 입장에서건, 국민의당 입장에서건, 호남(+제주) 지역 유권자 입장에서건 말입니다. 심지어 손학규 입장에서도 (본인 스스로 대선 후보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짜로 인식하고 있었다면) 납득할만한 결과, 대선 이후 자기의 다음 단계을 준비할 수 있을 정도의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지역 시민들의 민감하고 번뜩이는 정치적인 감각의 총체적인 합이 이런 결과를 만들어 준거라고 생각합니다.  

개개인의 공으로만 본다면, 박지원 대표가 결국 옳았다고 해줘야 되지 않겠나고 생각합니다. 12월 2일 탄핵안 발의 안했을때, 김무성이랑 개헌이나 하려고 하는 쓰레기 구시대 정치의 산물이라고 박지원 대표가 집중적으로 욕을 먹었었습니다. 

이번 경선안 과정에서도 손학규의 몽니를 전부다 받아준다고, 손학규 통해서 김종인이랑 같이 개헌이나 하려는 쓰레기 구시대 정치의 산물이라고 박지원 대표가 또 집중적으로 욕을 먹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당 핵심인 광주,전남,전북지역 그리고 규모는 작지만 같이 치뤄진 제주 경선을 무사하게 치루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많은 당원,비당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냈고, 그리고도 납득할만한 경선 결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를 달성해낸 박지원 대표에게 높은 평가를 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안철수 후보에게 있어서 이번 국민의당 호남 경선은 안철수의 집권 로드맵의 아주 중요한 마일스톤이 달성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안철수 대선 승리 가능성은 하루하루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2) 경선 결과의 정치적 의미

지난 몇차례의 글에서 반복적으로 이야기했지만, 안철수의 대선 승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열쇠는 호남에서 지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박근혜 탄핵이후 문재인과 결국 1:1 구도가 되었을 때, 부동층 들은 '제1야당 문재인 대신 안철수에게 정권을 맞겨도 될것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안철수 개인이, 문재인 개인보다 백배, 천배 똑똑한 것 인식한다고 한들, 그것만 가지고는 모자랍니다. 표를 주기전에 안철수 및 그 주변에서 정국을 과연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까 한번쯤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호남에서 단단한 지지를 받아오면? 호남은 야권의 오랜 지지기반이었던 (이회창이 대세론 폭격할때도, 이명박이 압승하던 때도, 박근혜가 보수 아이돌 할때도 언제나 야권을 밀어주던)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때 정권 운영을 성공적으로 맡았던 지역입니다. 야권의 뿌리가 되어주었던 지역입니다. 이곳에서 단단한 지지를 받게되면, 중도/관망/부동층이 생각하기에 안철수가 정권을 받아서 유지할 수 있겠거니 하는 생각의 근거가 됩니다.

돌이켜보면 안철수가 강했던 타이밍은 (2012년 대선때 포함) 호남에서 안철수의 지지가 강할 때였고, 반대로 안철수가 약해지는 타이밍은 그 지지가 약해지거나 의문시 될 때였습니다. 이를테면 지난 총선때만 해도, 처음 광주/전남서 지지세 확보가 먼저였고, 이후 (정동영 국민의당 입당후) 전북이 뚫리고 나서야 국민의당 돌풍이 수도권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안철수로서는 본격 대선을 앞두고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그러므로, 호남지지를 다지는 일이었습니다.  문재인 대세론, 당내 중진그룹 일부와의 갈등, 특히 개헌 (개헌 찬성 여론 자체는 60%이상) 시기와 방법에 대한 이견 분출로, "안철수 호남에서도 지지 못받는거 아니냐?"라는 의문이 드는 것에 대한 대책이 필요했습니다. 

국민의당 호남지역 경선은 그 계기가 되는 중요한 통과 의례였습니다.  짧은 경선기간 중에 가장 집중해야할 첫번째 경선 지역을 토요일 광주/전남/제주, 그리고 일요일 전북으로 잡은 것은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국민의당 경선의 핵심은 이 두 지역에서 안철수가 지지세를 확인하느냐 못하느냐였고, 그것을 위해 안철수가 이 지역 주민들에게 어떤 자세로 어떻게 어필하냐 였습니다. 손학규/박주선은 이를 위해 국민의당이 사용하고 있는 말(기물)입니다. 

그렇게 호남 및 제주 경선 결과가 먼저 나왔습니다. 9만명이라는 예상 뛰어넘는 수의 인원이 직접 투표장으로 나와서 자기 이사를 표현했습니다. 홍보도 잘 안되고,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우려에 비하면 큰 성과입니다. 또 전체 당원수가 10만 미만으로 추산되며, 그중 과반이 호남 지역인 국민의당 당세에 비하면, 엄청난 숫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안철수 후보가 65% 정도의 지지를 얻었습니다. 2위 손학규 후보 (23%)의 세배 가까이 되는 수치라고 생각해 보면, 압승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격차입니다. 

