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경선룰이 마지막 까지 진통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손학규 후보측에서 내세우는 조건이 자뭇 완강하다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100% 현장 투표를 주장한다는 이야기도 들리곤 합니다.

(1)  기본적으로 현장 투표가 꼭 나쁜 것 만은 아닙니다.

저는 원칙적으로는 오히려 여론 조사와 모바일 이나 기타 온라인 투표 방식에 많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더불어 친문당에 달레반들의 최고 무기가 바로 착신 민주주의 여론조사와 모바일 투표 아니었습니까?)

여론조사의 문제점은.. 여론조사는 기본적으로 참고용이라는 것입니다. 임의의 사람들이 전화를 받아, 응답률도 제대로 안 나오는 가운데, 대답하는 것들이 실제 투표 결과와 꼭 이어지지 않는 다는 것... 이건 안철수 지지자들이 가장 잘 알고 있는 것 아니었습니까? 

여론조사의 왜곡을 위해 사용되는 여러가지 전략들은 이미 많이 밝혀져 있습니다. (문항 설정이라던지, 착신 전환이라던지, 가중치 라던지..) 

가장 큰 근본적인 문제는 직접 투표소에 가서 투표하는 적극적인 행위와 전화를 받고 거기에 응답하는 소극적인 행위의 괴리가 크다는 점일 겁니다.  안철수 본인의 선거 결과가 이걸 증명합니다. 그러므로 항상 여론조사는 참고용이라고 말하는거 아니겠습니까.


모바일도 마찬가지. 모바일 혹은 어느 종류의 온라인 투표의 가장 큰 문제점은, 투표하는 사람의 정체를 확인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 입니다. 그러므로 실제로 '좌표찍고 동원' 하기에 현장 투표보다 모바일/온라인이 훨씬 쉽습니다.

공인인증서등을 사용해도 사실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야, 동생, 너 폰에 공인인증서 깔려있지?  폰좀 잠깐 빌려줘 바."
   "왜?"
   "국민의당 경선 참여해서 간철수 엿먹일려고.."
   "아 몰라. 그걸 왜 내 껄로 해?"
   "그냥 폰만 잠깐 줘서 접속만 시켜줘.  민주주의는 지켜야 될거 아냐! (버럭)"

장담컨대, 비당원에게 완전 오픈 경선하면, 현장 투표하는 거 보다 모바일 투표 하는 쪽이, 소위 '역선택' 트래픽이 훨씬 많을 겁니다. (편하게 앉아서 손가락질 하는 달레반들은 많아도, 직접 현장에 나와서 그 짓 할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2) 물론 현장 투표에도 항상 문제가 있어왔습니다. 

진짜 선거는 국가 공휴일로 지정되고, 투표소도 전국에 걸쳐 최대한 많은 곳에 설치됩니다. 

정당의 경선을 그 정도 규모로 치르기에는 아무래도 무리가 따릅니다. (돈도 많이 들고)

직접 가서 투표를 해야하는데 사람을 과연 얼마나 많이 참여시킬 수 있는가도 걱정이 되게 됩니다. 특히 원내 제3당인데, 아무래도 참여의 정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장 투표에는 항상  사람 '동원' 문제가 있습니다. 버스로 사람 모집해서 실어 나르는, "자금력"의 승부가 되면 안된다는 것 입니다. 

지금 손학규 측이 주장하는 완전 오픈, 명부 확인 없는 100% (80%?) 현장 투표의 문제가 바로 이런 부분에서 매우 취약하다는 점입니다.



(3) 또한 오픈프라이머리에서 항상 문제가 되는 건 당원과 비당원의 대접 정도입니다.

국민의당 당헌에는 '당원과 국민이 함께 경선한다.'라고 이야기 되어 있나 봅니다.

그렇다면 비당원의 참여를 막지는 않는 다는 뜻입니다.

근데 그렇다고 비당원과 당원이 그냥 동등하게 1표라면, 그 걸 또 정당하게 볼 수 있느냐 하는 문제 제기에도 일리가 있게됩니다. 당비내고 당내 대소사에 열심히 참가하던건 당원들인데, 당원의 의사에 어떠한 가중치도 안 준다면, 그것 또한 허탈할 것입니다.

당에 늦게 가입한 손학규가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일단 국민의당에 들어온 이상 국민의당 당원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합니다. 




(4) 그러니 만약 저 보고 하라면 몇 가지 중재안을 사용하겠습니다. 

(A) 모바일과 온라인 투표는 당원들만 가능하게 합니다.  기존에 정당에 가입해서, 당비를 내는 사람들이니까 신원은 이미 확실합니다.  이 사람들에게 모바일/온라인을 허용 안 할 이유가 없습니다.

(B) 비당원들을 대상으로는 현장 투표만 합니다. 단, 현장 투표는 하루에 끝내지 않습니다.  경선기간 도중 이를테면 주말을 포함해서 7일동안 현장을 열어둡니다. 그 기간 중 하루라도 시간이 맞으면 투표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를테면 지방 농촌지역이라도, 일주일에 한번정도 투표소가 위치한 곳에 갈 수 있는 사람이라면 참여 할 수 있게 됩니다.

(C) 비당원의 현장 투표는 자신의 주민등록지 안에서, 반드시 신분증 확인 후에 1회에 한해 할 수 있습니다.  주민증/운전면허상 주소지가 아닌 곳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불편하지만 어쩔 수 없지만 할 수 없습니다.  7일동안 투표를 하므로 그 기간 동안에 주소지에 한번쯤 들르기를 바랄 수 밖에요. 

(D) 각 투표지에서는 신원확인시 중복투표를 확인합니다. 주소지에서만 (이를테면 서울에서라면 구단위) 투표가 가능하므로, 중복 투표를 막는 체크도 쉽습니다.  극단적으로 투표소당 컴퓨터 한 대면 됩니다. (혹은 주소지내 복수 투표소 끼리의 체크만 필요합니다. 전국적인 온라인 네트워크가 항상 가동할 필요가 없습니다.)

(E) 당원 투표와 현장 투표의 가중치 비중은 당 지도부가 결정합니다.  여기에 여론조사를 넣는 다면 최소한도(10%?)만 넣으면 좋을것 같습니다.

(F) 당원은 모바일/온라인 당원투표와 현장투표에 각각 1번씩 총 두번 참여할 수 있게 합니다. 



(5)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일은 이것입니다. 

 국민의당이 해야 할 일이라면, 지금 이 경선의 룰이 다음번 대선 혹은 지자체장 경선에 쓰일 수 있을 만큼, 공정하고 탄탄하게 만드는 일이라는 겁니다. 

단지 손학규가 불리하다, 안철수가 불리하다, 천정배가 불리하다 이것만 따져서는 안됩니다.

안철수가 대통령 되고나면, 손학규가 제7공화국 초대 총리하고 나면, 국민의당 그냥 사라져 버릴 겁니까?

한번 쓰고 버릴 선거용 정당이었으면, 국민들이 총선에서 제3당 안 만들어 줬습니다.

이점을 잘 생각해서 조속한 합의를 이루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