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나 가정법입니다. IF 대선이 문재인 1:1 대결 구도로 진행이 된다면, 저는 아마도 그 승자는 안철수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그 이유를 두가지 측면해서 생각해 보면 이렇습니다.

1. 실제로 컨텐츠면에서 안철수가 문재인보다 10배는 우수합니다. 4차산업시대에 대한 혜안, 양극화 문제에 대한 대처 방안, 재벌개혁 (또는 구체적으로 삼성장학생) 문제, 캠프에서 가지고 있는 경제성장론에 대한 이해도등등을 생각해보면 남이 써준 것 읽는 수준밖에 안되는 문재인에 비해서 안철수가 훨씬 더 미래지향적인 리더라는 것은 틀림 없습니다.  

뱀발: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얼마전에 문재인이 안철수가 (수년간 고심해서 만들어) 선제한 4차산업혁명 관련 공약에 슬그머니 밥 숟가락 놓으려고 했다가 그 무지의 소치를 보여준 예에서도 보이는데, 문재인 자신뿐만이 아니라 문재인 캠프의 브레인 팀 자체가 컨텐츠를 만들어놓는 능력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솔까말 제가 전에도 몇번 지적을 했는데, 자신이 몇년전에 제시한 소득주도경제 성장론이라는 것의 핵심이 무엇인지 문재인 스스로도 아직 소화를 못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말 다했죠. 쉽게 말해서 문재인이나 그 브레인들이나 21세기 경제에 대한 이해도가  7-80년대 식의 정부 주도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실제 대중은 이렇게 복잡한 문제에 대해서 하나하나 따져보면서 투표를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이유로 대중이 그것을 소화시킬 능력이 없어서 그런 것이다라는 국개론식 접근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현명한 대중이 대선 후보의 전체적 컨텐츠에 관심이 없어 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항상 세세한 것들을 일일히 다 따져보고 선택을 하기에는 일반 국민들의 삶은 너무 바쁘고 고달프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오래 알고 있던 지인들 (진보적인 투표를 하는 사람들) 중에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노무현 때는 그렇게 열열했었는데 MB와 박근혜가 대통령이 될 때는 반대 투표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시큰둥하게 행동한 사람, 노무현 때에는 투표도 안했고 MB때는 그냥 그런갑다하면서 시큰둥하던 사람이 지난번 대선 때에는 박근혜가 대통령 되면 나라가 망할 것 같이 열열히 반대를 하고 다니던 사람. 정치를 업으로 삼는 특정 그룹의 사람을 제외한 일반적인 유권자의 입장을 생각해 보면, 어떤 때는 선거에는 열정적으로 관여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에너지 낭비를 한번 경험하고 나면 매번 선거가 돌아올 때마다 똑같이 열정적으로 선거에 참여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라고 판단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대중들은 때때로 격렬하게 폭발하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에는 일종의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선거를 한 순간의 유희로 생각하고 즐기는 정도로 생각하는 면이 더 많지 않나 합니다. 쉽게 말하면 술자리 안주거리 정도. 그런 의미에서 안타깝지만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안철수의 컨텐츠를 알아보고 안철수에게 한표를 줄 것이라는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2. 재미있는 것은 선거는 항상 특별한 키워드를 동반합니다. 그것을 어떤 경우에는 시대정신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합리적인 유권자들은 마이크로한 컨텐츠에 일일히 반응하여 에너지를 낭비하는 대신에 시대정신에 반응하여 투표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지난번 총선의 시대정신이라고 하면, "선명성과 투쟁에서 벗어난 전문적이고 합리성을 동반한 대화와 타협을 하는 국회" 정도가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이 시대정신을 타고서 천하가 3등분이 난 것이 아닐까요. 

좀 더 뒤로 돌아가서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의 시대정신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때의 그것은 나라의 주인은 소수의 엘리트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개개인 모두이다라는 기회의 평등에 대한 기대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그런 시대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이회창 아들의 병역비리 문제가 터지면서 그동안 관망하던 많은 유권자들이 노무현으로 쏠리게 되었다고 봅니다. 물론 이회창의 "메인스트림" 발언같은 것들이 거기에 양념을 잘 친 것도 있지만... 이렇게 보면 시대정신은 대세론도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대세론을 가지고 줄곳 우세했던 이회창이 결국 시대정신의 물결에서 미끌어졌으니까요. 

