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과 김희진



                                                                         2017.01.24


표창원은 민주당 국회의원이고 김희진은 IBK 배구단 소속의 국가대표 여자 배구선수입니다.

이 두 사람이 이번 주 들어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군요.

표창원은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하고 조롱하는 것을 넘어 여성 비하의 그림을 전시하는 “곧 BYE"전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어 여론의 호된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 그림은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것으로 주인공 얼굴에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을 잠들어 누운 것처럼 눕혀 놓고 발가벗은 몸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최순실은 원작의 흑인 하녀로 변신해 주사기로 만들어진 꽃다발을 들고 있습니다. 검은 고양이 대신 개 2마리를, 음부 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선글라스 낀 얼굴 사진과 사드(미사일)를 올려놓았습니다. 좌측에 태극기의 태극 문양에는 정유라의 얼굴이 있고, 중앙에는 세월호가 침몰하는 장면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 그림의 제목을 ‘더러운 잠’이라고 명명한 것을 보니 세월호 7시간 동안을 풍자한 것 같네요.

아무리 풍자라고 하지만, 그리고 아무리 조롱하고 싶다고 하지만 결혼하지 않은 여성 대통령을 저렇게 성적으로 비하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드는 이번 최순실 사건이나 탄핵 사태와 무관함에도 불구하고 배 위에 남성의 성기를 연상하게 하는 미사일(사드)을 그려 넣은 것은 성적 수치심을 의도적으로 유발하기 위한 장치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성형수술설과 프로포플 주사설이 아무 근거가 없다는 것이 밝혀졌음에도 주사기를 꽃다발로 만들어 올린 것도 악의가 없으면 할 수 없는 것이구요.

표창원은 이 기획 전시전이 논란에 휩싸이고 여론이 악화되자, “시사풍자전시회를 열겠다는 요청이 들어와 도와준 것일 뿐 사전에 작품 내용은 몰랐다”고 발뺌을 했으나, 이 그림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은 것이 드러나 이것도 새빨간 거짓말임이 밝혀졌지요.

http://www.mediawatch.kr/mobile/article.html?no=251305

표창원은 처음엔 절대 정치계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했고, 또 정치 입문 후에는 경선을 통해 후보가 되겠다고 말해 놓고는 민주당에 들어가 국회의원 후보로 나서고 경선도 하지 않고 후보가 되고도 변변한 사과나 변명도 하지 않았지요. 

표창원은 머리에 든 것은 없으나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는 받고 싶고 정의롭다는 이미지는 얻고 싶으니 시류에 편승해 저런 못된 짓을 버젓이 기획하고도 무엇이 문제인지 모릅니다. 관심병 환자에게는 대중이나 언론의 관심이 중요하지 그것이 국격을 떨어뜨리든, 국민들이 이맛살을 찌푸리든 별 상관하지 않는 것이죠. 

표창원이 사고친 것은 어제 오늘이 아니니 저는 별로 놀랍지도 않습니다. 제가 놀라는 것은 저런 물의들이 수차례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성단체나 여성부, 여성 국회의원들이 아무도 문제를 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인권은 보편적인 것으로 보수든 진보든, 여성이든, 남성이든, 부자든 가난한 자든, 보호받아야 합니다. 특히 여성의 성적 인권침해는 가장 악랄한 것으로 침해한 사람에게 사회가 엄격한 제제를 가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당사자가 누구인가에 따라 인권보호 기제의 작동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만약 저 ‘더러운 잠(올랭피아)’처럼 민주당의 추미애 대표를 조롱한다면 과연 우리나라 여성계와 여성단체들, 그리고 여성 국회의원들이 가만 있었을까요?

저는 토요일에 시간이 나면 대한문 시청앞 광장과 광화문 광장에 가서 태극기 집회와 촛불집회를 참관하곤 했습니다. 광화문의 촛불집회 현장에는 단두대(실물&사진), 포승줄에 묶인 박 대통령 사진 등 별별 것들이 많지만,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 것은 포르노물에 나오는 여성이 다리를 벌려 음부가 정면으로 나오는 사진에 박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해 놓은 것이었습니다. 중고생 뿐아니라 초딩생들도 부모를 따라 집회에 참석하는데 여성 대통령을 저런 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아무리 밉고, 아무리 용서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인간으로써 지켜야할 도리가 있는 것입니다. 표창원이나 ‘더러운 잠’을 패러디한 작가나 광화문에 박 대통령을 포르노물 여성으로 패러디한 인간이나....

저는 저런 패러디물을 공개된 자리에 버젓이 전시하면서도 인권을 부르짖고, 소수자 보호를 강조하는 진보연하는 인간들을 보면 구역질이 납니다. 여성 비하물이나 글이 간혹 올라오는 일베를 몹쓸 사이트라고 당장 폐쇄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간들은 ‘더러운 잠’ 그림에 대해서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참 궁금합니다.

표창원이 ‘표현의 자유’라고 옹호했으니 이젠 일베도 마음껏 (야당이 진보연 하는 인간들에 대한 )여성 비하 합성 사진이나 글들을 올려도 비난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우리 사회는 망가져 가도 표창원은 자신의 정치적 이익만 달성하면 된다고 생각할까요?


지난 일요일 천안에서 열린 배구 올스타전에서 IBK 소속이며 국가대표인 김희진 선수가 한 손에는 패블릿을 들고 머리엔 최순실 선글라스를 올린 모습으로 등장하고 그 옆에는 한 선수가 말춤을 추면서 최순실 패러디 퍼포먼스를 했다고 합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물론 스포츠에 정치가 개입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입장을 가진 국민들이 김희진 선수를 비판하면서 한 순간에 김희진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었습니다.

