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26일, 헌법재판소는 간통죄(형법 제241조)의 위헌법률심판제청사건에서 “간통죄가 헌법에 위반된다”고 위헌 판결을 내렸고 그 즉시, 관련 법규는 효력을 상실했습니다.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로 약칭)의 판결은 간통죄에 대한 신법으로 간주되어 소송 중인 간통죄 피의자 및 징역형을 살고 있는 범법자는 신법 우선 적용 원칙(*1)에 의해 무죄 방면되었고 국회는 관련 법률을 삭제해야 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헌재는 사법기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좀더 정확히 언급하면 제 4부) 그런데 헌재의 간통죄 위헌 판결 결정에 의하여 입법기관인 국회가 헌재의 판결 결정에 따라 입법 행위를 해야 합니다. 이는 삼권분립 원칙에 어긋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라는 기관이 생긴 유래를 알게 되면 실제로는 삼권분립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라 삼권분립 원칙에서 발생할 수 있는 월권적 행위를 보완하는 장치입니다.라는 것을 아실겁니다.


헌법재판소는 1803년 미국의 독립 초기에 발생했던 마베리 대 매디슨(Marbury vs. Madison) 사건에서부터 유래합니다. (마베리 대 메디슨 사건의 개요는 여기를 클릭) 사법심사(司法審査,Judicial review)라고 불리는, 미국의 연방의회가 제정한 법률이나 주의회가 제정한 법률이 연방헌법에 위반하는지를 심사하는 것이 바로 헌법재판소의 유래입니다.


제가 김평우 변호사의 헛소리들을 간단하게 적시한 것들 중에 김평우 변호사는 미국의 수정헌법들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모르고 헛소리를 한다는 주장의 근거입니다. 사법심사는 직권적으로 대법원이 법률들의 위헌소지를 판단하는 것은 물론, 법원에서 축적된 펀례 등을 집합하여 헌법을 수정하는 것으로 통상적으로 대법원에서 합니다. 그런데 이 대법원에서 하던 기능 중 위헌소지를 판단하는 기능을 가지고 헌법재판소라는 새로운 기관이 탄생합니다. 오스트리아가 최초로 만든 '헌법재판소'가 그러하며 한국에서는 1987년 6월 항쟁의 결과 만들어진 제9차 헌법 수정 과정에서 헌법재판소를 탄생시킵니다.


주로 대륙법을 따르는 나라들에서 헌법재판소가 있는데 공통점은 독재자의 전횡 등 쓰라린 역사적 교훈을 가진 나라들에서 헌법재판소가 있다는 것입니다.



헌법재판소는 이렇게 사법심사를 하는 것을 중추적으로 하며 따라서 기관의 성격 상 '정치적 행위'를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만일, 정치적 행위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사법심사를 통한 위헌의 판단은 어렵거나 또는 불가능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죠. 물론, 나라마다 법률의 개정 등의 합리적 정도가 다르고 유연성이 다르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헌법재판소가 없는 상황에서 간통죄의 위헌 심판 요구를 한다면 대법원에서 판단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대법원에서는 증거주의에 의하여 사법심사를 하는데 간통죄 같은 경우는 심사를 하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간통죄를 폐지하는 것은 국회에서 입법 활동을 통하여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국회의원은 물론 대통령을 소환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국회에서 특정한 이유 때문에 해야할 입법행위를 하지 않는 경우 대책이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헌법재판소의 정치적 판단으로 국회는 물론 행정부까지 움직이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간통죄 위헌 판결에서 보여준 헌재의 기능 및 그 여파를 박근혜 탄핵 인용에 적용한다면 헌재의 판단 기준이 법률조항 및 증거 이외에 정치적 판단이라는 것을 알 수 있죠. 바로 "박근혜를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수호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 는 헌재의 판결은 이를 증명하는 것입니다. 


이 헌재의 발언을 다시 '간통죄 위헌 판결'로 소급 적용한다면, 헌재가 간통죄를 위헌 판결을 내린 것은, 간통죄 처벌 법률 존속으로 인한 부부 생활의 도덕성 확보로 얻는 국가적 이익보다는 사생활 침해로 인한 인권 침해 소지로 발생하는 국가적 손해가 훨씬 더 크기 때문에 간통죄 위헌 판결을 내린 것입니다.


만일, 한국에서 사상 유래없는 연쇄살인이 발생했고 그 피의자가 잡혔는데 정황적 증거만 있을 뿐 결정적 증거가 없을 때 대법원과 헌재는 각각 어떤 판결을 내릴까요? 


두 사법기관의 성격에 가장 적합한 판결을 예상한다면 대법원은 무죄 방면을 하겠지만 헌재는 아마 이렇게 판결을 내릴 것입니다.


'국가의 예산을 들여서라도 스물네시간, 그 피의자의 인권침해를 극소로 하는 범위에서 감시자를 붙여놓는다'


그 피의자의 인권침해 소지로 인한 손해보다는 국민들 다수가 느끼는 불안감으로 인한 손해가 더 크기 때문이죠.




*1 : 신법우선적용의 원칙 : 적용의 원칙을 '형량 기준'으로 한다면 형량을 받은 기결수의 경우 형량이 적은 쪽이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예로, 절도죄로 1년을 선고받고 징역형을 살고 있는 기결수는 신법에서 절도죄를 8개월로 낮추었을 때는 형량이 8개월로 감형이 되며 반대로 신법에서 절도죄를 2년으로 높였을 때는 구법의 1년을 기준으로 확정된 형량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