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군'이라는 표현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적당치 못한 표현임에도 쓴다면 유시민과 황교안의 공통점은 그들의 주군을 망친 주범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주군들인 '노무현'이나 '박근혜'의 멍청함이 변호되는 것은 아니지만.


'진성 빽빠지'라고 불리던 유시민이 난닝구라 불리던 실용파의 정동영과 '염색 빽빠지'라 불리던 김근태(뭐, 보수층에서 비야냥 대는 호칭이기는 하다만) 사이에서 노무현에 대한 해바라기 성향으로 이간질을 시켜 열린우리당을 붕괴 직전으로 몰고 갔다고 주장한다면 너무 지나친 이야기일까?


서울대 프락치 사건에서 프락치로 의심되는 사람을 감금하고 폭력으로 고문했던 유시민. 개국당 시절 당 자금이 든 금고를 들고 튀었던 유시민. 솔직히 그의 언행들은 '육시를 해도' 충분치 않다. 이는 단지 진영에 의거한 감정은 아니다. 그는 상식적으로 해서는 안될 짓을 너무도 많이 자행했다. 독재 정권 이후로 정치인들 중 가장 최악의 저질 정치인이 바로 유시민이다. 


어쨌든, 유시민이 열린우리당을 이간의 장으로 몰고간 덕분에 노무현 정권 당시 총선 이후의 각종 선거에서 새누리당에 43:0 패배라는 놀라운 전과를 거두었다.


황교안. 공안검사. 박근혜가 조금만 똑똑했더라면, 이명박 정권의 정말 한심한 실정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된 이유가 바로 '민생대통령'을 표방했던 것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더라면, 황교안을 통해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을 내치지 않았을 것이다. 채동욱 검찰총장을 내치지 않았다면 십상시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고 최순실 따위가 감히 국정을 농단하는 사태도 없었을 것이다. 채동욱 사태는 우리나라의 정언유착의 본보기를 보여준 것이고 이제는 거꾸로 그 언론에 의하여 박근혜가 쫓겨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노무현 정권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


카톨릭대 교수인 김만흠 교수는 그의 저서 '새정치 난상토론'에서 '기울어진 운동장론'을 이야기한다. 기억나는대로 적자면,


"김대중 정권의 햇볕정책은 당시 국민의 80%를 넘는 지지를 받았습니다. (내가 누누히 언급한 노무현 정권 때 국민들의 70%가 '나는 진보'라고 대답했다는 여론조사의 결과와 같다) 그리고 소수 정권인 DJ 정권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극적으로 정권을 창출했습니다. DJP 연합으로. 그리고 역동적인 정책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반대 방향으로 기울어지게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겁니다"


"내가 이야기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것은 시소와 같은 운동장을 이야기하는겁니다. 정권이 잘하면 정권을 재창출하고 정권이 못하면 정권 빼앗기고. 물론, 오랫동안 이어진 소수정권이기 때문에 더 많은 노력을 해야하는 불리함은 있겠지만 불가항력적인, 그러니까 고착적인 기울어진 운동장 구도는 아니었습니다"


"그걸........................... 노무현 정권이 말아먹은겁니다."



유시민과 황교안의 공통점.

그들의 주군을 패망으로 인도한 패적. 그리고 그 주군의 패망으로 이끈 결과 한국 정치 역사 상 가장 허접한, 개념도 없이 말바꾸기가 다반사며 남의 뒷통수나 치기 바쁜, 최악의 인물이 대통령이 될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즉, 유시민이 패적질을 하지 않았다면 노무현이 죽을 이유가 없을 것이고 (민정수석에 문재인이 되었을이 없으니까) 그렇다면 문재인은 지금 변호사질이나 하고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황교안의 패적질이 없었다면 문재인이 유력 후보가 될 일도 없었을테니까.



그래서 나는 탄핵이 기각되어 원래 일정대로 12월달에 대선이 치루어졌으면 좋겠다. 이건, 내가 모든 비난을 감수하고 쓰는, 반민주주의적 발상의 발언이다. 나는 대한민국을 사랑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대한민국 국민들이 조금은 더 행복해지기를 바라니까. 그래서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어 예상될 최악은 피해간다면, 그깟 비난쯤이야.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