지난 일주일간 호남에서 살면서 공을 들인 안철수 후보가, 호남에서 지지세를 확인하는데 성공했다는 메시지를 주는 데에는 충분한 결과입니다.

특히 중요한 부분은 실제로 현장 투표가 이루어졌다는 점입니다.  수만명이 실제로 직접 투표를 행한 결과는 수십~백명을 대상으로 이루어 지는 그 어떤 여론조사 보다도, 안철수에 대한 호남 지지세를 증명하는, 아주 강력한 시그널이 됩니다. 약간 모험적이었던 직접 투표 방식에서 얻들 수 있는 가장 긍정적인 결과가 얻어진 겁니다. 

당장 언론과 온라인에서 안철수 문재인 1:1 구도가 현실화 되고 있다고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SNS에서 안철수 호남에서도 지지못받는다고 비웃던 달레반들도 그 손가락을 다물게 되었습니다. 

반면, 안철수 후보가 예전 문재인 후보가 그랬던것 처럼 호남은 화수분 자기 쌈지돗이라고 마냥 마음놓고 생각하기에는 또 모자란 숫자이기도 합니다. 달리 말하자면 지역에서 35%정도는, 당경선에 참가할 만큼 정치적 의사가 분명한 사람들임에도 '(대외 경쟁력이 월등하게 앞서있는) 안철수가 아닌 후보'를 선택했다는 말이 되기 때문입니다.

안철수'측'과 이래저래 마찰을 빚어왔던 중진의원들을 마냥 구태의원으로 몰아부치고 온라인 여론전을 일으켜서 제압해 버릴 수 없는 것도 이런 부분입니다. 이러나저러나 당의 기반인 호남권에서 35%정도의 '안철수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 목소리들이 중진의원들 통해서 흘러나왔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남은 본선 기간을 통해 이 사람들에게 믿음을 더 주고, 추가적인 지지를 확보해야 하는 것이 안철수 후보의 남은 숙제일 겁니다. 


다음 손학규. 토굴 생활을 마치고 끈도 떨어지고, 감도 떨어진 손학규입니다. 그도 솔직히 안철수 이기기는 처음부터 어려웠었다고 생각했겠지만, 호남내에서 안철수 못믿어워 하는 사람들의 여론에 한번 기대를 걸어 봤었던 겁니다.  (박지원도 그런식으로 운을 떼며 꼬셨을거고, 당내 중진그룹의 지원도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현재의 결과는 잘 생각해 보면, 그에게 그렇게 나쁜 결과만은 아닙니다. 3주 전만 해도 아무것도 없이 정치계 떠난지 몇년이 지난 사람이었습니다. 의도된 인터넷 밈이라곤 하지만, 하는 일마다 안풀리는 존재로 개그 코드였습니다. 그랬던 그가 딱히 호남에 연고가 있는 것도 아니고, 홀홀단신으로 국민의당에 들어 들어왔는데, 아무리 "안철수 못미더워하는 사람들"이 자신을 대표로 삼았다고 하더라도 호남에서 23%를 확보했으니 말입니다.

정말로 국민의당이 안철수를 통해서 여당이 될 경우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렇다면 그 여당내에서 대선후보 경선을 통해 일정부분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됩니다.  그렇게 될경우 민주당내 한때 자기 계파로 취급되던 사람들을 통해 다시금 자신의 정치적 세력의 복원을 시도할 정치적 밑천이 될 수 있습니다. 설령 국민의당이 대선에서 지더라도 (이겼을때에는 비할수 없겠지만) 여전히 대선 국면에서 모습을 보여서, 적어도 강진 토굴에서 막 나왔을 때 비해서는 훨씬 상태가 나아진겁니다. 그러니 표차가 아무리 나더라도, 이제와서 손학규가 탈당해서 뗑깡부려보았자 얻을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완주하고 자기 지분 다지면서, 대선후 개헌 준비할겁니다. 

마지막으로 박주선.  박주선은 박지원이 모양새를 내기 위해 설득해서 마지막에 페이스메이킹 후보로 집어넣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전에 안철수는 박주선을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었다는 기사를 어디서 봤습니다. 실제로 안철수 계열로 여겨지는 강연재 부대변인이 박주선 캠프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천정배가 사퇴하는 바람에, 명색이 호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국민의당인데 호남 출신 대선 후보가 한명도 없는 것도 모양이 안서기 때문입니다. 호남지역 시민들이 국민의당을 자신의당으로 여기기 위해서라도, 중량감있는 호남인사가 경선에 참여하는게 꼭 필요했었습니다. 

