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안철수와 이재명의 재벌개혁 방식의 차이)

대기업의 폐해의 예를 들면 일감몰아주기, 하청업체 쥐어짜기, 불공정 경쟁등등이 있습니다. 이 여파가 중소기업, 그리고 아래의 벤쳐기업의 건전한 성장을 가로막고 또다른 여파로 대다수 노동자들의 착취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재벌이 꼭대기에 앉아서 착취를 하고 있으니 그 결과로 사회 유동성이 크게 저하되면서 모든 경제의 흐름을 막고 있습니다. 물론 줄줄이 늘어놓자면 이것 이외에도 상당히 많습니다.

일단 용어 정리를 먼저 해보면 기본적으로 재벌개혁이란 한국 경제, 한국 시장에서 이런 재벌의 폐해를 어떻게 고쳐나갈 것인지에 대한 것입니다. 재벌을 때려잡자라는 말이 절대 아닙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재벌의 폐해를 극복할 것이냐에 대해서 크게 두가지 접근이 있을 수가 있습니다. 두가지밖에 없다라는 것이 아니라,현재 대한민국 대선 후보들이 내세우는 재벌개혁의 방식이 크게 두가지라는 뜻입니다. 사실 이 지점이 안철수의 공정성장론과 이재명의 공정경제의 차이점이 나는 부분이라 제가 정리를 좀 해보려고 했는데, 기왕 이재명 시장의 주식보유 이야기가 나왔으니 한번 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면 현재까지 각 대선캠프에서 나온 재벌개혁 방안은 딱 두가지 있습니다. 이재명식 그리고 안철수식. 

아참 형식적으로는 하나 더있는데 문재인식의 재벌개혁공약은 이렇습니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하겠다. 그런데, 캠프에는 삼성(재벌) 장학생들이 많다. 왜냐고는 묻지마라. 나도 모르겠다. (이 사람들이 정권교체하겠다는 열망을 가지고 나를 찾아왔는데 어쩌란 말이냐라고 경선토론회에서 여러번 이야기했습니다.) 하여간 내가 하면 된다.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죠? 네, 박근혜식과 아주 비슷합니다. 그래서 문재인식 재벌개혁은 들어보나마나이기 때문에 아웃입니다. 결국 안하겠다라는 소리니까 말이지요. 아이고 다시 생각해보니 제가 틀렸습니다. 안하겠다라는 소리가 아니라, 내가 대통령이 되면 삼성공화국은 완성하겠다라는 소리입니다. 이런 썅~

일단 저 위에서도 말했듯이 재벌의 폐해에 대한 문제의식면에서는 안철수와 이재명은 별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방법론에서 차이가 납니다.

그럼 이재명식은 무엇이냐.  이재명식의 재벌 개혁은 이런  바로 2-3% 또는 최대 5%의 지분으로 기업 전체를 움켜쥐고 있는 재벌가문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견제를 통해서 재벌개혁을 이루겠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재명이 이것을 특별히 재벌'체제'개혁이라고 부르고 싶어합니다. 물론 재벌개혁이라는 말 자체가 가지고 있는 오해의 요지를 없애기 위한 것도 있지만, 이재명식은 체제개혁이라고 하는 것이좀 더 정확한 워딩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가 소위 말하는 재벌 오너들은 지분의 기준으로는 정확히 말하면 절대로 오너가 아닙니다. 그런데, 지들이 오너라고 부르고 언론이 오너라고 또 불러주니 그렇게 되어 버렸습니다. 이 재벌오너라는 틀린 개념을 정확하게 바로 잡아주겠다라는 것이 이재명의 재벌개혁 공약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이재명의 재벌기업에 대한 주식투자를 어떻게 봐야하냐? 단적으로 별 문제없습니다. 오히려 일관성이 있는 선택입니다. 제가 2014년에 적은 글을 하나 가져와보겠습니다. 

http://theacro.com/zbxe/752702  대한민국 재벌의 폐해 - 정량화된 결과

이 글은 Journal of Finance 라고 금융경제학 최고 권위의 저널 2008년 lead article로 실린 논문을 소개한 글입니다.  (지금보니 깜짝놀란게 조회수 2만개가 넘네요.) 이 글에서 말하는 것이 단적으로 이 오너들이 stealing을 못하게 하면 대한민국 전체 주식이 22%가 올라갈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재명식 재벌개혁은 이 오너들이라는 가문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대기업 주주로서 자기가 투자한 주식의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 이익입니다. 주식 가격의 상승을 막는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주주의 이익으로 나온다는 데에 뭘 망설입니까. 

아래 이재명이 재벌개혁를 주장하면서 재벌주식보유한 것에 대해 비판하는 조선일보 기사에 대해서 익명28호님이 재치있는 비유를 들어주셨습니다. 