MB때의 키워드이라고 하면 아마도 좋게 말하면 경제발전에 대한 기대, 나쁘게 말하면 대운하, 건설, 땅투기 부동산 투기로 나도 한번 먹어보자라는 욕망이었던 것 같습니다. BBK가 나오고 온갖 MB의 부도덕함이 들났어어도 키워드가 도덕성이 아닌 한탕주의욕망이었기 때문에  MB는 그 시대정신에서 한번도 미끌어지지 않고 무난하게 대통령이 되버린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앞으로 올 대선의 키워드는 무엇일까요. 저는 단언하건데 "양극화와 격차 해결"라고 봅니다. 지금 이 시대정신을 누가 타고 있을까요? 저 개인적으로는 아직은 아무도 없다고 봅니다. 한편으로는 대선 후보자들별로 그것에 대한 나름데로 공약을 내놓고 있는 형편인데, 현재 대중들은 그 세세한 컨텐츠를 들여다보고 있기 보다는 누가 그 시대 정신을 타고 있는 지에 대해서 관망하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3. 위의 두가지에 기반해서 저는 몇일 전에 문재인, 안철수 19대 정치자금 사용 세부지출 내역이 공개 된 것을 다가오는 대선에 크게 영향을 미칠 사건이라고  주지하고 싶습니다. ( 오마이뉴스에서 처음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참고 링크: http://mlbpark.donga.com/mlbpark/b.php?p=1&b=bullpen2&id=7295975&select=title&query=&user=&reply=

그 내역 자체에서 가장 충격적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하고 분개하는 것이 문재인이 밥먹는데 쓴 막대한 지출내용이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것도 문제가 있지만 제가 어제 오늘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그것보다 훨씬 파급력이 높은 것은 직원 급여 문제인 것 같습니다.

문재인 150만원, 상여금 없음 vs 안철수 230만원 +상여금 구정엔 50만원, 추석엔 100만원 줌

여기서 희대의 개그 하나가 며칠 전에 그 문제가 많은 문재인의 내역에 대해서 뉴스타파에서 대대적으로 쉴드를 치는 기사를 썼다는 것입니다.

http://newstapa.org/38348

밑에 댓글들을 보시면 알겠지만 어이없는 이 해명글이 역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오해를 씻겠다고 기자가 편파적으로 쓴 글이 오히려 문재인은 정식직원 채용을 하지 않기 위해서 11+1개월짜리 비정규직으로 의원실을 운영했다라고 고백해버린 꼴이 된 것입니다.

저는 현재 인터넷에서 떠도는 이 사용출처 내역이 막상 대선 레이스로 가면서 점점 그 파급력이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만약 그때가서 문재인 vs 안철수의 1:1 구도로 수렴해간다면, 그 꼼수로 비정규직을 고용한 사용출처 내역이 말하고 있는 상징성 단 하나로 문재인은 시대정신에서 낙마하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마치 대세론 위에서 굴림하던 이회창이 아들 병역문제 때문에 시대정신에서 낙마했듯이 말입니다.

일반 유권자들은 소득주도성장론과 공정성장론을 비교해가면서 어느 것이 우수하다고 따지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겉보기로 두개의 공약은 별 차이도 없는데 그 속내용을 낱낱히 알기 위해서 힘쓰는 것은 에너지 낭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명한 유권자들은 대선 레이스 도중에 과연 어떤 후보자가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지를 알만한 사건이 분명히 터저 나온다는 것을 알고서 기다린다는 것입니다. 

말로는 격차해소와 양극화해소를 부르짖는 대선 후보가 의원 시절에는 정책을 하나도 만든 적이 없으며 세월호가 터져서 슬퍼하는 시간에는하루에 수십-백만원어치 밥을 먹고 다녔으며, 특히 값싼 "비정규직"으로 의원실을 운영했다라는 것이 퍼지는 순간 삼성장학생 문재인의 대세론이 꺽기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봅니다. 물론 다시 한번 말하지만 여기서 가정은 안철수:문재인 1:1 구도로 진행된다면 입니다. 가정이 성립하지 않는다면 결론은 다시 생각해봐야 하니 일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누가 되는지부터 지켜보도 다시 이 글로 돌아왔으면 싶네요. 

(덧: 개인적으로는 경선에서 이재명이 승리했으면 좋겠지만, 후보토론 횟수 문제로 친문들이 하는 짓을 보니 문재인이 그냥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