결국 박주선 후보가 일정 부분의 득표율 (11.92%)을 보일만큼 진지하게 경선 이끌어줌으로서, 국민의당이 현재 기반인 호남지역에서의 경선을 의미있게 만들어 주었고, 당원과 비당원을 포함한 지역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냈습니다. 



(3) 박지원을 위한 변명

지난 2주간 마음 고생 심했던 국내 정치인중 탑3안에 아마 박지원 대표가 반드시 들어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간은 당내 다른 중진들 그룹에서 약간의 견제 같은거 받고, 호남내 비안철수측 여론에 압박받는 처지였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경선 국면에서는 되려 안철수측 특히 지지자들에게 쏟아지는 비난을 받았으니까 말입니다. 

박지원 대표는 사실 매번 그 어떤 정치적 이슈만 생기면, 친박에서건, 친문에서건, 친안에서건, 혹은 심지어 호남일각에서 까지 항상 구태 정치인의 대명사로 찍히고 악마화 되고 번갈아 가며 비난을 받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제 부족한 소견으로 봤을 때, 지금 안철수 대선 로드맵, 국민의당 집권 로드맵이 진행되도록 만들어 줄 수 있는 가장 핵심 인물이 바로 박지원 대표입니다. 

안철수와 그 전까지 함께 하던 다른 그 어떤 사람 (수준 이하 일반인이었던 박경철. 허명만 번드르 했던 보수의 장자방 윤여준. 사고만 치고 나간 한상진. 정치 평론 훈수질이나 하면 어울릴거 같은 이상돈. 기타 등등) 보다 실질적인 임팩트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 박지원 대표입니다. 

박지원이 손학규 끌어들여서, 중진들이랑 함께 바른정당/한국당이랑 대선전 제3지대 개헌 빅텐트 하려고 한다는 소리가 돌았고, 그로 인해 원색적인 비난을 많이 받았습니다만... 실제로 박지원이 그렇게 하려고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박지원의 움직임은 그 반대였습니다.

(관련 기사1)
http://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238443
내 말 틀린 적 있어? 안스트라다무스의 이유 있는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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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를 포함한 빅텐트 구상의 전망이 밝지 않은 점도 같은 맥락이다. 당초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정의화 전 국회의장, 손 의장 등 외곽의 대선 주자들은 개헌을 고리로 제3지대론을 구축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손 의장은 국민의당에 입당했고 일부 주자들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면서 제3지대가 동력을 잃었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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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의당 중진 의원들 중에 숨죽인 ‘샤이 안철수’가 많다”는 소문도 들리고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전 대표가 호남 중진 껴안기 작업에 실패했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 언젠가 모습을 드러낼 ‘샤이 안철수’ 중진들이 꽤 많다. 박지원 대표도 지난 원내대표 선거 때 호남당 이미지를 빼기 위해서 김성식 의원을 찍으라고 하고 다녔다는 얘기도 들었다. 원내에 우군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귀띔했다.


(관련기사2)
http://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4166
박지원, "연정? 호남 표는 어쩌고…”

범여권과 연대를 통해 후보 단일화를 하는 것은 불가하다. 물론 정치는 생물이니깐 선거 막바지라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경선과정에서 범여권 정당과 연대는 없다. 김무성 의원과도 전에 만나 말했지만, 연대를 한다고 하더라도 바른정당의 지지율이 국민의당으로 오지 않는다. 만약 한국당이든 바른정당 등 보수정당과 연대해 우리당 대선 주자의 지지율이 오른다면 백번이라도 하겠다. 그러나 보수정당과 후보단일화를 할 경우 호남의 표심이 문재인 전 대표에게 갈 가능성이 높다. 호남이‘홈 베이스’인 우리의 정체성을 잃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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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후보 입당은 어떻게 이뤄졌나.
“이번 손학규 후보의 입당에는 안철수 후보의 요구가 있었다. 안 후보가 지난 총선 이후 손학규 후보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꼭 영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내가 손 후보를 입당시킨 것도 맞지만, 안철수 후보가 공을 세웠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손 후보가 나와 손을 잡았을 때 그도 승리했고, 나도 승리했다. 과거 내가 손 후보에게 질서 있는 통합하자고 했는데 당시 친노(친노무현)들하고 연대했다. 이는 사실상 실패한 통합이었다.””
...
-대선 전 개헌을 놓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개헌 문제도 사드배치와 마찬가지다. 개헌은 나부터 찬성입장이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표가 반대하면 개헌은 사실상 불가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대선이 약 50여 일 정도 남은 시점에서 개헌 단일안도 도출할 수 있겠는가? 물리적으로 안 될 것에 에너지를 소모하기 보다는 차라리 문재인 전 대표가 말한 대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투표를 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현실적으로 맞다고 본다. 정치는 실현가능성이 있는 것을 하는 것이다. 지금 TV토론도 해야 하고, 짧은 대선 준비기간을 대비해야 하는데 개헌에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이 맞지 않다. 즉 개헌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공론화한 후 단일안을 도출하자는 것이다.”


