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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그루의 오류 아닌 오류를 수정하면서...................)
2007년 대선 당시의 일이다.
한나라당 대선 후보인 이명박은 반값 등록금이나 반값 아파트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 때 조중동은 물론 전경련의 그 누구도 그 공약을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지 않았다. 이명박이 당선되자 등록금에 허덕이는 대학재학생들이나 집대출금 갚기에 허덕이던 국민들이 반값 등록금이나 반값 아파트 등의 공약 실천을 요구하자 그 때서야 조중동과 전경련이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해댔었다.
예전에 내가 지적했지만 우리나라 시사 용어 중 '대통령병'이라는 시사 용어는 헌법에 보장된 참정권, 나아가 피선거권을 침탈하는 중대한 헌법 위반 용어이다. 그리고 그 용어는 조중동에서 'YS와 DJ' 특히 DJ를 마타하는데 사용되었었다. '대통령병'이라는 시사 용어가 씌여서는 안될 시사용어라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못 씌여지는 시사 용어 중 하나가 포퓰리즘이다. 이 포퓰리즘이라는 가치중립적인 단어가 특히 조중동이 DJ를 마타하기 위한 도구로 국민들에게 잘못 인식되어 왔다.
내가 DJ정권 때 조중동에서 '국론분열'이라는 어마어마한 용어로 DJ정권을 비난했을 때 그 조중동을 비판한 이유이다. 민주화가 진척되면서 그동안 숨겨져왔던 국민들의 요구가 분출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 당연한 것을 수렴하는 것이 정치인이다. 그러니까 그 당연한 것을 수렴하지 못한 당시 국정수반인 DJ와 여당인 국민회의가 비판의 대상이 될 수는 있겠지만 국론분열이라는 표현은 '레드 컴플렉스 우려먹기를 겨냥한 언어도단'이라는 것이다.
포퓰리즘.
오픈북을 하기 싫은 귀차니즘이 동원되어 포퓰리즘에 대하여 간단히 쓰자면 포퓰리즘이란 '엘리트가 독점하고 있는 정치를 대중에게 돌려준다'라는 의미이다. 당연히 가치중립적인 표현으로 그 결과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나타날수도 또는 부정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결과의 영향으로만 판단한다면 포퓰리즘 정치는 그 결과가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엘리트가 독점하고 있는 정치보다는 훨씬 더 진폭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포퓰리즘 정치의 안좋은 인식이, 특히 조선시대의 정쟁이라는, 식민지 사관의 영향을 받아 대한민국에서는 과반 이상이 포퓰리즘 정치를 안좋게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정치는 말싸움이다. 근거와 논리를 가지고 하는 말싸움 말이다. 이 세상에 대결없는 정책이 있던가? 이 세상에 모든 국민이 만족해하는 정책이 있던가? 정쟁은 정치의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그리고 그 결과가 긍정적이던 부정적이던 그 포퓰리즘 정치 결과의 향배는 정치인들에게 귀속된다. 그리고 포퓰리즘 정치의 가장 긍정적인 형태는 브라질의 룰라 정권이 뽑히며 가장 부정적인 형태는 아르헨티나의 페론 정권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언론에서는 '브라질의 룰라 정권에 대한 소개'는 별로 하지 않고 '아르헨티나의 페론 정권의 소개'가 봇물 쏟아지듯 쏟아져 소개되고 있다.
이 포퓰리즘을 이재명에게 대입해보자. 내가 이미 언급했듯, 이재명의 정책에는 '유쾌, 상쾌 그리고 통쾌한 것이 많다'. 내가 의심하는 것은 그의 실천의지. 그러나 이재명 상품권 논란 등에서 보듯 이재명은 일베는 물론 오유 등 노빠들에게 무제한적으로 부당한 비난을 받았다. 물론, 그 이유가 이재명의 실천의지에의 의혹을 변호하는 행위는 되지 못한다.
분명한 것은 이재명의 정책들이 '권력을 국민들에게 돌려주려는 의지'가 엿보인다는 것으로 그의 정책들은, 만일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시스템이 걸러줄 것이다. 문제는 실천의지.
미리 겁에 질려서 이재명을 나쁜 의미의 포퓰리즘 정치인이라고 옥죄일 필요는 없다. 최소한, 그의 정책들은 대한민국에서 시대가 요구하는 정책들이니까. 그의 실천의지에의 부족 의혹은 그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검증이 자연히 될 것이고 따라서 지금 확실히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그의 정책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이재명 정권의 결과가 룰라 정권형인지 아니면 페론 정권형인지는 그 때 판단해도 좋다.
확실한 것은, 문재인과 같이 무대책이어서 여기서 한 말과 저기서 한 말이 서로 다르지는 않고 최소한 일관성은 있다는 것이, 이재명 정권의 결과를 미리 예측한다면 이재명 정권은 룰라 정권형에 좀더 가까울 것이라는 점이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寂易騷"를 남기고 간다.
2017.02.22 00:29:02
국론분열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대통령 자리, 혹은 정치인의 자리라는게 당연히 국론을 분열 시켜야 하는 자리이고 그걸 기대하고 뽑는건데 국론분열을 죄악시해서 묘사하는것은 문제가 크다고 생각해서 동의합니다.
