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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과 2012년에는 국민들이 안철수에게 어떤 기대를 품고 있었습니다. 저 사람이 서울시장이라면 뭔가를 해낼 것 같다.... 저 사람이 대통령이라면 뭔가를 해낼 것 같다..... 그런데 2012년을 거치고 2013년이 되자 이런 기대가 사라져 버리고 맙니다.(안철수 지지자만 빼고요) 기대를 품었다가 기대를 버리게 된 것입니다. 왜 국민들이 기대를 버리게 되었을까 생각해 보면, 아무래도 대선 과정에서 보였던 간보기(비하하는 느낌이라서 쓰고 싶지 않은 단어인데, 다른 적절한 용어를 생각해 내지 못해서 그냥 그대로 씁니다.)가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항상 타이밍을 제대로 못 맞추고, 이해가 잘 되지 않는 언행으로 기대를 깎아 먹었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의 경우는 대선에서 득표력이 입증되었죠. 또 문재인이 내놓은 공약이나 캠프에 들어 있는 사람들이 마음에 들지 않을지라도, 다른 후보들이 다들 도토리 키재기 수준이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어진 것 같습니다. 문재인은 2013년 11월29일엔가 인터뷰를 통해서 일찌감치 대선후보로 나섰는데, 안철수나 다른 잠재적 후보자들은 아무도 따라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 대선후보 선언은 당내에서 사람들을 뭉치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에게 붙으면 뭔가가 생길 것 같고, 문재인에게서 멀어지면 어쩐지 아웃사이더가 될 듯한 느낌이랄까요. 당내에서 문재인 지지세력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도 안철수는 대책을 별로 실행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안철수의 탈당과 2016년 총선에서 38석 확보가 일어났습니다. 민주당 내에서 문재인에 대항할 만한 구심점이 사라졌네요. 그 결과 문재인에게만 유리한 구도가 되었습니다.
1987년부터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가 당선되기 전까지 10년간 많은 사람들이 김대중이 대통령이 되지 못한 것에 안타까움과 아쉬움과 절망 같은 것을 느끼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안철수를 지지하는 아크로의 여러 회원들의 심정이 아마 이와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쟤가 대통령이 되면 문재인보다는 백 배 나을 텐데, 왜 국민들은 그걸 알아주지 않을까.... 어찌 보면 국개론, 멍국론과 비슷한 심정이 들 수도 있습니다. 노무현은 2000년 총선에서 낙선한 이후에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이제 보니 그 말이 실감납니다. 안철수를 탓해야 할까요, 국민을 탓해야 할까요? 안철수가 국민의 성향을 맞춰야 한 게 아닐까요? 마치 기업이 소비자의 취향에 맞추듯이 말입니다.....
저는 대세라는 문재인보다는 똘끼가 충만한 이재명에게 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너무 오버하지만 않는다면, 이재명의 똘끼가 만들어 낼 결과가 무척 기대되거든요. 아직 경선에서 승리할 전망도 안 보이지만, 지지자로서 승리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죠. ^ ^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면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가? 참여정부 2기가 될 것인가? 이런 질문에 대해서 저는 '알 수 없다'는 대답을 하겠습니다. 제가 생각하기로, 정책은 대통령이 하는 게 아니라 장관이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을 장관으로 임명하느냐에 따라서 결과는 천양지차가 될 수 있습니다. 누구를 장관으로 임명할지도 모르는 판인데, 결과를 미리 알 수는 없겠죠. 다른 사람 정책을 베끼기도 잘 한다니, 어쩌면 정책을 수정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러니 너무 비관만 할 필요는 없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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