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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일단 인구 절벽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현재 유럽이나 미국을 보면 잘 알 수 있듯이 인구 감소는 엄청난 문제를 일으키리라 예상이 됩니다.
일단 인구가 줄어들면 노동력이 부족해서, 주로 이민 장려로 이어집니다.
문제는 문화가 다른 집단들이 공존하기 힘들다는 것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겁니다.
이미 중국인 노동자들이 삼합회에 가담하고 있다는 식의 괴담이 돌고 있는데 (물론 괴담이 사실일지도 모르죠) 이 비율이 증가하면 더욱더 갈등이 강해질 겁니다. 특히 중국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대한민국으로서는 중국인 이민자로부터의 압력에 취약한 편이죠.
비단 중국인만이 아닙니다. 동남아 출신의 노동자들이라고 한국문화에 완전히 적응할 수는 없을 겁니다.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를 본다면, 가난한 이주노동자들은 게토를 형성하여 사실상의 치외법권을 만들고, 폭동을 일으키고 강력범죄의 중심이 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두번째로는 세계질서의 재편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현재의 세계질서는 중요한 축 중 하나는 전세계 선진국이 중국으로 생산을 아웃소싱하는 동시에 정치적으로는 반대하는 것입니다.
닉슨이 중국과 국교를 정상화한 이후에 미국 자본이 중국으로 넘어가서 싼 노동력을 이용해 먹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렇게 중국에서는 자본이 축적되고, 중국인들은 미국 국채를 사고, 하는 식으로 세계 경제가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점점 한계에 다가가고 있습니다. 선진국들의 소비력은 떨어지고 있고, 중국의 생산력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기계화/자동화 등의 혁신으로 인해서 값싼 노동력의 강점도 점차 줄어들 것입니다.
이 틈에 트럼프가 들어옵니다.
미국의 규제 덕분에 중국이 성장한 것을 인정하면서, 사실상 현상태를 뒤집어 버리겠다는 것이죠.
동시에 마치 전세계에서 미국이 갖는 역할을 슬슬 줄일 것처럼 얘기를 흘립니다.
이건 중국과 미국 사이에 낀 대한민국으로서는 매우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뜻입니다.
새로운 외교정책을 구사할 때가 되었고, 이전 같은 엉터리 외교로는 힘들다는 얘기입니다.
세번째로는 경제위기입니다.
세계질서의 재편과 함께 세계경제 역시 당분간은 요동칠 가능성이 클 것 같습니다.
중국의 인위적인 경기부양도 언젠가는 추락할 것이고, 그 경우에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듬은 물론 대중국 수출도 줄어들 것입니다. 이 경우에 중국 내부에서 어떤 정치적 격변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이 모든 것이 한국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별로 좋지는 않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박정희 시대에 시작되고, IMF를 거쳐서 변화한 경제모델 역시 한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경제를 재편해야 할까요?
엄청난 고민이 필요한 문제입니다.
네번째는 중국 자본의 땅투기를 경계해야 합니다.
현재 중국에서 돈 가진 사람이 굉장히 많고, 중국 내에서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해서 전세계에서 부동산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전세계에서 이 중국인 땅 투기꾼들의 행태가 똑같다는 것입니다.
땅을 사고, 임대료를 왕창 올려 받아서 원래 주민들을 쫓아낸 뒤에, 중국인 이민을 엄청나게 끌어와서 사실상 식민화를 하는 것입니다. 이미 한국에서는 제주도가 이 꼴이 났죠. 호주의 시드니나 캐나다의 여러 도시들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문제는 굉장히 많습니다.
단적으로 북한문제도 있죠. 어느 시점에든지 통일을 하기는 해야 할 겁니다.
그 때에 북한 군대는 어디에 쓸 것인지, 북한의 정치-경제체제를 대한민국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 등등.
요지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쓰나미처럼 다가오고 있는 데에 비해서 한국 정치권에서는 논의가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경제문제 관련해서는 안철수가 약간 얘기하지만, 전체적인 인상은 논의 자체가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이러다가 또다시 구한말 꼴이 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국민의 지혜와 힘을 모을 때입니다.