반면 포퓰리즘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재원 마련안을 내놓기 전에는 부정적 의미의 포퓰리즘이라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다고 봅니다. 덧붙여 정치가 말싸움이라면, 포퓰리즘이라는 단어가 우리사회에 부정적으로 자리잡은 결과 역시 그 말싸움의 결과라고 봅니다. 과거에 그래왔고 현재도 그렇고 그러니 미래에도 그럴것이다. 라는 경험이 뒷받침된 추측은 상당히 설득력이 강하니까요.
반면 포퓰리즘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재원 마련안을 내놓기 전에는 부정적 의미의 포퓰리즘이라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다고 봅니다. 덧붙여 정치가 말싸움이라면, 포퓰리즘이라는 단어가 우리사회에 부정적으로 자리잡은 결과 역시 그 말싸움의 결과라고 봅니다. 과거에 그래왔고 현재도 그렇고 그러니 미래에도 그럴것이다. 라는 경험이 뒷받침된 추측은 상당히 설득력이 강하니까요.
2017.02.22 08:12:27
안티노님/1. 님께서 언급하신 '국론분열'이란 '대통령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야 한다'라는 의미에서 해석한다면 님의 말씀이 맞겠죠. 그런데 그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후의 여론을 이끄는 것은 대통령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박근혜의 경우 '경제민주화'라는 패러다임, 즉, 경제대통령이라는 이유로 당선되었습니다.
그러나 박근혜는 취임 후 경제민주화에 반하는 정책들을 펼쳤습니다. 거기서 야기된 '국론분열'은 박근혜의 책임입니다. 마찬가지입니다. DJ 역시 IMF 체제 하라는 특수한 환경을 감안하더라도 '국론분열'을 수습하지 못한 것은 DJ의 책임입니다. 단지, 박근혜의 국론분열은 말 그대로 국론분열, 즉 시대가 요구하는 패러다임을 등진 것이고 DJ의 국론분열은 예로, 햇볕정책으로 인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는 했지만, 햇볕찬성론자인 제가 당시에도 비판한 '100년 대계를 너무 서두른다'라고 했듯이 그 것에 대한 여론의 통합에 있어서는 등한시한 부분은 실책이죠.
2. 이재명 정책의 경우에는 제가 대략 훑어본 바 이 시대가 요구하는 정책들이 많습니다. 님께서 언급하신 포퓰리즘에 대한 생각은 저도 원칙적으로는 동의하는데 제가 본문에도 썼듯 '시스템이라는 필터를 거치면 된다'라고 했습니다. 이재명이 시스템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보이고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이, 물론 시스템도 허술하기는 하지만, 시스템을 등한시한 부분이 있는데, 그런 점에서는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습니다만 님께서국론분열이 '대통령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야 한다'라는 측면에서 보면 충분히 그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디테일을 따지기 전에 '포퓰리즘'이라는 단어에 포위될 필요는 없다라는 것으로 본문 첫머리에 제가 '반성 아닌 반성'이라고 쓴 이유를 헤아려 보시기를 바랍니다.
(출근을 해야해서 글이 난삽해졌는데 나중에, 필요하다면, 쪽글을 수정하겠습니다)
2017.02.22 19:55:51
한그루님
전반적으로 동의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반박은 아니고 그냥 첨언입니다.
DJ와 박근혜에 대한 평가는 저와 상당히 다르지만 의견으로서 존중합니다. 2번에서 조금 첨언할 것이 있습니다. 이재명의 공약이 새로운 패러다임인가? 부분에 대해서 저는 별로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박근혜의 포퓰리즘 공약이었던 노령연금등의 좀 더 공격적인 버전이라고 보이는데 그런 공격적 정책을 제언하기 위해서는 보다 합리적인 수준에서의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제가 이재명에 대해서 그의 공약이 부정적이라고 보는 것은 한국에서 흔히 대규모 예산을 사용하는 부정적 포퓰리즘을 남발하는 정치인은 가능하다는 2가지 이유를 제시하지만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습니다.
1. 기존 예산에서 절약한다.
2. 부자한테 세금을 더 걷는다.
이재명이 여기에 대해서 상당한 수준의 근거를 제시하기 전에는 부정적 의미에서의 포퓰리즘이라는 잦대를 들이대는 것은 아무리 가혹하다고 해도 합리적 의심 수준에서 검증을 시도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반적으로 동의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반박은 아니고 그냥 첨언입니다.
DJ와 박근혜에 대한 평가는 저와 상당히 다르지만 의견으로서 존중합니다. 2번에서 조금 첨언할 것이 있습니다. 이재명의 공약이 새로운 패러다임인가? 부분에 대해서 저는 별로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박근혜의 포퓰리즘 공약이었던 노령연금등의 좀 더 공격적인 버전이라고 보이는데 그런 공격적 정책을 제언하기 위해서는 보다 합리적인 수준에서의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제가 이재명에 대해서 그의 공약이 부정적이라고 보는 것은 한국에서 흔히 대규모 예산을 사용하는 부정적 포퓰리즘을 남발하는 정치인은 가능하다는 2가지 이유를 제시하지만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습니다.
1. 기존 예산에서 절약한다.
2. 부자한테 세금을 더 걷는다.
이재명이 여기에 대해서 상당한 수준의 근거를 제시하기 전에는 부정적 의미에서의 포퓰리즘이라는 잦대를 들이대는 것은 아무리 가혹하다고 해도 합리적 의심 수준에서 검증을 시도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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