"(이재명이) 고기를 안타게 구우라니까 (주장하니까), (이재명 보고) 이놈의 채식주의자봐라 (라고 하는 격)" 

한다고... 맞습니다. 조선일보의 주장은 일종의 허수아비 치기 공격일 뿐입니다. (조선일보가 문재인 뒤에 줄 서는 것을 보니까 문재인이 역시 기득권이 맞는 것 같습니다.) 이재명은 대기업을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고기를 타게 만드는 재벌가문을 없애서 고기를 맛나게 구워서 먹으려는 육식주의자일 뿐입니다.


두번째로 그럼 안철수식은 무엇이냐. 안철수의 공정성장론 관련해서 준비한 공정 13법중에서 가장 첫번째 법안인 독점규제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바로 안철수의 재벌개혁의 핵심이 들어있다고 봅니다.  법안의 핵심은 계열분리 명령 권한과 공정거래위원회의 (부)총리격으로 승격하면서 동시에 정치권으로 부터의 독립성 보장하는 것입니다.

일반인들이 보면 무슨 뜻인가하는 생각이 들텐데, 이 법안은 미국의 셔만 반독점법(Sherman Antitrust Act)을 한국식으로 벤치마킹한 것입니다. 이 안철수 법안의 효과가 어떨 것이냐에 대해서는 미국의 셔만 반독점법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에 대해서 예를 들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예전에 쓴 글을 하나 가져와 보겠습니다.

http://theacro.com/zbxe/5230954 안철수와 샌더스의 공통점, 그리고 안철수가 가야할 길에서 일부 발췌

 반독점법안이 실제로 적용된 사례로는 1911년 록펠러의스탠다드 오일 그룹이 전체 미국 시장의 6-70% 장악하고 있었을  그것을  법안을 가지고 해체시켰던 경우가 있습니다. 당대의 전세계에서 가장 큰 정유회사이자 가장 큰 다국적 기업을 무려 33개의 작은 회사들로 나누어버린 것을 감안해서 이 사건을 현실의 한국에서 대입해보면 삼성 그룹을 계열사 별로 조각조각 해체하는 일에 해당하는 일대의 사건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 이후로 마이크로 소프트사가 윈도우와 익스플로러를 묶어서 강매할려고 했을  막았던 , AT&T 미국 통신을 독점하고 있었을  이를 대여섯개의 개별 회사로 강제 분리 시킨 코닥이 필름 업계를 독점하고 있었을  강제적으로 이것을 막는 것이 바로 이 셔만 반독점법이 발휘되었던 순간입니다. 저는 이것이야 말로 미국 정치경제사의 빛나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합니다.  

안철수는 재벌가문 자체에 대한 별 입장은 없습니다. 대신 법적 체제를 만들어서 재벌 기업들의 불공정 거래를 막을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는 접근 방식을 쓰고 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자 그럼 누구의 방식이 더 좋을까요? 제 개인적으로는 단기적으로는 이재명식, 중장기적으로는 안철수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다른 말로 써보면 이재명식의 약점은 재벌가문 정리하고 나면 앞으로 한국 경제 어떻게 할거냐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없다는 것입니다. 재벌가문이 없어지고 전문경영인 체제가 들어온다고 해서 현재 문제되고 있는 대기업의 횡포(와 그것에 의한 사회유동성이 침해)가 일부분은 없어질 수는 있어도 전부 다 해결될 것이라고 보여지지 않습니다. 

안철수식의 약점은 재벌가문이 버젖히 저렇게 존재하고 있는데 법안만 만든다고 저절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제대로 움직이겠느냐라는 질문에 대답이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경제/회계/법률/사회/복지등등의 여러분야의 전문가들과 수년간 열정적인 논의를 거쳐 공약을 준비한 과정과 그 세부 법안들의 치밀함에 대해서 안철수에게 점수를 더 많이 줄 수 밖에 없습니다. 정말로 대단한 사람입니다, 안철수. 다만 실천력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부호가 있는데, 그 부분에서 이재명이 앞서 있습니다. 저는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기 보다는 둘 다 선택하고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두사람의 공약의 상호보완적인 면에 대해서 제가 상당히 고무되어 있는 형편입니다. 이 두사람이 대선 후보로 각당에 나와서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서로의 경제 공약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영향을 주고, 또 누가 대통령이 되던지 공동 정부를 만드는데에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미국에서는 루즈벨트가 한 일을 대한민국에서 이재명-안철수 이 두사람이 해내서 후대에 길이 남는 일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덧) 글이 길어지니 재벌개혁의 시급성에 대해서는 특별히 논하지는 않겠습니다만, 현실의 한국의 양극화가 진행되는 속도와 사회유동성이 말라가는 것을 보면 이거 몇년안에 해내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앞날이 암울하다는 말씀을 올리고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의 소망은 제발 본선에서 두 사람의 아름다운 경쟁을 보고 싶습니다. 문재인 아웃, 플리스.

덧2) 대즐링님, 제가 왠만하면 누구를 특정해서 글을 쓰지는 않는데, 이번 글을 쓰게 된데에는 대즐링님의 리퀘스트가 크게 작용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아이고, 다른 할 일도 많은데 클났다. 저는 일단 오늘은 그만. 이 글 쓰느라 오늘은 대문재인 키보드 워리어 짓은 힘들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