김희진 선수는 자신의 SNS에 "저는 정치에 아무 관심도 없고 비선 실세니 그런 것도 관심 없다. 학업에 충실하지 못할까봐 아직 대학도 안 가고 있고, 제가 웃긴 걸 좋아하지만 주최 측에서 몇 가지 패러디를 지목해 줘서 선수들이 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김희진 선수의 해명도 성인으로써 책임지는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배구협회에서 시킨다고 스물 여섯이나 먹은 다 큰 성인이 자기 주관도 없이 시키는 대로 다 합니까? 협회에서 그것 안 하면 불이익을 준다고 협박이나 했나요? 처음에 하지 않겠다고 했다는 것은 그 퍼포먼스가 어떤 내용인 줄도 알았다는 것인데 이제 와서 자기는 모르는 것이라며 배구협회측에 책임을 돌리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라고 봅니다.

또 “학업에 충실하지 못할까봐 아직 대학도 안 가고 있고...”라고 말하는 것은 정유라를 의식한 발언임을 알 수 있는데 자신이 한 퍼포먼스가 무얼 의미하는지 몰랐다고 할 수 있을까요?

솔까말, 김희진 선수의 고교시절 출결사항과 시험 참석여부를 정유라처럼 세세하게 들여다 보면 과연 김희진은 무사할까요? 아마 김희진도 중졸로 전락할 것입니다. 같이 체육계에 몸 담고 있으면서 정유라를 공개된 자리에서 회화화하고 조롱하고 싶었는지 궁금합니다.

여자 배구선수들은 대부분 고교 졸업 후 바로 실업팀에 들어가 대학 진학이 별로 없지만, 남자 배구선수들은 대부분 대학 진학-대학 졸업 후 실업팀(프로팀)에 입단합니다. 올스타전에 참여한 남자 배구 선수들을 대상으로 정유라와 같이 고교 생활, 대학입시, 대학 학사관리 상태를 점검하면 살아남을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요? 자신들도 정유라와 비슷하게 생활해 오고 대학에 들어가서 국가대표로, 프로팀 선수로 커 왔으면서 마치 자신들은 그렇지 않았다는 듯이 최순실과 정유라를 조롱하는 것은 웃긴 일이죠.

정유라 사태를 계기로 자신들과 스포츠계가 반성하고 성찰해서 스포츠계의 정상화를 도모하자는 결의는 못할 망정, 스스로 정치판에 뛰어들어 스포츠계마저 정치에 오염시키는 짓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간단히 끝날 일이 아닙니다. 김희진이 한 퍼포먼스는 배구협회가 시킨 것임을 배구협회도 인정했습니다. 이건 예사 일이 아니죠. 어떤 인간이 이런 민감한 시기에 정치색이 짙은 퍼포먼스를 하라고 했는지 반드시 찾아내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이 문제는 최순실을 패러디해서 박근혜 대통령을 엿 먹이기 위해 했기 때문에 규명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스포츠계가 이번에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단단히 인식하지 않으면 국제적으로 큰 망신을 당할 뿐아니라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스포츠에 정치를 끌어들이는 것은 금기이고 국제 스포츠 사회는 이를 엄격히 규제합니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바깥에서도 새는 법입니다. 이런 의식을 가진 국내 스포츠 인사들이 국제 스포츠 무대에 나가면 언제가는 큰 일을 저지르게 됩니다. 

2012년 런던 올릭픽 축구 3,4위전에서 일본을 꺾고 동메달을 딴 박용우 선수가 독도 세레머니를 하다 IOC의 징계를 받게 되어 동메달 박탈 위기에 빠진 적이 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 국민들은 박용우를 영웅으로 치켜세우고 IOC와 대한체육회를 비난하기 바빴죠. 방송인 김미화도 박용우를 칭찬하고 대한체육회를 비난하는 방송을 했습니다.

박용우의 독도 세레머니는 명백히 올림픽 정신을 위배한 것이고 IOC의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동메달 박탈감입니다. 일본이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았기 망정이지 불필요한 독도분쟁을 야기시키고 한일관계도 악화시킬 수 있는 멍청한 짓이었습니다.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지난 일요일 천안에서 벌어진 배구 올스타전이 보여주었지요. 선수들은 물론이고 체육계 인사(대한배구협회)들이 저런 식의 사고와 인식을 하고 있으니 박용우의 독도 세레머니에 대해 박용우만 탓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아직도 박용우의 독도 세레머니가 무엇이 문제인가라고 딴지를 거는 분들께는 역지사지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런던 올림픽 축구 3,4위 전에서 일본이 한국을 꺾고 나서 일본의 한 선수가 ‘타께시마는 일본 땅’이라는 세레머니를 운동장에서 했다고 생각해 보세요. 여러분들은 그 일본 선수와 일본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갖게 되고 어떻게 했을 것 같습니까?)

현재 IBK 배구단은 홈피를 닫아 버렸고, 배구협회도 어떠한 사과 성명도 내놓고 있지 않습니다. 제가 배구협회 홈피 자유게시판에 들어가 보니 오히려 김희진의 행동을 옹호하는 듯한 글이 올라와 있고 그 행위에 대해 투표를 하고 있습니다.

https://www.kva.or.kr:40946/korean/viewtopic.php?t=100225

김희진 선수, IBK 배구단, 배구협회는 아직도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