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가 2일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하면서 대권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네요. (관련기사는 여기를 클릭)

안희정이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한 것이야 새삼스러울 것은 없죠. 왜냐하면 1년 전부터 주식시장에서는 '안희정 테마주'가 형성이 되었고 안희정이 대선에 어떤 형태로든 참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니까요.


제가 의문을 표시하는 부분은 '왜?', '왜 반기문이 사퇴한 다음 날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했을까?'하는 것입니다. 반기문의 사퇴로 지지율에서 이득을 본 대선 후보는 황교안, 안희정이 다수, 문재인도 나름 쏠쏠하게 이득을 보았죠. 문제는 안희정입니다.


반기문의 사퇴로 '벼락같이 찾아온 기회'를 두고 안희정은 셈법이 복잡했을겁니다. '이걸, 물어? 말어?'라고요. 따라서, 저는 안희정이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해도 시기를 많이 늦추어 할 것이라고 판단했던거죠. 그런데 안희정은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하면서 한술 더 떠서 대연정을 제안한겁니다. 이 카드, 선거공학적으로만 보면 아주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죠.


첫번째는 안철수의 중도 지지 확장에 장애물을 설치하는겁니다.
두번째는 반기문의 사퇴로 갈 길 없어진 바른정당에 '나 어때?'라는 신호를 보내는거죠.
세번째는 황교안의 바람이 서울까지 못오게 충청이라는 길목에서 장판파의 장비 역할을 하겠다는겁니다.
네번째는 더불어당에 메세지를 주는거죠. 너희들 자꾸 반칙하면 나 나갈거야.


안희정의 대연정 제안은 더불어당이 완전국민경선제를 채택했다고는 하지만 더불어당 그리고 문재인의 충성도가 높은 지지자들의 성향 상 당내 경선에서 빼박, 불리한 발언이라는 것을 뻔히 아는 현실에서 정치적 계산을 하지 않고 저 발언을 할 수 없다는 것이죠. 어떤 정치적 계산일까요?


문제는 더불어당 당내 권력 역학구도입니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이 대선 후보 옹립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당내 계파는 GT파입니다. 바로 고 김근태 의원 계열이라는 것이죠. 


그런데 노무현 정권 당시, 노무현의 대연정을 가장 비판하고 나섰던 것이 바로 김근태였습니다. 당시 노무현의 대연정 제안에 비판을 하고 나섰던 김근태는 친노 언론에게 비난의 집중 화살을 맞은겁니다. 그리고 GT 계파는 영남패권에 대하여 더불어당 내에서 가장 강한 비토를 보이는 계파입니다. 그런 GT파가 문재인 대신 안희정을 지지하는 움직임을 보인 것은 더불어당에서 목도한 친노패권이 그 역할을 한 것이고요.


문재인이(물론, 문재인이 아니라 그의 측근이겠죠) 때이른 대세론을 부르짖는 이유는 바로 이런 GT의 움직임을 경계하기 위한 용도입니다. 그런데 안희정이 GT의 정서에 반하는 대연정 발언을 하고 나왔습니다. 당내 경선에서 불리할 것이 뻔한데 말입니다. 당장, 안희정의 급부상으로 3위로 추락한 이재명이 안희정의 대연정 발언을 비판하고 나선 것도 반사 이익을 노린겁니다.


정리하자면,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을 대선 후보로 옹립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GT 계파
그 GT 계파가 문재인을 팽하고 안희정을 옹립하려는 움직임
그 GT 계파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때 이르게 대세론을 주창하는 문재인
그리고 GT 계파의 정서에 반하는 대연정을 제안한 안희정


핵심은 GT 계파가 안희정의 대연정 제안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입니다. 영남패권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흔히 친박과 비박을 구분해서 사고합니다. 속된 말로 비박은 개량이 가능하지만 친박은 개량이 불가능한 것으로요. 만일, GT 계파가 영남패권에 대하여 친박과 비박을 구분하는 정서를 가지고 있다면 안희정은 그 정서를 염두에 두고 대연정 재안을 했을겁니다.


거꾸로, 안희정과 GT 계파가 의견일치를 보았을 수도 있다는 논리가 성립이 되죠. 문재인을 대선 후보로서 비토하는 입장인 GT 계파가 문재인을 팽할 수 없는 구도라면 더불어당을 집단 탈당하고 비박계열과 연대를 한 후 그 새로운 연대 세력에서 안희정을 대선후보로 미는 시나리오 말입니다.



제가 판단한 안희정의 대연정 제안의 정치공학적 셈법입니다. 그리고 안철수.


최근에 안철수는 필요한 발언말 할 뿐 필요 이상으로 발언을 자제하고 있어 보입니다. 저는 이거 잘한다고 봅니다. 아직 박근혜 탄핵 인용/기각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정사회'를 이야기해봐야, 공정사회가 아무리 좋은 공약이어도 '듣는 유권자 입장에서는 피곤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혼자 떠들지 않고 토론 등을 통해 대선의 화두로 떠올리는 것 말입니다.


김종필이 안철수를 평하기를, '들어오고 나가는 판단이 정확하다'라고 했습니다. 대연정 제의? 초조할 것 없다고 봅니다. 지금 안철수는 아직 들어올 때가 아니라고 보는거죠. 판돈이 적은 안철수로서는 성급히 레이스에 참여했다가는 오링 당할 수 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레이스 해야죠. 물론, 아주 운이 나쁘면, 그 기회가 안올 수 있겠지만 어떻게 하겠습니까? 하늘이 기회를 주지 않는데 순응할 수 밖에요. 역천은 패망의 지름길이니까요.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