경제위기와 세계질서 재편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근본적인 이유는 기술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 발전은 세계화/국제화를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기업들의 아웃 소싱으로 전 세계의 노동자는 전 세계의 노동자와 경쟁해야 합니다.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되는 상품들과 가격경쟁력을 맞추기 위해선, 마찬가지로 공장을 이전할 수 밖에 없습니다.
다가오는 기술의 발전은 다른 전통적인 산업 기반과 일자리도 흔들 거라는 전망이 큽니다. "AI가 이제 의사들 일자리까지 흔든다." 보다는, 먼저 더 취약한 계층의 일자리들이 위험해 질겁니다. 이를테면 아마존이 밀어붙이는 무인 계산대 기술을 보면 말입니다.
트럼프가 기업들 팔을 비틀어서 억지로 기업들에게 미국에 공장을 세우게 한다고 한들, 잠시 반짝 효과는 있을수 있어도, 궁극적으로 기술의 발전으로 일자리 자체가 없어지는걸 막을 수는 없을 겁니다.
이건 단순히 중국 경기 때문에 대한민국에 부침이 올꺼다 수준을 넘어서는 큰 국제 질서의 변화가 찾아올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기술혁신만이 인구 절벽에 대비할 수 있는 길이라고 보여집니다.
자동화가 되어서 노동력이 이전에 비해 적게 필요하다고 치면, 인구 감소가 오히려 더 좋은 방향일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면 심지어는 전국민 1가구 1기업 스타일로, 소상공인의 길이 트일 수도 있겠지요. 3D프린터가 상용화되면 심지어는 자급자족 경제까지도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저는 크게 봐서 트럼프의 이민 반대 정책도 이런 맥락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동화로 있는 일자리도 없어지려고 하는데 전세계에서 이민을 받으면 실업이 계속 있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이건 트럼프가 막 행동하는 게 아니라 일정한 비전을 갖고 행동한다는 전제 하에서의 해석입니다. 물론 막 찔러대는 것일수도 있겠지요).
사족으로, 혹시 Nassim Taleb의 글이나 강연을 접해보셨는지요? 그이도 비슷한 미래를 그리는 것 같습니다. 세계무역이 가져오는 불안정성 때문에라도, 각국은 자급자족 경제에 어느정도씩은 근접해갈 것입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기술혁신 때문에 그렇게 될 거라고 봅니다.
전 약간 염세적입니다.
지금 경제 체제는 인간의 행위 = 노동의 가치를 화폐로 바꾸는, 어떻게 보면 100만년전 수렵집단의 보상 체제의 스케일업 버전이 아니겠습니까? 가치가 높은 일을 한 사람에게 그에 합당한 보상을 준다.
근데 기술의 발전이 인간이 '가치'를 창출할 기회가 거의 원천적으로 봉쇄되는 겁니다.
내가 아무리 피아노를 연습해도, 조성진 만큼 잘치지 않는 이상, 나의 피아노 연주는 아무 가치가 없어집니다. 이젠 누구나 아무때나 그냥 youtube에 접속해서 세계 최고 연주가의 연주를 들을 수 있으니까요. (심지어 음반을 살 필요도 없이!)
음악, 미술에서야 이게 100년정도 된 현상이지만, 이제 똑같은 현상의 모든 직업, 모든 직종에 벌어진다는 겁니다.
과연 집단으로서의 인류가, 100만년전 혈거집단일때 쌓아온 가치체계, 보상체계, 도덕체계를, 새로운 기술의 발달 단계에 맞춰 개선할 수 있을까요?
혹시 이 기술의 발전이 그냥 억압의 도구가 되서, 이미 날때부터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만 행복한 생활을 영유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아무런 기회도 가지지 못한 채, 잉여인간으로 살아가게 되는 걸까요.
아니면 이런 압력을 이겨내지 못한 인류집단이 그 솔루션을 찾을때까지, 자기들이 잘 아는 극단적인 선택 (예, 학살, 전쟁)을 반복할까요?
이런생각까지 하게 되면, 좀 암울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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