오히려 박지원 대표는 위에서 제가 말한 것과 같이 국민의당 경선이라는 통과의례를 통해, 호남에서 국민의당 지지를 확고히 만드는데 전력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당대표로서 (35% 표심으로 실제 증명된) 무시할수 없는 규모였던 호남내 '안철수 못믿음' 여론을 인지하고, 그 여론에 대해서도 응답해 줘야 할 의무가 있었습니다. 손학규에 몽니를 받아줘야 했던 이유도, 손학규가 몽니를 부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본인이 잃을 게 없다는 것도 있지만) '안철수 못믿음'이라는 여론이 손학규라는 존재를 통해 발현되고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손학규에게 엄격하게 대함으로서 경선이 파토나게 되면, 저 여론을 이루는 사람들의 마음이 아예 국민의당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게 되지 않을까를 염려했던 것입니다.

또한 (실제 경선 결과에서 드러난것 처럼) 손학규가 제안했던 규칙대로 하더라도, 안철수가 지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도 판단했다고 생각합니다. (저역시 어떻게 하건 안철수가 이긴다고 봤습니다.) 그랬기에, '불합리하더라도 안철수가 받으라'라고 말한데에는 이런 판단이 뒤에 있었다고 봅니다.

당장 당연히 요식행위 후에 추대될 것 이라고 생각했던 일부 안철수측 인사들이, 경선에 임하는 태도가 달라지지 않았습니까? 경선 준비기간동안 호남에 대해 상당히 진지한 자세로 접근했고, 그결과 경선장에 사람들을 나와서 표를 주는, 적극적 지지행위를 하게 만든 겁니다. (현장 투표는 여론조사에서 ARS 응답에 안철수 버튼 누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행위입니다.) 

박지원이 잘 판단한 결과 호남내에서 국민의당 세력 과시, 호남의 안철수 지지 확인라는 가장 중요한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얻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종편이나 SNS에서 정치 평론하는 폴리테이너들이나 온라인 고수들 과는 차원이 다른, 경험많고 능력있는 프로 정치인의 역량을 발휘한 겁니다. 

안철수가 실제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그럼으로 대한민국 정치, 행정 정상화의 프로세스가 궤도에 오르게 된다면,  지난 탄핵 달성에 이어 두번째로 우리가 박지원에게 빚을 지게 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4)  마무리 및 이후 전개

가장 중요한 호남 경선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실질적으로 국민의당 후보는 정해졌습니다. 남은지역에서 사람을 동원해서 4,5만명을 넘어선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여론조사야 원래 안철수가 이기는 거고. 

다른 지역 경선도 전부 주말경선 하면 좋겠지만 시간이 없습니다. 국민의당 홈베이스가 아닌 곳이니 만큼 높은 참여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는게 안타까운 점입니다.

그렇다면 남은지역 순회경선은 그대로 대선 본선 선거운동으로 사용하게 될것입니다. 손학규는 아까 말한것 처럼 자기 존재를 알리기 위해 경선을 완주할 요인이 있고, 박주선 또한 호남의 지분의 토큰으로 뛰고 있으므로, 경선 완주할 이유가 있습니다.  순회 경선은 지금의 결과를 뒤집기 보다는, 현재 더불어 민주당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손학규,안철수,박주선다 현재 친문 더민주에 할말 많습니다), 국민의당 중심의 정권 교체를 어필하는 자리가 될 수 있습니다. 

국민의당에게 있어서 대선 본선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지지자들의 마음을 하나로 담아 반드시, 국민의당 중심의 정권 교체를 이룰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게 대한민국을 정상화 시키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 시작을 잘 잡아준 광주/전남/전북/제주 지역 유권자들에게 다시한번 큰 감사를 드립니다. 


(5) 참고: 지난 글타래
http://theacro.com/zbxe/5297569
국민의당 경선룰: 손학규의 트롤링과 안철수의 승부수

http://theacro.com/zbxe/5298207
억울하더라도 안철수가 손학규 땡깡을 받아줘야 다음 수가 생길 듯 합니다.

http://theacro.com/zbxe/5299057
시작된 국민의당 경선과 안철수의 과제

http://theacro.com/zbxe/5299413
안철수의 대선 득표 전략의 이해

http://theacro.com/zbxe/5299930
국민의당 경선이라는 통과의례의 최종 목표: 호남을 정권 교체의 주체, 최소한 파트너로 만드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